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 조은혜 기자) LG 트윈스 임찬규가 데뷔 첫 한국시리즈 마운드에 올라 3⅔이닝이닝을 소화하고 내려갔다. 완벽하진 않았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는 충실히 해냈다.
임찬규는 10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KT 위즈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선발 등판해 3⅔이닝 6피안타 3볼넷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147km/h 직구에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커브와 슬라이더를 곁들여 KT 타선을 상대했다.
2회까지는 양 팀 득점없이 흘러갔다. 1회초 LG 선두 홍창기가 좌전안타로 출루, 박해민의 희생번트에 진루했으나 김현수가 중견수 뜬공, 오스틴 딘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임찬규도 1회말 KT 상위타선에게 득점 찬스를 허용했으나 실점 없이 이닝을 잘 막았다. 배정대가 좌전안타, 김상수가 볼넷으로 출루하면서 무사 1・2루 위기. 임찬규는 황재균에게 헛스윙 삼진을 솎아냈고, 박병호에게 체인지업으로 병살타를 이끌어내고 이닝을 정리했다.
2회초에는 오지환 좌익수 뜬공 후 문보경의 중전안타가 나왔으나 박동원이 초구 중견수 뜬공으로 돌아섰고, 문성주의 유격수 땅볼로 이닝이 끝났다. 2회말 임찬규는 장성우 우익수 뜬공 후 문상철에게 내야안타를 허용했으나 알포드를 삼진 처리했고, 오윤석 볼넷으로 만들어진 2사 1・2루에서 조용호를 유격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그리고 3회초에 LG의 선취점이 터졌다. 선두 신민재가 삼진을 돌아섰으나 홍창기가 중전안타로 나간 뒤 박해민이 볼넷을 골라 걸어나갔고, 김현수의 땅볼로 2사 2・3루를 만들었다. 그리고 오스틴이 벤자민의 4구 147km/h 직구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면서 주자를 모두 불러들이는 것은 물론 자신까지 홈을 밟았다.
3점 리드를 안고 3회말 마운드에 오른 임찬규는 배정대와의 7구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준 뒤, 김상수에게는 좌전안타를 허용해 무사 1・2루에 몰렸다. 그리고 황재균에게 좌전 2루타를 허용하면서 1실점. 계속된 2・3루 위기에서는 박병호를 다시 체인지업으로 우익수 뜬공 처리했고, 장성우는 2루수 직선타로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매조졌다.
4회초 LG는 박동원 볼넷, 문성주 희생번트로 만든 1사 주자 2루에서 신민재 중견수 뜬공, 홍창기 우익수 뜬공으로 돌아섰다. 이어 4회말, 임찬규는 선두 문상철을 삼진 처리한 뒤 알포드에게 좌전안타를 허용, 오윤석에게 다시 삼진을 솎아냈으나 조용호에게 우전안타를 맞아 2사 1・2루 위기에 직면했다.
임찬규가 82구를 던진 상황에서 LG 벤치의 선택은 김진성. 임찬규에게 마운드를 넘겨받은 김진성은 배정대와의 승부에서 1볼-2스트라이크 후 잇따라 볼 세 개를 내주면서 배정대에게 볼넷을 허용, 만루를 만들었지만 김상수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으면서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임찬규의 실점도 불어나지 않았다.
올 시즌 임찬규는 30경기 144⅔이닝을 소화해 14승3패 1홀드 평균자책점 3.42를 기록했다. 2018년 기록했던 11승을 뛰어넘고 개인 한 시즌 최다승을 달성했고, 리그를 통틀어도 국내 투수 중에서는 가장 많은 승리를 올렸다.
어린 시절부터 LG를 응원했던 '엘린이' 임찬규는 이제 LG의 한국시리즈 마운드를 책임지는 투수로 성장했다. LG의 마지막 한국시리즈였던 삼성 라이온즈와의 2002년 한국시리즈를 돌아보며 목소리를 높였던 임찬규였다.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을 마친 후 임찬규는 "정확히 기억난다. 그 다음 날 학교 안 간다고 그랬다. 선수들 이름 하나하나까지 다 기억나는데, 그걸 보고 울던 내가 29년 만인 정규시즌 1등을 하고 한국시리즈에 올라간다고 생각하니까 안 믿겨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 자체가 낭만인 것 같고, 어떻게 이보다 더 한 드라마가 있을까 싶다. 이것보다 더 극한 상황이 올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 한 구, 한 구를 던질 때 그 장면 하나하나를 다 남겨두고 싶다"고 말했던 임찬규는, 자신에게 주어진 첫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다만 어렵게 지킨 LG의 리드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5회초 박해민과 김현수가 각각 2루수, 유격수 땅볼로 물러난 뒤 오스틴이 좌전 2루타를 쳤으나 오지환의 삼진으로 추가 득점 실패.
그리고 5회말 교체된 투수 정우영이 1사 후 박병호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했고, 장성우 타석에서 나온 유격수 실책으로 1사 2・3루. 이후 바뀐 투수 함덕주 상대 대타 김민혁과 알포드의 적시타가 연속해 터지며 3-3 동점이 됐다.
이후 다시 투수가 백승현으로 교체된 뒤 대타 이호연의 땅볼로 3루주자 김민혁을 홈에서 잡았지만, 조용호의 중전 적시타에 알포드가 들어와 결국 KT가 역전에 성공했다.
사진=수원, 김한준, 박지영 기자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