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아스널 미켈 아르테타 감독이 올시즌 주전 골키퍼 자리를 브렌트퍼드에서 임대 온 다비드 라야에게 석연치 않게 넘겨줘 논란인 가운데, 원래 주전 수문장이었던 애런 램스데일이 아르테타 감독에 뒷통수를 맞았다는 폭로가 전해졌다.
램스데일 아버지 닉 램스데일은 14일(한국시간) 방송인 소피 니콜라우와 전 아스널 공격수 케빈 캠벨이 진행하는 '더 하이버리 스쿼드' 월요 방송에 출연해 아들 애런이 "(미출전으로 인해) 웃음을 잃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아스널은 지난 여름 브렌트퍼드에서 다비드 라야를 임대로 영입했다. 주전 골키퍼 램스데일이 부상을 당하거나 실력이 좋지 않았던 것이 아니지만 아르테타 감독이 백업 골키퍼를 두고 싶어하는 것처럼 보였다. 막상 시즌이 시작하니 라야는 백업 골키퍼 그 이상의 위치에 올랐다.
라야는 지난 9월 에버턴과의 2023/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이후 쭉 프리미어리그 내 선발 자리를 꿰차고 있다. 이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도 매 경기 선발로 나서 확실한 주전으로 올라섰다.
반면 지난 2021년 아스널에 온 뒤 주전 골키퍼로 활약하며 지난 시즌 아스널의 준우승을 이끌었던 램스데일은 과거 인상적인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줬음에도 올 시즌 갑자기 리그컵에만 출전, '홀대론' 중심에 서 있다.
아버지 닉은 "공을 잡으며 항상 밝게 웃던 애런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지고 있다"며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아들에게 '계속 웃어야한다'며 북돋아주는 것도 매우 힘든 상황"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게다가 아르테타가 아들을 속인 것 같다는 이야기도 했다. 닉은 "애런이 아스널로 가기 전, 아르테타와 전화를 했다. 아르테타는 당시 '애런을 1순위로 원한다'고 말했다"며 "그러나 다비드 라야가 이적시장에 매물로 나오니까 라야를 영입했다"고 했다.
닉의 폭로는 라야 에이전트의 말과 완전히 상반된다.
램스데일 부자는 아르테타가 자신들에게 거짓말을 했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라야 에이전트는 과거 아스널 최대 팬 매체 중 하나인 'AFTV'와의 인터뷰에서 "아스널은 라야에 대한 관심을 2021년부터 드러냈다"며 "애초에 브렌트퍼드로부터 사오려고 했지만 당시엔 브렌트퍼드가 어떤 가격에도 팔지 않았다. 램스데일 사오는 것은 조금 더 쉬운 선택지였다. 그러나 항상 라야가 1순위였다"며 램스데일을 깔아뭉갰다.
게다가 아스널이 애런에게 이해할 수 없는 계약도 진행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닉의 발언에 따르면 아스널은 지난 여름 라야를 영입하기 전, 램스데일과 계약을 연장했다. 그러나 램스데일은 구단이 대체 골키퍼를 영입할 것이라는 계획을 전혀 몰랐다.
닉은 "왜 선수 계약을 연장한 뒤 2~3달 후 다른 대체 선수를 영입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아들과 자신이 받은 충격을 전했다.
또한 라야 영입 이후 현재까지도 애런의 역할이 무엇인지 명확히 전달받은 게 없다고 못을 박았다. 닉은 "현재 흐름이 계속된다면 라야가 주전 골키퍼가 될 것이고 램스데일은 리그컵 혹은 FA컵 전용 골키퍼가 될 것"이라며 "아무도 제대로 이야기해주지 않았지만 지금 애런은 군말 않고 지낸다"고 밝혀 불통하는 아스널 구단에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공과 사는 확실히 구분하는 닉이었다.
그는 "라야는 이제 아스널의 가족"이라며 "라야를 지지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라야는 대단한 골키퍼다. 현 상황은 그의 잘못이 아니"라며 "애런도 라야가 좋은 사람이라고 말했고 둘은 함께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애런은 라야가 아스널에 적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아들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 팀이 승리하고 리그에서 우승할 수 있다면 어떤 것이든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아르테타는 지난 9월 라야를 선발로 쓰면서 "골키퍼도 포지션 중 하나"라며 "다른 포지션들은 모두 유동적으로 선수들을 변경할 수 있다. 왜 골키퍼는 그래선 안되는 것이냐"고 주장했다. 이어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는 골키퍼를 기용해 경쟁을 유도할 것"이라며 "경기 중에도 골키퍼를 바꿀 준비가 돼 있다"고도 발언했다.
그러나 영국의 축구 전문 매체 '풋볼 런던'에 의하면 라야는 지속적으로 오판과 실수를 연발하며 팬들의 불안감을 사고 있다. 그러나 아르테타는 자신의 발언과 달리 골키퍼 교체를 단행한 적이 없다. 아르테타의 골키퍼 용병술에 영국 언론과 축구전문가들은 지속적으로 비판을 가하는 상황이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