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리오넬 메시가 2023 발롱도르를 거머쥐며 8번째 수상에 성공한 가운데, 축구 팬들의 시선을 벌써부터 2024 발롱도르를 수상할 차세대 주자들에게 쏠렸다.
메시는 3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3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발롱도르를 거머쥐며 개인 통산 8번째 발롱도르 수상에 성공했다.
메시는 8번째 발롱도르를 받으면서 다시 한번 축구 역사를 새로 썼다. 지난 2021년 수상으로 7번째 발롱도르를 품으며 축구 역사상 발롱도르를 가장 많이 수상한 선수였던 메시는 2023년에도 수상에 성공하면서 전무후무한 '발롱도르 8회 수상자'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메시는 8번째 수상에 대한 기쁨보다는 담담한 표정으로 단상에 올라 발롱도르 트로피를 받아들었다. 시상식에 찾아온 많은 선수들도 메시의 수상을 축하하며 기립 박수를 쳤고, 메시는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며 화답했다.
다만 이번 수상으로 역대 최고의 선수 반열에 오른 메시지만, 다음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그를 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가 이미 2022/23 시즌을 끝으로 유럽 무대를 떠나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소속 인터 마이애미로 이적했기 때문이다. 국제 무대 성적 등을 바탕으로 발롱도르 후보에 오를 수는 있으나 그의 나이와 최근 문제가 된 부상 등을 고려하며 다시금 발롱도르를 수상할 수 있다고 예상하기는 어렵다.
결국 이번 발롱도르 후보에조차 들지 못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8번째 수상으로 유럽 무대 경력을 마무리한 메시가 떠날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어떤 선수가 다음 주인공이 될지가 축구 팬들에게는 큰 화제가 될 수밖에 없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선수는 단연 이번 발롱도르에서 2위와 3위를 차지한 엘링 홀란과 킬리안 음바페다. 홀란과 음바페는 축구계의 차세대 슈퍼 스타로 평가되고 있다.
1998년생인 음바페는 AS 모나코에서 혜성처럼 등장해 2016/17시즌 팀을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올려놨다. 2400억원에 가까운 이적료로 파리 생제르맹으로 이적했고, 2018년에는 프랑스 국가대표로 월드컵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자리 잡았다.
메시에게 호날두가 있었다면, 음바페에게는 홀란이 있다. 2000년생으로 음바페보다 2살 어리지만 득점력은 더 뛰어났다. 상대적 약체인 잘츠부르크에서 뛰면서도 리그, 챔피언스리그 등 무대를 가리지 않고 경기당 1골을 득점했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로 이적해서도 경기당 1골 가까이 넣은 홀란은 지난 2022/23 시즌 맨시티의 유니폼을 입자마자 트레블(리그, FA컵, 챔피언스리그 3관왕)에 성공하며 새 시대의 주역임을 증명했다.
동나이대 선수들과는 비교되지 않는 압도적 기량을 갖춘 두 선수의 활약은 차기 발롱도르 수상자로 예측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베팅업체들의 2024 발롱도르 수상 예측은 달랐다. 두 선수가 아닌 다른 선수의 수상이 현재는 가장 유력하다고 점쳤다.
글로벌 축구 콘텐츠 매체인 'Score90'은 31일 SNS를 통해 차기 발롱도르 배당률을 공개했다. Score90은 "베팅업체의 확률을 바탕으로 2024년 발롱도르에서 가장 수상이 유력한 10명이다. UEFA 유로 2024와 코파 아메리카 2024가 결정적일 수 있다. 누가 2024 발롱도르를 수상할 것 같나"라며 발롱도르 수상 배당률 상위 10명을 공개했다.
매체가 공개한 순위에서 1위는 음바페도, 홀란도 아니었다. 바로 주드 벨링엄이 20%의 확률로 1위에 꼽혔다.
지난여름 이적시장에서 1억 3090만 유로(약 1880억원)라는 거액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레알 마드리드에 합류한 벨링엄은 이적 이후 13경기에서 13골 3도움을 기록하며 시즌 초반임에도 레알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벨링엄의 탁월한 기량에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마저 그를 중심으로 한 전술을 구상할 만큼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팬들을 놀라게 했다. 최근 엘 클라시코에서는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동점골과 역전골을 기록하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어 스타성을 확실하게 선보이기도 했다.
벨링엄은 이번 발롱도르 순위에서는 18위에 그쳤지만, 21세 이하 선수 중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코파 트로피를 거머쥐며, 활약을 인정받았다. 이번 수상 확률은 올 시즌 그가 레알에서 보여주는 압도적인 활약과 그의 영향력을 고려한 수치인 것으로 보인다. 벨링엄에 이어 음바페(15%), 홀란(14%), 케인(11%), 그리고 메시(10%)가 5위까지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하며 우승 꿈에 다가간 케인이 1순위인 것도 눈에 띈다.
메시와 호날두의 시대가 저물며 새로운 발롱도르 주자들에 대한 논쟁이 시작되는 가운데, 음바페와 홀란드의 양강구도로 점쳐지던 차기 발롱도르 수상자 자리가 벨링엄의 등장으로 어떻게 달라질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AFP, EPA, 로이터/연합뉴스, 발롱도르 SNS, Score90 SNS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