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삼성동, 조은혜 기자) '최대 격전지'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의 주인공은 '우승 주장' LG 트윈스 오지환이었다.
오지환은 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지난해에 이은 2년 연속 수상이다. 오지환은 총 투표수 291표 중 154표를 얻어 52.9%의 득표율로 120표(41.2%)를 받은 KIA 타이거즈 박찬호를 제치고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LG의 29년 만의 우승 주장'이자 '한국시리즈 MVP' 오지환은 올 시즌 정규시즌 126경기에 출전해 113안타 8홈런 62타점 65득점 타율 0.268을 기록했다. KBO 기준 WAR은 3.63으로 유격수 중 가장 높았다.
오지환은 골든글러브 수상 후 "먼저 2023년에 최고의 해로 만들어주신 염경엽 감독님 감사드린다. 많은 코치님들, 그리고 차명석 단장님, 프런트, 김용일 코치님 등 너무 많은 분들에게 도움을 받았다. 선수로서 항상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2023년이 정말 최고의 한 해인 것 같다. 무려 29년 만의 우승을 드디어 해 봤다. 지금이 시작점이라 생각하겠다. 내년에도 LG 트윈스가 정규시즌 우승, 통합우승을 해서 왕조를 해볼 수 있도록 하겠다. 마짐막으로 사랑하는 와이프, 세현이, 세하, 고맙다. 또 에이전트 유창하 대표팀에게도 감사드린다"라며 "LG 팬분들, 10개구단 팬분들 최고시다. 감사드린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아쉽게 황금장갑을 놓친 KIA 타이거즈 박찬호는 올 시즌 130경기 출전해 136안타 3홈런 52타점 73득점 타율 0.301을 기록하며 '3할 유격수' 반열에 올랐다. KBO WAR은 3.58로 오지환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충분히 골든글러브를 받을 만한 성적이었지만, 강력한 경쟁자를 만나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하지만 박찬호는 이날 시상식에 참석해 '2등의 품격'을 보였다. 박찬호는 시상식 전 취재진과 만나 "사실 한 번쯤은 구경 와 보고 싶었다. 받을 것 같다는 생각은 전혀 안 한다. 계속 언급됐던 선수로서, 이렇게 자리를 빛내주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무엇보다 이런 시상식장의 풍경이나 이런 것들이 궁금하기도 했다. 나도 언젠가는 수상자로 와야 한다"고 밝혔다.
투수, 포수, 지명타자를 비롯해 1루수, 2루수, 3루수, 유격수, 및 외야수(3명)까지 총 10개 부문의 주인공들에게 수여되는 골든글러브의 주인공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올 시즌 KBO리그를 담당한 취재기자와 사진기자, 중계 담당 PD, 아나운서, 해설위원 등 미디어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투표 결과에 따라 가려졌다.
수상자는 2023 시즌 각 포지션의 최고 선수를 상징하는 골든글러브와 함께 500만원 상당의 ZETT 용품 구매권을 부상으로 받으며, KBO 리그 공식 스폰서인 신한은행에서 제공하는 선수 맞춤형 자산관리 상담 서비스와 함께 소정의 기념품도 받는다.
골든글러브 후보 선정 기준은 투수의 경우 규정이닝을 충족하거나 10승 이상, 30세이브, 30홀드 이상 중 한 가지 기준에 해당하면 된다. 포수와 야수는 해당 포지션에서 720이닝(팀 경기 수x5이닝) 이상 수비로 나선 모든 선수가 후보 명단에 오른다. 지명타자는 규정타석의 2/3인 297타석 이상을 지명타자로 타석에 들어서야만 후보 자격이 주어진다.
KBO 정규시즌 개인 부문별 1위 선수는 자격요건에 관계없이 기준이 충족된 포지션의 후보로 자동 등록된다. 단, 타이틀홀더에 한해 여러 포지션 출전으로 어느 포지션에서도 수비이닝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을 경우, 최다 수비이닝을 소화한 포지션의 후보가 된다. 수비이닝과 지명타자 타석을 비교해야 할 경우에는 각 해당 기준 대비 비율이 높은 포지션의 후보로 등록된다. 이와 같은 기준에 따라 총 81명이 후보로 선정됐다.
오지환은 2023년 개인 성적과 팀 성적까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오지환은 지난달 13일 끝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KT 위즈와의 한국시리즈에서 19타수 6안타 3홈런 8타점 타율 9.316을 기록, 기자단 투표 93표 중 80표를 얻으면서 한국시리즈 MVP 영예를 안았다.
오지환은 MVP 상금 1000만원과 함께 구단에서 준비하고 있던 고(故)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이 남긴 '전설의 롤렉스 시계'를 받았다. 다만 오지환은 MVP 수상 직후 인터뷰에서 "시계는 선대 회장님의 유품"이라며 "내가 찰 순 없다. 모두가 볼 수 있도록 기증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지난달 열린 우승 축승회에서 해당 시계를 받은 뒤 곧바로 구광모 회장에게 반납했고, 구광모 회장이 새로 준비한 시계를 선물로 받았다. 오지환은 "똑같은 모델인지는 모르겠지만, 축승회 날 회장님께 선물을 받았다"고 새 시계를 소개하기도 했다. 황금 시계부터 황금 장갑까지, 오지환에게는 잊을 수 없는 한 해다.
◆역대 골든글러브 유격수 부문 수상자
△1982년=오대석(삼성) △1983년=김재박(MBC) △1984년=김재박(MBC) △1985년=김재박(MBC) △1986년=김재박(MBC) △1987년=류중일(삼성) △1988년=장종훈(빙그레) △1989년=김재박(MBC) △1990년=장종훈(빙그레) △1991년=류중일(삼성) △1992년=박계원(롯데) △1993년=이종범(해태) △1994년=이종범(해태) △1995년=김민호(OB) △1996년=이종범(해태) △1997년=이종범(해태) △1998년=류지현(LG) △1999년=류지현(LG) △2000년=박진만(현대) △2001년=박진만(현대) △2002년=브리또(삼성) △2003년=홍세완(KIA) △2004년=박진만(삼성) △2005년=손시헌(두산) △2006년=박진만(삼성) △2007년=박진만(삼성) △2008년=박기혁(롯데) △2009년=손시헌(두산) △2010년=강정호(넥센) △2011년=이대수(한화) △2012년=강정호(넥센) △2013년=강정호(넥센) △2014년=강정호(넥센) △2015년=김재호(두산) △2016년=김재호(두산) △2017년=김선빈(KIA) △2018년=김하성(넥센) △2019년=김하성(키움) △2020년=김하성(키움) △2021년=김혜성(키움) △2022년=오지환(LG) △2023년=오지환(LG)
사진=삼성동, 고아라 기자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