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소공동, 최원영 기자) 최고의 별이 가려졌다.
2023 신한은행 SOL KBO 시상식이 27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올 시즌 KBO 리그를 화려하게 수놓은 선수들이 부문별 트로피를 거머쥐며 미소 지었다.
영예의 MVP는 NC 다이노스 투수 에릭 페디에게 돌아갔다. 평균자책점, 승리, 탈삼진상에 수비상 투수 부문 트로피까지 석권했다. 5관왕으로 맹위를 떨쳤다. 생애 한 번뿐인 신인상은 한화 이글스 투수 문동주가 차지했다.
◆MVP 트로피에 입맞춘 페디
MVP 후보는 16명이었다. 개인 부문별 1위 선수 및 한국야구기자회에서 적격한 후보로 선정한 선수들이 이름을 올렸다. SSG 랜더스 투수 서진용, 내야수 최정, 키움 히어로즈 투수 아리엘 후라도, 내야수 김혜성, LG 트윈스 내야수 오스틴 딘, 외야수 홍창기, KT 위즈 투수 고영표, 박영현, 윌리엄 쿠에바스, NC 투수 페디, 외야수 손아섭, 삼성 라이온즈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 외야수 구자욱, 두산 베어스 투수 라울 알칸타라, 외야수 정수빈, 한화 내야수 노시환이다.
이변은 없었다. 유력 후보로 손꼽혔던 선발 에이스 페디가 영광을 안았다. NC 소속으로는 2015년 에릭 테임즈 이후 두 번째이자 8년 만의 MVP 수상이다. 상금 1000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야구기자회 소속 언론사 기자 및 각 지역 언론 담당 기자들의 사전 온라인 투표 결과 페디는 총 111표 중 102표를 획득했다. 91.9%로 압도적인 득표율을 자랑했다. 노시환이 6표, 홍창기가 2표, 최정이 1표로 뒤를 이었다.
페디는 올 시즌 30경기 180⅓이닝서 20승6패 평균자책점 2.00으로 맹활약했다. 209탈삼진을 얹어 '20승-200탈삼진'을 달성했다. KBO리그 역대 5번째이자 외국인선수 최초다. 1986년 선동열(24승-214탈삼진·해태) 이후 37년 만에 이름을 새겼다.
이번 시상식에 직접 참석하기 위해 지난 26일 부친 스콧 페디와 함께 입국했다. 이날 시상식과 함께 개인 일정을 소화한 뒤 28일 다시 출국할 계획이다.
수상 후 페디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너무나 행복하다. KBO 리그에 감사함을 표한다. NC라는 팀에 왔기 때문에 이 상을 받을 수 있었다"며 "팀 동료들이 아니었다면 수상할 수 없었을 것이다. 우린 끝까지 형제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강인권 감독님과 코치님들, 스태프들에게도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어 "창원이란 도시에 이 영광을 돌리고 싶다. 많은 시민분들이 도움을 주셨다. 어디에 가든 창원은 내게 제2의 고향일 것이다"며 "이 자리에 같이 와주신 아버지께도 감사하다. 통역과 국제업무팀에도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페디는 수차례 90도로 허리 숙여 인사를 남겼다.
다음 시즌 미국 메이저리그(MLB)로 돌아갈 것이란 전망이 많다. 페디는 "NC와 먼저 이야기를 나눈 후 다른 팀들과 대화할 예정이다. 어떤 선택을 하든 가족을 가장 우선시할 것이다"며 "당연히 NC와도 대화해야 한다. NC는 수많은 팀 중 무척 우월한 클럽이라 생각한다. 내 마음속에 늘 한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고 언급했다.
◆올해 최고의 루키, 문동주
신인상 후보에는 KBO 표창규정 제7조에 의거해 기준을 충족하는 선수들 중 총 10명이 선정됐다. 키움 포수 김동헌, 내야수 이주형, LG 투수 유영찬, KIA 투수 윤영철, 최지민, 롯데 외야수 김민석, 윤동희, 두산 투수 김동주, 한화 투수 문동주, 내야수 문현빈이다.
프로 데뷔 2년 만에 한화 선발진의 한 축으로 자리잡은 문동주가 신인상을 품었다. 한화 소속으로는 2006년 류현진 이후 17년 만이다. 한화(빙그레 포함) 선수가 신인상을 받은 것은 1987년 이정훈, 2001년 김태균, 2006년 류현진에 이어 문동주가 네 번째다. 상금 300만원도 손에 넣었다.
문동주는 총 111표 중 85표를 받아 득표율 76.6%를 기록했다. 윤영철이 15표, 최지민이 4표, 윤동희가 3표, 김동헌이 2표, 김민석이 1표, 유영찬이 1표를 얻었다.
올 시즌 문동주는 23경기 118⅔이닝서 8승8패 평균자책점 3.72를 빚었다. 강력한 경쟁자였던 윤영철을 따돌렸다. 윤영철은 25경기 122⅔이닝서 8승7패 평균자책점 4.04를 기록했다.
문동주는 "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데,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트로피가 무척 무겁다. 이 무게를 잘 견뎌야 할 것 같다"며 "류현진 선배님 이후 17년 만에 받는 신인상이라고 알고 있다. 이 영광을 팬분들께 돌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엔 우리 팀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한다. 그럴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던지겠다"고 다짐했다.
◆마운드에서 빛난 별
투수 부문서는 페디가 평균자책점, 승리, 탈삼진상을 쓸어담았다. 페디는 "이렇게 많은 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NC라는 팀이 있기에 가능했다. 올 한 해 우리 팀은 공격, 수비에서 정말 잘해왔다"며 "많은 이닝을 던질 수 있도록 공을 잘 잡아준 포수들에게 감사하다"고 공을 돌렸다.
