(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소속팀 레전드와 조국의 레전드 사이에서 고민이 많다. 대표팀 부름을 받아 갔더니 놀림감이 됐다.
아르헨티나 윙어 알레한드로 가르나초 얘기다. 그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다. 역대 최고의 득점기계인 호날두의 열성팬인 동시에 그의 라이벌이자 아르헨티나의 월드컵 우승을 이끈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의 대표팀 후배여서다.
이러한 '양다리'에 아르헨티나 대표팀 동료들도 가르나초를 놀리기 바쁘다는 소식이다. 영국의 언론 매체 '더 선'은 13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의 중견 미드필더 레안드로 파레데스의 인터뷰를 전하며 "가르나초가 A매치 소집 기간에 대표팀 동료들의 짖궃은 놀림을 받아 입을 꾹 다물었다"고 밝혔다.
파레데스는 "그가 말했듯, 호날두는 가르나초의 우상"이라며 "호날두와 스타일이 비슷하고 항상 그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것을 좋아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가르나초에게 (그가 호날두를 좋아하는 것에 대해) 농담을 던지곤 했다"며 "그는 매우 부끄러워하며 그러한 농담에 대답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불쌍한 녀석, 그를 완전히 미치게 만들 정도로 장난을 걸었다"고 전하며 장난의 '수위'를 간접적으로나마 전했다.
다만 악의적인 의도로 가르나초를 괴롭힌 것은 아니다. 파레데스는 "때로는 가르나초가 대표팀에서 환영받는 기분이 들도록 대표팀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며 "그러나 이런 대화 주제에서는 또 긴장하고는 다시 말을 안한다"고 전했다.
물론 호날두를 좋아하는 것에 대해 나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파레데스는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며 메시의 팬이 아니라는 이유로 괴롭히는 일 따위는 없다고 전했다. 이어 "물론 대표팀에 오면 약간 자세를 바꿔야한다. 우리의 우상(메시)이 있기 때문"이라며 뼈있는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아르헨티나 대표팀이 메시에게 갖는 충성도는 그 상상을 초월한다.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조국과 메시의 '라스트 댄스'를 책임지기위해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뛴 결과 1986 멕시코 월드컵 이후 36년만에 월드컵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게다가 당시 대표팀서 최고의 활약을 보인 엔소 페르난데스는 지난 2016년 메시가 아르헨티나 대표팀 은퇴 의사를 밝혔을 때 직접 개인 SNS에 "가지말고 대표팀에 남아달라"며 편지를 써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반면 가르나초는 유명한 '호동생(호날두 팬)'이다. 지난 27일 2023/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3라운드 경기서 전반 3분 환상적인 바이시클 킥으로 득점에 성공한 뒤 코너 플랙으로 달려가 호날두의 시그니처 세리머니인 '호우(뛰어올라 몸을 반대로 돌리고 착지하며 양 팔을 강하게 내리뻗는 세리머니)'를 선보이기도 했다. 마치 과거 호날두가 2017/18시즌 레알 마드리드에서 뛸 당시 이탈리아 유벤투스를 상대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전서 넣은 바이시클 킥이 연상되는 장면이었다.
한편 가르나초는 지난 6월 호주와의 친선전서 공식 데뷔를 치른 뒤 A매치 출전 기록이 저조하다. 현재 소속팀 맨유가 챔피언스리그서 탈락하고 리그 순위 경쟁에서도 밀리는 등 부진에 빠져있기 때문에 맨유를 구하는 것이 급선무인 것으로 보인다. 가르나초가 호날두와 메시처럼 팀을 부진에서 끌어올리는 선수로 성장할 수 있을지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트리뷰나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