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루이스 엔리케 파리 생제르맹(PSG) 감독이 랭스전 침묵에도 이강인의 재능을 극찬했다.
PSG는 12일(한국시간) 프랑스 랭스에 위치한 스타드 오귀스트 드로네에서 열린 스타드 랭스와의 2023/24시즌 리그1 1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폭발시킨 음바페를 앞세워 3-0 완승을 거뒀다. 원정에서 승점 3점을 따낸 PSG는 몽펠리에와 득점 없이 비긴 OGC니스를 1점 차로 제치고 단독 선두(8승3무1패·승점 27)로 올라섰다.
이강인도 77분을 소화하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곤살루 하무스, 우스만 뎀벨레, 음바페와 함께 4-2-4 포메이션의 공격수로 출전한 이강인은 셰르 은두르와 교체되기 전까지 패스 성공률 88%, 키패스 2회를 기록했으나 드리블 성공률 0%, 턴오버 1회 등 기복 있는 모습을 보였다. 골이나 도움 등 공격포인트는 없었다.
축구 통계 전문업체 풋몹은 이강인에게 팀에서 2번째로 낮은 평점 7.3점을 줬다. 소파스코어도 7.0으로 2번째로 낮았다. 후스코어드닷컴도 3번째로 낮은 7.2점을 줬다.
평점은 낮지만 감독 눈에는 쏙 들었다.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이강인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칭찬했다. 엔리케는 "좋은 선수들은 한 포지션 이상을 소화할 수 있다. 이강인은 그런 능력이 뛰어나다"라고 칭찬했다.
이어 "이강인은 이미 훈련할 때도 날 놀라게 한 선수다. 공을 거의 빼앗기지 않는다. 감독 입장에서도 이강인 같은 선수를 활용할 수 있다는 건 행운"이라며 재능 넘치는 이강인을 지도할 수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
이강인은 PSG 이적 후 한 포지션에 정착하지 않고 여러 포지션을 오가며 뛰고 있다. PSG 입단 전에는 오른쪽 측면 윙어로 뛸 것으로 전망됐다. 당시 PSG에는 세계 최고의 슈퍼스타 네이마르와 음바페가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적 후에는 네이마르가 사우디아라비아 알힐랄로 떠나고 음바페가 왼쪽으로 가면서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배치됐다. 비공식 데뷔전이었던 르아브르와의 프리시즌 친선 경기에서도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라이트백 아슈라프 하키미와 좋은 호흡을 보여줬다.
시즌 개막 후에는 음바페가 재계약 거부 파동으로 2군으로 강등되면서 왼쪽 측면에서 뛰었다. 좌우 측면을 가리지 않고 공격에 힘을 불어넣었다.
그러다 조금씩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하는 빈도도 늘려갔다. 경기 중에도 수시로 미드필드 지역까지 내려오며 플레이하기도 했고, 프랑스 현지 언론에서도 이강인을 중앙 미드필더 자원으로 분류하기 시작했다. 프랑스 레키프는 "이강인은 중원에서도 창의적으로 경기를 풀어갈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선수"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측면 뿐만 아니라 중앙 미드필더까지 소화할 수 있는 이강인의 다재다능함을 알아본 것이다.
최근 엔리케 감독이 4-2-4 혹은 4-2-2-2 전형을 즐겨 쓰면서 이강인은 공격과 중원을 오가며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날 랭스와의 경기에서는 오른쪽이 아닌 왼쪽 측면 윙어로 배치돼 음바페와 하무스를 지원했다.
엔리케 감독은 이미 이강인의 멀티플레이어 능력을 칭찬한 적이 있다. 지난달 A매치 기간이 끝나고 PSG에 복귀한 이강인에 대해 "우리와 함께한 이래로 이강인은 이미 그의 수준을 증명해 왔다. 국가대표팀 활약을 포함해서 그렇다"며 "우리를 위해서도 그렇고 우리 시스템 아래서도 그렇고 그는 미드필더로 크는 게 우선이다. 하지만 윙어로도 뛸 수 있고, 가짜 9번이나 섀도우 스트라이커로도 활약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또한 "이강인은 완벽한 선수다. 작지만 전방, 후방, 안쪽, 측면, 수비, 골까지 넣을 수 있는 완벽한 선수"라면서 "PSG에 있어 빅 영입이다. 계약했을 때부터 우리는 이강인의 잠재력을 알았다"고 이강인의 재능을 극찬했다.
엔리케 감독의 기대를 듬뿍 받고 있는 이강인은 첫 시즌임에도 공식전 8경기에 출전해 2골 1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부상 등으로 출전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강인의 효율적인 경기력이 돋보인다.
점점 주전으로 입지를 굳혀가고 있는 이강인의 활약이 앞으로도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진=EPA, AP/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