이어 "리그에 좋은 타자들이 정말 많았다. 특히 SSG 최정 선수가 타석에 들어오면 (너무 잘해) 마음이 불편했다. 리그의 레전드 선수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KT 박영현이 홀드상을 수상했다. 68경기 75⅓이닝서 3승3패 32홀드 4세이브 평균자책점 2.75를 선보였다. 2003년 10월생인 그는 역대 최연소 홀드왕이 됐다.
KT 쿠에바스는 승률상을 수확했다. 2019년부터 지난해 초반까지 KT와 동행한 쿠에바스는 올 시즌 대체외인으로 팀에 복귀했다. 6월 중순 등판을 시작해 18경기 114⅓이닝서 12승 무패 평균자책점 2.60을 뽐냈다. 승률 1.000으로 승률왕이 됐다. 시즌 10승이 기준인 승률왕 타이틀을 '무패'로 따낸 것은 1992년 오봉옥(13승), 2002년 김현욱(10승·이상 삼성) 이후 3번째다.
세이브상은 SSG 서진용의 몫이었다. 총 69경기 73이닝서 5승4패 42세이브 평균자책점 2.59를 올렸다. KBO 역대 9번째 40세이브이자 해당 고지를 밟은 6번째 선수가 됐다. 구단 역대 최다 세이브 기록도 세웠다.
◆타석을 빛낸 스타
타자 부문서는 NC 손아섭이 타율, 안타상을 손에 넣었다. 140경기서 타율 0.339, 187안타를 만들었다. 5홈런, 65타점을 보탰다.
홈런상과 타점상은 한화 노시환에게 돌아갔다. 31홈런, 101타점으로 팀에 수많은 득점을 안겼다. 타율 0.298, 153안타를 기록했다.
SSG 최정이 장타율상을 받았다. 장타율 0.548로 괴력을 발휘했다. 타율 0.297, 140안타, 29홈런, 87타점을 더했다.
LG 홍창기는 출루율상, 득점상을 정복하며 2관왕이 됐다. 출루율 0.444, 109득점을 빚었다. 타율 0.332, 174안타, 1홈런, 65타점을 덧붙였다.
두산 정수빈은 2009년 데뷔 후 처음으로 타이틀 홀더가 됐다. 39도루로 도루상에 이름을 올렸다. 타율 0.287, 143안타, 2홈런, 33타점을 기록했다.
◆수비는 이 선수처럼
올해 처음으로 도입된 KBO 수비상에는 투수 108명, 포수 14명, 내/외야수 53명이 후보로 올랐다. KBO는 수비 지표(25%)와 구단별 투표인단(감독 1명, 코치 9명, 단장 1명)의 선정 투표(75%)를 거쳐 포지션별 초대 수상자를 선정했다.
투수 부문 수상자는 역시 페디였다. 페디는 "역대 최초로 KBO 수비상을 받게 돼 무척 영광스럽다.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돌리고 싶다"며 미소 지었다.
외야수 부문서는 좌익수 SSG 기예르모 에레디아, 중견수 LG 박해민, 우익수 LG 홍창기가 이름을 올렸다. 포수는 두산 양의지였다. 내야수 부문서는 1루수 KT 박병호, 2루수 키움 김혜성, 3루수 두산 허경민, 유격수 LG 오지환과 KIA 박찬호(공동 수상)가 선정됐다.
◆퓨처스리그의 희망들
2군 퓨처스리그에 대한 시상도 진행됐다.
북부리그 평균자책점상은 두산 이원재(3.80), 승리상은 LG 이상영(9승)이 차지했다.
남부리그 평균자책점상은 삼성 최하늘(2.45), 승리상은 삼성 이승민과 KIA 김현수(이상 각 9승)가 받았다.
북부리그 타율상, 홈런상, 타점상은 두산 홍성호가 싹쓸이했다. 타율 0.364, 15홈런, 59타점을 올렸다.
남부리그 타율상은 KT 천성호가 수상했다. 타율 0.350을 기록했다. 홈런상과 타점상은 KIA 김석환이 품었다. 18홈런, 73타점을 생산했다.
<2023 신한은행 SOL KBO 시상식 수상자 명단>
▲KBO MVP: NC 페디
▲신인상: 한화 문동주
▲평균자책점상, 승리상, 탈삼진상: NC 페디
▲홀드상: KT 박영현
▲승률상: KT 쿠에바스
▲세이브상: SSG 서진용
▲타율상, 안타상: NC 손아섭
▲홈런상, 타점상: 한화 노시환
▲장타율상: SSG 최정
▲출루율상, 득점상: LG 홍창기
▲도루상: 두산 정수빈
-수비상
▲투수: NC 페디
▲외야수: 좌익수 SSG 에레디아, 중견수 LG 박해민, 우익수 LG 홍창기
▲포수: 두산 양의지
▲내야수: 1루수 KT 박병호, 2루수 키움 김혜성, 3루수 두산 허경민, 유격수 LG 오지환-KIA 박찬호(공동 수상)
-퓨처스리그
▲북부리그
평균자책점상: 두산 이원재
승리상: LG 이상영
타율상, 홈런상, 타점상: 두산 홍성호
▲남부리그
평균자책점상: 삼성 최하늘
승리상: 삼성 이승민-KIA 김현수(공동 수상)
타율상: KT 천성호
홈런상, 타점상: KIA 김석환
사진=소공동, 박지영 기자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