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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 네가 WC 데려간 선수들 꼬라지를 봐"…美 레전드 작심 비판 '비하인드'

기사입력 2023.11.08 15:15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미국 축구 레전드 랜던 도노반이 자신을 네 번째 월드컵에 데려가지 않은 위르겐 클린스만 당시 미국 축구 대표팀 감독과의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도노반은 지난 7일(한국시간) 미국 CBS스포츠와 OTT 서비스 '파라마운트+'에서 공개된 새로운 프로그램 '킥킹 잇'의 두 번째 게스트로 출연했다. 


도노반은 2014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클린스만 감독과 차출을 두고 충돌하면서 최종 명단에 탈락했다. 

도노반은 이 프로그램에서 당시에 대해 "정말 부끄러웠다. (클린스만이 꾸린) 내 팀이 정말 부끄러웠다"라며 "왜냐하면 '아니 (클린스만) 너는 심지어 팀조차 안 만들어놨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정말 부끄러웠다. 대표팀 때문에 내 가족들도 정말 많은 희생을 치러야 했다. 그런데 마치 그가 그 희생을 무너뜨린 것처럼 보였다. 팀도 안 만들어 놓았다. 정말 힘든 느낌이었다"고 덧붙였다. 

진행자가 "클린스만이 도노반이 누군지는 알았을까?"라고 묻자 "그건 잘 모르겠다"라면서도 "난 내가 그 팀을 도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내 커리어에서 만약 그때가 21살이었다면, '내가 누군지는 알까?'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32세였고 '내가 그 팀을 도울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도노반은 "맹세하건대 내가 클린스만에게 했던 말이 기억난다. '난 당신의 결정을 존중한다. 미국 대표로 서너 경기를 뛰고 다시는 미국 대표로 뛰지 않을 것이며, 미국에 거의 들어오지도 않을 것이고 월드컵 후 미국 축구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뭣도 신경 안 쓰는 선수들을 대표팀 라커룸에 앉혀다 놨다'"라고 밝혔다. 

도노반은 미국 축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레전드다.

1982년에 태어난 그는 1999년 IMG 브레이든턴 아카데미에서 성장하다 분데스리가 바이엘 레버쿠젠으로 이적하면서 미국에서 유럽 무대로 진출한 스타로 화려하게 날았다. 당시 1999년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에 출전해 골든볼을 수상하며 주목을 받게 됐다.


2000년 레버쿠젠 1군에 합류한 도노반은 분데스리가에선 적응에 실패했고 2005년 LA 갤럭시로 이적하며 다시 미국 무대로 돌아왔다. 



2009년 1월엔 다시 바이에른 뮌헨(독일), 에버턴(잉글랜드) 임대 생활을 거치며 유럽에서 도전을 이어갔지만, 다시 LA로 돌아와 커리어를 이어갔다. 2018년 1월엔 멕시코 리가MX 레온으로 이적하기도 했고 2019년 1월 샌디에이고 소커스로 돌아와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도노반은 2002 한일 월드컵과 2006 독일 월드컵, 2010 남아공 월드컵에 연달아 출전하며 미국의 월드컵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한일 월드컵 8강과 남아공 월드컵 16강을 이끌며 맹활약했다.

도노반은 2014 브라질 월드컵까지 출전을 노렸다. 그러나 당시 미국 대표팀 사령탑이던 클린스만 감독의 선택에 의해 월드컵 명단에 들지 못했다. 당시 직전 연도인 2013년에 열렸던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 골드컵 대회에서 6경기 5골 7도움이란 엄청난 맹활약을 펼치며 미국대표팀 우승을 이끌었기에 더욱 불만이 컸다.

당시 클린스만 감독은 나이로 인한 기량 저하, 다른 선수들과의 비교 우위를 이유로 들었다. 클린스만은 당시 많은 해외파 선수를 선택했다. 팀 하워드(에버턴), 브래드 구잔(애스턴 빌라) 등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는 미국 베테랑 골키퍼들도 있었지만, 존 브룩스(헤르타 베를린), 울산 현대에서 뛴 바 있는 믹스 디스커루드(로젠보리) 등도 합류했다. 



가장 논란의 중심이 된 건 당시 18세 유망주 미드필더 줄리언 그린(바이에른 뮌헨)의 발탁이었다. 유망주인 건 맞지만, 분데스리가 데뷔도 못하고 바이에른 뮌헨 2군에서 뛰던 선수를 발탁하고, 월드컵 3회 출전에 빛나는 도노반은 발탁하지 않은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여론이 줄을 이었다. 

물론 클린스만의 이런 선택은 들어맞았다. 미국은 당시 가나, 포르투갈, 독일이 속한 G조에서 2위(1승 1무 1패·승점4·득실차 0)를 기록, 3위 포르투갈(1승 1무 1패·승점 4·득실차 -3)에 앞서 16강에 진출했다. 당시 G조는 '죽음의 조'로도 불렸다. 그러나 16강에서 미국은 벨기에에게 1-2로 패해 탈락했다. 

도노반은 2014시즌 후 은퇴를 발표했고 미국축구협회도 월드컵 이후 도노반에게 국가대표 은퇴 경기를 열어줘 대표팀 커리어를 마무리했다. 

한편 클린스만은 2014 브라질 월드컵 이후 미국대표팀에서 내리막길을 걸어 2015년 골드컵 4위에 그치더니 미국축구협회와의 마찰과 2018 러시아 월드컵 북중미카리브해 예선에서 부진 끝에 2016년 11월 경질됐다. 미국은 결국 러시아 월드컵 본선행에 실패해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이후 32년 만에 구경꾼이 됐다.

클린스만은 이후 2019년 11월 부임한 헤르타 베를린(독일)에서도 희대의 SNS 사임 소식을 전한 뒤 지난 3월 대한민국 남자축구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했다. 



사진=AP,EPA/연합뉴스, CBS스포츠, 엑스포츠뉴스DB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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