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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의 메시도 모두를 얻을 수 없었다

기사입력 2011.07.18 07:21 / 기사수정 2011.07.18 07:21

박시인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시인 기자] 코파 아메리카 우승을 노렸던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가 끝내 눈물을 흘렸다.

아르헨티나는 17일(한국시간) 산타페서 열린 '2011 코파 아메리카' 8강전에서 우루과이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5로 패하며 준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메시는 이번 대회에 대한 각오가 남달랐다. 그는 지난 달 26일 대회 개막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나는 항상 아르헨티나 국민들 사이에서 논란의 중심이었다. 아직 대표팀에서 우승 타이틀을 따낸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이미 바르셀로나에선 모든 대회 정상에 서 봤다. 이제 이러한 성공을 대표팀에서도 이어가고 싶다"라며 강한 의지를 불태웠던 바 있다.

1993년 이후 18년 동안 메이저 대회 우승과 인연이 없었던 아르헨티나도 애초 자국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자신했었다. 더불어 대표팀 유니폼만 입으면 더욱 작아졌던 메시가 아르헨티나 대표팀을 우승으로 이끌 수 있을지 여부도 높은 관심을 끌었다.

메시는 소속팀 바르셀로나에서 모든 것을 다 이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르셀로나는 2009년 6관왕의 위업을 달성했고 지난 시즌 라리가 3연패에 이어 UEFA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랐다. 메시는 3년 연속 챔피언스리그 득점왕에 올랐으며 2009, 2010년 FIFA 올해의 선수상까지 독식하는 등 전성시대를 활짝 열었다. 

메시의 경이로운 활약이 계속되자 팬들은 펠레, 디에고 마라도나와 비교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메시가 전설의 반열에 오르기엔 다소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는 대표팀에서의 활약이 미미했던 탓이었다.

메시는 지난 시즌 바르셀로나에서 경기당 한 개 이상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 반면 A매치에선 60경기 동안 17골을 넣는데 그쳤다. 두 차례의 월드컵에서는 9경기 1골 2도움에 머물렀고, 4년 전 2007 코파 아메리카에서 우승에 실패하며 쓰라린 경험을 했다. 2005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우승과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경험하긴 했지만 연령별 대회라는 점에서 크게 인정받지 못했다.

그러나 메시의 바람은 이번에도 이뤄지지 않았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이후 세르히오 바티스타 감독 체제로 탈바꿈한 아르헨티나는 대회 내내 많은 문제점을 남겼다. 바티스타 감독은 바르셀로나에서 프리롤을 수행한 메시를 살려주기 위해 스리톱의 중앙 공격수로 배치했다. 그러나 동료들은 메시와 융화되지 못하며 개인 플레이에 의존했고 결국 조별리그에서 두 경기 연속 무승부에 그치는 결과를 낳았다.

아르헨티나 언론은 실망스러운 대표팀의 부진을 메시 탓으로 돌렸다. 그럼에도 메시는 비난에 흔들리지 않았다. 바티스타 감독의 전술 변화로 인해 공격형 미드필더로 보직을 변경한 메시는 부담감을 털고 진화했다. 메시는 A조 조별리그 최종전 코스타리카와 경기에서 두 개의 도움을 올리며 팀의 8강 진출을 견인했다.

폭발적인 메시의 활약으로 토너먼트에서도 큰 기대감을 갖게 했다. 8강 우루과이전에 나선 메시의 활약은 단연 두드러졌다. 좁은 공간과 상대의 강한 압박을 효과적으로 벗어났고 빠른 스피드와 날카로운 드리블 돌파로 공격의 물꼬를 텄다. 전반 12분 곤살로 이과인이 터뜨린 동점골은 메시의 발 끝에서 나온 패스였다.

하지만 8강에서 만난 우루과이의 벽은 생각보다 높았다. 우루과이와 1-1로 팽팽히 맞서던 아르헨티나는 전반 38분 디에고 페레스의 퇴장으로 수적인 우세를 살리지 못한 채 끝내 승부차기에서 무릎을 꿇었다.

또 다시 좌절한 메시는 아르헨티나 국민들의 숙원이었던 18년의 한을 이번에도 풀어주지 못했다. 메시 스스로에게도 전설로 가는 길이 결코 녹록지 않다는 교훈이 뚜렷했던 대회였다.  

[사진 = 메시 ⓒ 코파 아메리카 공식 홈페이지 캡처]



박시인 기자 cesc@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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