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04:29
스포츠

손흥민 PK골+헤더골 폭발!…한국, 중국 원정 전반전 2-0 리드 [현장 전반리뷰]

기사입력 2023.11.21 21:51 / 기사수정 2023.11.21 21:51

이현석 기자


(엑스포츠뉴스 선전, 이현석 기자) 4만 관중이 할 말을 잃었다. 한국이 중국 원정에서 전반 손흥민이 멀티골을 터트리며 전반전을 2-0으로 앞선 채 마쳤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1일(한국시간) 오후 9시 중국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C조 2차전 중국 원정에서 한국 축구의 간판 스타 손흥민이 전반 11분과 전반 45분에 각각 페널티킥골과 헤더골을 연달아 성공시켜 2-0으로 리드하고 후반전을 여유 있게 맞게 됐다.

지난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 홈 1차전에서 동남아 싱가포르를 5-0으로 대파한 한국은 이날 중국 원정에서 2연승에 도전한다. 중국을 누르면 C조 4팀 중 상위 두 팀에 주어지는 3차예선 티켓을 일찌감치 확보할 수 있다. 중국은 16일 태국 원정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전에서 최소 승점 1점을 따낸다는 계획이었으나 어려운 상황에 몰렸다.

한국이 중국에서 A매치를 갖기는 지난 2017년 3월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8차전 이후 6년 8개월 만이다.



특히 직전 중국 원정에서 예상밖 충격패를 당한 터라 이번 경기는 설욕전 의미를 띠게 됐다. 당시엔 독일 출신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지휘할 때였는데 전반 코너킥 위기 때 상대 장신 공격수 위다바오에 한 골을 내준 뒤 이를 만회하지 못해 고개를 숙였다. 경기가 열린 도시였던 중국 창사를 차용해 '창사 참사'란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한국은 지난 2010년 2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컵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중국에 졌다. 당시엔 A매치 기간이 아닌 터라 국내파로 이뤄진 허정무호가 남아공 월드컵 앞두고 중국에 0-3으로 완패해 이른바 '공한증'으로 불리는 중국 축구의 한국 공포가 드디어 깨진 경기로도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창사 참사'는 월드컵 최종예선이라는 절대적으로 중요한 경기였고, 두 나라 최정예 멤버가 싸웠다는 점 때문에 한국 축구에 주는 충격파가 남달랐다. 게다가 한국은 2년 전 중국 우한에서 열린 2015년 EAFF컵에서 국내파 위주로 선수단을 꾸렸음에도 중국의 최정예 국가대표팀을 2-0으로 완파, 남자축구에 관해서는 1~2수 우위임을 입증한 상태였다. 그러나 '창사 참사'로 2년 만에 그런 우세가 무너졌다.




결국 이번 '선전 대첩' 한국과 중국 축구가 모처럼 대륙에서 한판 승부를 벌이는 무대가 됐고, 전반전 45분 만큼은 한국이 자존심을 한껏 세웠다.

경기에 앞서 태극전사들의 다부진 각오가 화제를 모았다.

중국 축구하면 국내 팬들이 떠오르는 거친 축구, 이른바 '소림 축구'에 대해 대표팀 선수들은 당하지 않고 맞서겠다는 각오를 나타냈다.

특히 주장 손흥민은 경기 전날 훈련에서 다소 살벌한 느낌이 나는 메시지를 던졌다. 손흥민은 선수들을 불러모은 뒤 "내일 관중도 꽉 찬다는데 우리가 어떤 축구를 하고자 하는지, 플레이를 잘 보여줘서 아예 숨도 못 쉬게 만들어 주자"라며 중국을 상대로 완벽한 경기를 펼치자는 의지를 다졌다. 이어 "힘내서 이기고 잘 돌아가자"라며 동료들과 어깨 동무를 하고 훈련 마지막 순간을 큰 구령과 함께 마무리했다. 



두 팀 선발 라인업이 발표됐다. 한국은 작은 변화를 줬고 중국은 깜짝 놀랄 만한 파격적인 변화를 단행했다.

우선 한국은 4-1-4-1로 맞섰다. 김승규가 골키퍼 장갑을 끼고, 이기제, 김민재, 정승현, 김태환이 백4로 출전했다. 중원은 3선에 박용우가 자리했다. 2선엔 황희찬, 황인범, 손흥민, 이강인 등 유럽 정상급 선수들이 전열을 갖췄다. 최전방 공격수엔 조규성이 자리잡았다.

중국전 선발 라인업에서 눈여겨볼 변화는 앞서 싱가포르전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된 황인범이 한 칸 위로 올라가면서 2선에서 활동하고 박용우가 3선에 새로 들어갔다는 점이다. 그러면서 클린스만호 붙박이 주전에 가까웠던 이재성이 벤치에서 대기하게 됐다. 박용우는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인 만큼 우레이 등 중국 공격수들과의 중원 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아울러 3월 A매치 이후 선발로 나서지 못했던 김태환도 전반 킥오프 휘슬이 울릴 때부터 뛰게 됐다. 울산에서 활약하던 설영우보다 파이팅 넘치고 싸움꾼 기질이 있는 김태환이 선택받았다.




홈팀 중국은 4-3-3로 나선다. 옌쥔링이 골문을 지키고, 주천제, 장셩롱, 장린펑, 류양이 백4를 구성했다.  중원은 왕샹위안, 류빈빈, 우시가 호흡을 맞춘다. 최전방 스리톱에는 주장 우레이, 웨이시하오와 탄롱이 나선다.

