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차세대 에이스'로 떠오른 김길리(성남시청)가 월드컵 3차 대회 여자 15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김길리는 9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23-202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3차 대회 여자 1500m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함께 결승에 오른 심석희(서울시청)는 페널티 판정을 받으면서 실격했다.
1차 대회(카나다 몬트리올) 여자 1500m에서 은메달을 거머쥔 김길리는 2차 대회(캐나다 몬트리올) 여자 1500m 1차 레이스와 2차 레이스에서 각각 금메달, 은메달을 수확했다. 그 흐름을 이번 대회까지 그대로 이어가며 이번시즌 여자 장거리 최강자임을 알렸다.
레이스 초반 후미에서 다른 선수들의 움직임을 지켜보던 김길리는 11바퀴를 남기고 선두권으로 치고나갔다. 여기에 심석희도 앞쪽으로 올라왔고, 나머지 선수들까지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잠시 숨을 고른 김길리는 5바퀴를 남기고 아웃코스로 추월에 성공하며 선두로 올라섰고, 이후 순위 지키기에 돌입했다. 심석희가 하위권으로 처진 사이 2위권과 격차를 벌린 김길리는 양손으로 주먹을 불끈 쥐며 레이스를 마쳤다.
남자 1500m에서는 올 시즌 남자 세계랭킹 1위 김건우(스포츠토토)가 정상에 올랐다.
레이스 초반 김건우와 레이니스 베르진스(라트비아)가 선두권에서 달렸고, 누르틸레크 카즈칼리(카자흐스탄)도 앞쪽으로 나왔다. 여기에 박지원(서울시청)과 윌리엄 단지누(캐나다)도 선두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7바퀴를 남기고 선수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진 가운데, 박지원은 인코스와 아웃코스를 모두 경계하며 선두를 지켰다. 그러던 중 단지누와 충돌하며 살짝 밀려났고, 그 사이 중위권에 있던 선수들이 위로 올라왔다.
마지막에 웃은 선수는 김건우였다. 반 바퀴를 남기고 선두로 향한 김건우가 리원룽(중국)의 견제를 뿌리치며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박지원과 장성우(고려대)는 각각 5위와 6위로 레이스를 끝냈다.
김건우는 남자 쇼트트랙에서 '악동' 혹은 '악마의 재능'으로 불린다.
그는 고교 재학 시절이던 2015년 국가대표 신분으로 음주한 사실이 적발돼 대표팀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고, 2016년엔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결국 그는 국가대표 성실의무 및 품위유지 조항 위반으로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1년 6개월 출전정지 중징계를 받기도 했다.
이때까지 김한울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한 그는 김건우로 개명한 뒤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김건우는 자숙 기간을 거쳐 대표팀에 재승선했으나 2019년 2월 또 다시 물의를 일으켰다. 진천선수촌 여자 선수 숙소동에 무단으로 들어갔다가 적발되면서 다시 징계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후 2022 베이징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하는 등 부침을 겪기도 했던 김건우는 지난 4월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황대헌에 이어 종합 2위로 2023-2024시즌 국제대회 개인전과 단체전에 모두 나설 수 있게 됐다.
1차 대회 1000m 2차 레이스 금메달로 순조롭게 시즌을 시작한 김건우는 2차 대회 1500m 1차, 2차 레이스에서 각각 동메달과 금메달을 품은 데 이어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1개를 추가했다.
한편 여자 3000m, 남자 5000m 계주에 임한 선수들은 모두 결승행 티켓을 차지했다.
여자 3000m 계주에 출전한 김길리, 이소연(스포츠토토), 박지원(전북도청), 심석희는 네덜란드에 이어 조 2위로 경기를 마치면서 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남자 5000m 계주에서는 황대헌(강원도청), 김건우, 박지원, 서이라(화성시청)로 구성된 대표팀이 이탈리아의 견제를 뚫고 캐나다에 이어 조 2위로 준결승을 마무리했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대회 3일 차인 10일 남녀 1000m, 여자 3000m 및 남자 5000m 계주 결승 등에서 메달 사냥에 나선다. 오는 15~17일에는 안방에서 월드컵 4차 대회 일정을 소화한다. 대회는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개최된다.
사진=AFP, AP/연합뉴스, ISU 공식 소셜미디어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