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에버턴의 위기는 승점 삭감만이 아니었다. 수천억대 소송까지 휘말릴 상황에 놓였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18일(한국시간) "번리, 리즈, 레스터 시티는 에버턴이 프리미어리그 지출 규정 위반으로 혐의가 인정된 후 에버턴을 3억 파운드(약 4800억원)에 고소할 계획이다"라고 보도했다.
에버턴은 17일 프리미어리그로부터 "수익성 및 지속 가능성 규정(PSR)을 위반한 에버턴한테 즉시 승점 10점 삭감을 부과했다"라는 리그 규정 위반 징계 수위가 발표됐다.
프리미어리그는 매년 PSR 규정(Profitability and Sustainability Rules)통해 구단이 직전 3년간 발생한 세전 이익 합계를 바탕으로 규칙 준수 여부를 평가한다. 평가 기간 내에 1억 500만 파운드(약 1687억원)를 넘는 손실을 기록한 팀은 규정 위반으로 징계를 받을 수 있다.
프리미어리그 발표에 따르면 에버턴은 지난 3년간의 손실과 이익을 조사받는 과정에서 1억 2450만 파운드(약 2001억원)의 손실일 발견됐기에 승점 10점 삭감 징계가 내려졌다. 당초 이번 징계를 앞두고 에버턴의 입장에 대해선 "에버턴은 규칙을 준수했다고 강조하면서 코로나19 사태와 관련된 면제 조치들이 그들의 잘못을 벗겨줄 것이라고 주장하며 자신들의 입장을 '강력하게 방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라고 전해졌었는데, 에버턴의 방어는 1차적으로는 큰 효용을 보지 못했다.
이번 징계로 에버턴은 FFP(재정적페어플레이) 규칙을 위반해 승점을 삭감 당하는 최초의 프리미어리그 팀이 됐다. 과거 2019년 3월에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에서는 버밍엄 시티가 FFP 위반으로 승점 9점이 삭감됐으며, 지난 2021년 11월엔 더비 카운티가 승점이 무려 21점이나 삭감되는 징계를 받았다.
프리미어리그가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에버턴의 승점 삭감은 곧바로 적용된다. 에버턴은 2023/24 시즌 현재 프리미어리그에서 4승 3무 5패, 승점 14로 14위에 위치해 있었는데, 승점 삭감이 진행되면서 승점 4로 최하위 번리(승점 4)에 득실 차로 앞선 19위로 내려가게 됐다.
다만 에버턴이 징계를 완벽하게 수용한 것은 아니다. 에버턴은 이러한 결정에 대해 "프리미어리그 위원회의 결정에 충격과 실망을 느꼈다"라고 밝히며 "우리는 부당한 스포츠 제재를 당했다고 믿는다. 프리미어리그에 결정에 대해 항소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절차가 시작될 것이며, 항소 위원회가 구단의 사건을 다시 심리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리그에 항상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정보를 제공했으며, 과정의 무결성을 존중했다고 주장한다"라며 이번 결정을 번복하기 위한 항소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에버턴이 징계와 더불어 지난 시즌 강등 팀들과의 소송으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보상해야 할 가능성까지 등장했다.
데일리메일은 "번리, 리즈, 레스터는 에버턴을 3억 파운드에 고소할 의사를 확인했다. 프리미어리그가 역사상 가장 큰 승점 삭감인 10점 감점을 확정한 후 세 구단의 고위 인사들은 오늘 오후 소송 계획을 확인하기 위해 회담을 가졌다. 불만을 품은 세 팀은 지난 시즌 마지막 라운드에서 극적으로 강등권을 2점 차로 탈출한 에버턴을 고소하겠다는 이전 합의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전했다.
세 팀은 모두 에버턴에 근소한 차이에 밀려 강등당한 구단들이다. 리즈와 레스터의 경우 지난 2022/23 시즌 당시 17위 에버턴(승점 36)에 밀려 18위 레스터(승점 34), 19위 리즈(승점 31)로 강등당했다. 만약 에버턴이 지난 시즌에도 재정 규정을 위반해 승점 10점을 삭감당했다면 에버턴이 이 두 팀 대신 강등당할 수도 있었다. 번리는 지지난 시즌의 피해자로 나섰다. 2021/22 시즌 18위로 강등당했던 번리는 당시 16위 에버턴(승점 39), 17위 리즈(승점 38)에 밀려 2부리그로 추락한 바 있다.
세 팀은 이번 소송을 통해 규정을 어겼음에도 당시 승점이 삭감되지 않아 강등을 피한 에버턴으로 인해 강등당하며 본 피해에 대한 손해 배상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매체는 "세 구단은 에버턴 사건이 지난 시즌 처리되지 않은 것에 대해 지속적으로 불만을 표했었다. 또한 에버턴은 10점을 잃었음에도 시즌의 3분의 2가 남은 상황이기에 잔류할 수도 있다. 세 구단은 각 구단이 챔피언십 강등으로 입은 손해를 각각 1억 파운드(약 1610억원)로 추산해 3억 파운드의 수치를 냈다. 그들의 공동 법적조치는 에버턴에게 심각한 타격이며, 예정됐던 인수조차 무산시킬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에버턴의 인수 조차 무산될 경우 향후 FFP 규정 문제를 해소하는 데도 더욱 문제가 될 수 있기에 프리미어리그에 잔류하더라도 다음 시즌 삭감 징계가 발생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한편 에버턴 외에도 맨시티와 첼시도 이번 징계 여파로 인해 구단에 대한 엄중한 징계가 이뤄질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팬들을 놀라게 했다.
영국 매체 더타임스는 "맨시티와 첼시의 강등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라며 "맨시티와 첼시에게 잠재적으로 매우 나쁜 소식이다. 에버턴은 프리미어리그 규정을 단 한 건 위반한 것에 대해 제재를 받았지만, 맨시티는 무려 115건의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첼시도 아직 조사 중이지만, 새 구단주가 이전 구단주 시절 리그 규정을 위반하며 거액을 지급한 사실을 직접 신고한 만큼 혐의 적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두 구단도 강력한 징계를 받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에버턴을 시작으로 프리미어리그 FFP 규정 위반에 대한 강력한 징계 바람이 부는 가운데, 에버턴이 승점 삭감에 이어 대규모 소송까지 극복해낼 수 있을지고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AFP, EPA, 로이터/연합뉴스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