중국 라인업의 특징은 김민재와 과거 베이징 궈안에서 함께 뛰었던 선수들이 선발에서 전부 빠졌다는 점이다. 중국 대표팀 코칭스태프를 이를 의식했는지 김민재의 베이징 시절 동료 중 현재 중국 대표팀에 선발된 리 레이, 리 커, 가오 톈이, 장 위닝 등 4명을 전부 선발에서 빼 시선을 모았다.

킥오프 휘슬이 울린 뒤 중국은 류빈빈이 거의 수비라인까지 내려가며 사실상 백5를 형성했다. 전반 시작하자마자 중국이 이기제의 패스 미스 등을 가로채면서 공격적으로 나섰으나 5분이 지나면서 한국이 주도권을 쥐고 볼을 돌리며 중국의 빈 틈을 노리는 양상으로 경기 흐름이 바뀌었다.

전반 7분엔 손흥민이 볼을 잡을 때 홈팀 베테랑 수비수 장린펑이 볼을 잡아 패스워크에 이은 공격을 전개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페널티지역으로 볼이 가는 길목에 김민재가 이를 끊고 전방에 빠르게 패스하면서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는 자신의 기량을 알렸다.



그러던 한국은 전반 9분 돌격대장 황희찬의 돌파 한 방으로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황희찬이 왼쪽 측면에서 가운데로 드리블을 치고 들어간 뒤 전방에 짧은 패스를 내줬다. 이 때 조규성이 볼을 받아 마무리를 지으려는 찰나에 옌쥔링과 중국 수비수들, 조규성, 황희찬이 엉켰다. 그리고 장셩롱이 황희찬을 걸려넘어트린 것으로 드러났다.

주장인 장린펑이 주심에게 강하게 항의했지만 판정을 번복될 리가 없었다. 키커로 나선 손흥민이 전반 11분 오른발 강슛으로 골문 왼쪽 구석 하단을 빠르게 흔들었다. 손흥민은 득점 뒤 '쉿' 세리머니를 펼치고는 자신의 전매특허인 찰칵 세리머니를 이었다. 손흥민의 A매치 40번째 골이 터졌다. '쉿' 세리머니 때 중국 팬들은 지지 않겠다는 듯 함성을 계속 질러대고 특유의 응원 구호인 '짜요'를 외쳤다.



초반 버티기 작전이 황희찬 드리블 한 방에 수포로 돌아간 중국은 라인을 끌어올리면서 공격을 다시 감행했다. 지난달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와일드카드로 중국 24세 이하(U-24) 대표팀에 승선, 한국전에도 뛰었던 탄롱이 슛을 했으나 골대 왼쪽을 벗어났다.

클린스만호도 만만치 않아 전반 15분 이강인의 왼발 코너킥을 조규성에 헤더로 연결했다. 볼이 크로스바를 살짝 벗어나면서 추가골에 실패했다.

점점 드러나는 실력 차는 중국 원정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전반 20분이 지나면서 중국을 수비 진영에 가둬놓고 일방적으로 몰아붙인 한국은 전반 24분 손흥민의 아크 정면 왼발 슛을 옌쥔링이 쳐내자 황희찬이 달려들어 재차 슛으로 연결했다. 득점과 인연 맺지는 못했으나 중국을 충분히 위협할 만한 장면이었다. 전반 27분엔 손흥민이 얻어낸 프리킥 때 황인범이 장거리 킥을 날리며 한국 대표팀에 키커가 다양하다는 점을 입증했다.

이후에도 태극전사들은 한 수 위 개인기, 그리고 중국의 거친 경기에 맞대응하면서 힘으로 누르는 등 전혀 밀리지 않고 추가골을 노렸다. 오히려 중국 대표팀 에이스라는 웨이시 하오가 어깨 부상을 입으면서 고통을 호소할 정도였다.



중국은 공격을 펼치려고 전방에 볼을 뿌릴 때면 김민재가 볼 흐름을 정확히 읽고 차단한 탓에 뭘 제대로 할 상황이 아니었다. 김민재는 경기 전 베이징에서 뛰던 동료들과 인사하고 웃더니, 막상 경기가 열리자 지난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팀 나폴리, 올시즌 독일 최강 바이에른 뮌헨에서 선보인 수비력과 전방 볼 배급을 펼쳐 원정석에 앉은 한국팬들을 환호하게 만들었다.

중국의 거친 수비를 잘 피해가던 태극전사들은 전반 40분 류빈빈의 몸싸움에 황희찬이 쓰러지면서 위험한 순간을 맞았다. 황희찬은 그라운드에 누워 허리를 만지는 등 불편한 표정을 지었으나 곧 일어나 큰 부상이 아님을 알렸다.

한국은 전반 42분 중국의 전방압박에 가장 위협적인 장면을 내줬다.



이기제가 류빈빈의 압박에 볼을 빼앗겨 상대에 결정적인 찬스를 내준 것이다.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탄롱이 오른발 슛을 날렸으나 옆그물을 맞으면서 동점골을 내주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큰 위기를 넘긴 한국은 전반 종료 전 기어코 추가골을 뽑아냈다.

이강인이 아크 오른쪽에서 왼발 전진 패스를 내줬고 이를 손흥민이 오른발 터닝슛으로 연결했으나 옌쥔링이 쳐냈다. 하지만 이후 벌어진 코너킥 찬스에서 골이 터졌다. 이강인의 코너킥을 손흥민이 골문 가까운 쪽에서 볼 방향을 돌려놓는 헤더를 시도했고 이게 중국 골망을 한 번 더 흔들었다. 흔치 않은 손흥민의 헤더골이 터지는 순간이었다.

한국은 손흥민 추가골에 힘입어 전반전을 2-0으로 마치고 후반전을 기약하게 됐다. 


사진=선전, 이현석 기자, 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