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크리스티안 로메로의 '살인태클'은 도저히 고칠 수 없는 문제인 듯하다. 가장 중요한 월드컵 결승전에서도 상대 선수에게 양발 태클을 시도할 정도로 자제력이 없어 팀 동료가 애원한 사실이 밝혀졌다.
영국 '스퍼스웹'이 ESPN을 인용한 것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골키퍼이자 애스턴 빌라 주전 골키퍼인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는 12일(한국시간) "난 로메로의 약점을 알고 있었다. 프랑스와의 월드컵 결승전에서 로메로가 킬리안 음바페에게 양 발 태클을 시도했던 걸 기억한다"라며 "로메로가 공을 잡긴 했지만 하프 타임에 로메로 멱살을 잡고 '너 퇴장 당하면 경기 끝나고 맞아 죽을 줄 알아'라고 위협했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난 로메로에게 '제발 상대 그만 때려'라고 말해야 한다. 로메로는 언제나 그런 식으로 플레이 했고, 레드카드에 근접한 상황에서도 그렇다. 난 항상 로메로를 잡고 상기시킨다. 물론 로메로는 인상적인 선수"라며 로메로와 함께 뛰기 위해서는 퇴장 당하지 않도록 계속 교육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르헨티나 대표팀 센터백으로 활약하고 있는 로메로는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에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하며 아르헨티나의 36년 만의 우승을 도왔다.
당시 아르헨티나는 1986 멕시코 월드컵 이후 월드컵 우승이 없었고, 2014년 이후 8년 만에 월드컵 결승전에 진출한 상황이었다. 무엇보다 리빙 레전드 리오넬 메시의 마지막 월드컵 무대였던 터라 전 세계 관심이 집중됐다.
평소 거친 태클로 상대 공격수를 제압하는 로메로는 이날 올리비에 지루, 앙투안 그리즈만, 킬리안 음바페 등 정상급 공격수들과 마주했다. 특히 나우엘 몰리나와 함께 음바페를 집중 마크했다. 3골을 실점하긴 했지만 로메로는 이날 옐로카드 한 장도 받지 않고 연장전까지 120분을 소화해 아르헨티나의 우승에 일조했다.
여기에는 골키퍼 마르티네스의 노력이 숨어있었다. 전반전에 음바페를 거칠게 몰아붙인 로메로가 후반전에 흥분할까봐 마르티네스는 하프타임에 로메로를 붙잡고 차분해지라고 애원해야 했다. 월드컵 결승전으로부터 약 1년이 지난 후 ESPN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 사실이 밝혀졌다.
로메로는 최근에도 거친 태클을 일삼아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에 큰 피해를 입혔다. 지난 11라운드 첼시와의 경기에서 첼시 미드필더지만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동료이기도 한 엔소 페르난데스의 다리를 짓밟아 다이렉트 퇴장을 당했다.
핵심 수비수인 로메로가 빠지고, 첼시전에서 미키 판더펜까지 부상으로 이탈해 수비진이 붕괴된 토트넘은 첼시에게 1-4로 크게 패했고, 이어진 울버햄프턴 원더러스, 애스턴 빌라전에서도 연패를 당했다.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는 무승부를 거두긴 했지만 3골이나 내주는 등 불안한 수비를 보여줬고, 4경기 연속 무승에 빠졌다.
로메로는 직전 라운드 웨스트햄과의 경기에서 복귀전을 치렀다. 팀이 패하긴 했지만 첫 번째 실점 장면을 제외하고 무난한 경기를 펼쳤던 로메로는 복귀한지 불과 2번째 경기 만에 또다시 대형사고를 저지를 뻔 했다. 뉴캐슬과의 경기에서 칼럼 윌슨의 발목을 밟아 경고를 받았다.
다행히 퇴장은 면했지만 스카이스포츠 해설가 게리 네빌은 "로메로는 미쳤다. 운이 좋게도 퇴장은 피할 수 있었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토트넘이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로메로의 행동이 퇴장감이었다고 주장했다.
토트넘 팀 훈련에서도 거친 플레이를 일삼는 것으로 유명하다. 때문에 토트넘 선수들은 훈련할 때도 정강이 보호대를 꼭 착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시즌 토트넘에 합류한 데스티니 우도기는 디애슬레틱과의 인터뷰에서 "로메로는 자비가 없다. 첫 날 훈련에서 내가 공을 잡자 로메로가 강하게 태클했다. '쿵' 소리가 났고, 난 깜짝 놀랐다. 로메로는 내게 '토트넘에 온 걸 환영한다'라고 했다"라며 로메로가 처음 만난 날에도 거칠게 대했다고 회상했다.
토트넘에서도 마르티네스처럼 로메로를 컨트롤할 사람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월드컵에서 경고 한 장 없이 깔끔하게 마쳤던 로메로가 토트넘에서도 안전한 플레이를 보여주기를 토트넘 팬들은 간절히 바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SPN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