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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진 씻어낸 맹활약…오영수의 미소 "이제라도 팀에 도움 된 것 같아요" [PO1]

기사입력 2023.10.31 08:00



(엑스포츠뉴스 수원, 유준상 기자) NC 다이노스 내야수 오영수가 데뷔 첫 포스트시즌 홈런을 터트리며 준플레이오프의 아쉬움을 말끔하게 씻어냈다.

NC는 3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플레이오프 KT 위즈와의 1차전에서 9-5로 승리하면서 시리즈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역대 KBO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기준, 1999~2000 양대리그·1995·2008·2021년 제외) 1차전 승리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은 78.1%(25/32)에 달한다. 1승을 선점한 NC의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이유다.

7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한 오영수도 팀의 승리에 기여했다. 오영수는 5타수 3안타(1홈런) 2타점을 기록, 손아섭·권희동과 더불어 팀 내에서 가장 많은 안타를 때려냈다.

이날 NC는 손아섭(지명타자)-박민우(2루수)-박건우(우익수)-마틴(중견수)-권희동(좌익수)-서호철(3루수)-오영수(1루수)-김형준(포수)-김주원(유격수) 순으로 라인업을 꾸린 가운데, 강인권 NC 감독의 승부수는 바로 '오영수 7번 배치'였다.



경기 전 강 감독은 "선발 라인업은 선수들의 현재 컨디션과 상대팀과 투수의 전적을 토대로 코치들의 의견을 듣고 종합적으로 판단해 구성한다"며 "오영수가 KT 투수들에게 좋은 성적을 보여줬다. 공격력이 더 활발해질 필요성을 느껴서 오영수가 1루수로 먼저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실 오영수는 SSG 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 3경기 모두 출전했으나 7타수 1안타 타율 0.143 1볼넷에 그치면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팀이 상승세를 타는 가운데서도 오영수의 마음이 편치 않았던 이유다.

그럼에도 사령탑은 플레이오프 1차전에 다시 한번 오영수에게 기회를 줬다. 더 이상 믿음을 저버리고 싶지 않았던 오영수는 첫 타석부터 힘껏 방망이를 돌렸다. 2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풀카운트에서 KT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의 149km/h 직구를 밀어쳐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오영수의 데뷔 첫 포스트시즌 홈런.

오영수의 활약상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5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안타를 때려내면서 멀티히트를 달성했고, 9회초에는 1타점 적시타를 터트리면서 3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팀 입장에서는 오영수의 타점으로 확실하게 승기를 굳혔다.


선수 못지않게 기뻤던 사람, 오영수를 믿고 기용한 사령탑이다. 경기 후 강인권 감독은 "기대한 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앞으로의 경기들이 좀 더 기대되는 부분이 있다. 오늘 1차전 타석에서의 모습을 봤을 때는 좀 더 여유를 찾은 걸 볼 수 있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을 만난 오영수는 "포스트시즌이 진행되는 동안 팀이 좋은 성적을 내고 해서 좋긴 했는데, 한편으로는 개인 성적이 부진했기 때문에 찝찝한 느낌이 있었다. 오늘 경기를 통해서 팀에 조금이라도 이제 도움이 좀 됐으니까 앞으로도 계속 좋은 기분을 가지고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강인권 감독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은 오영수는 감독님께서 "항상 얘기해주시는 건 자신 있게 내 스윙을 하라는 것이다. 나를 많이 믿어주시는 것 같아서 죄송한 마음이 좀 많이 컸는데, 오늘 경기로 인해서 조금 덜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정규시즌 상대전적에서 6승10패로 열세를 보였던 NC가 시리즈 첫 경기부터 확실하게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오영수는 "선수들은 딱히 상대전적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고 나 또한 딱히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았다. 일단 당장 맞붙어야 하는 쿠에바스 선수에 좀 더 집중해서 분석했던 것 같다"고 얘기했다.



이어 2회초 홈런 상황을 복기한 오영수는 "시즌 중에는 쿠에바스와 한 차례도 상대한 적이 없어서 상대 투수가 어떤지 듣기만 했는데, 운도 좋았고 타석에서 공도 잘 보이고 해서 좋은 결과가 있지 않았나 싶다"며 "체인지업의 구위가 좋다고 들었고 스위퍼성 슬라이더도 많이 던진다고 해서 그 부분을 생각하면서 타격에 임했던 것 같다. 코치님과는 쿠에바스 선수의 구속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빠르고, 또 생각보다 경기 초반에 직구 위주로 많이 들어와서 간결한 스윙으로 타격을 하는 게 어떻겠냐는 얘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오영수는 "코스를 노렸다기보다는 내가 타석에 섰을 때 컨디션이 좋다는 느낌을 많이 받아서 첫 타석 볼카운트 2-2에서 쿠에바스 선수의 5구째 체인지업을 골라내고, 그때 좀 자신감을 얻어서 (6구째를) 스윙했던 게 홈런으로 이어지면서 좋은 결과가 나왔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9회초에 만났던 투수 김민의 경우 과거 상무 야구단에서 함께 군 복무를 했던 사이였기에 어느 정도 분석을 할 수 있었다는 게 오영수의 이야기다. 오영수는 "김민 선수와 같이 상무에서 군 복무를 했는데 청백전을 할 때 나한테 커브와 슬라이더를 많이 던지더라. 그때 대처도 잘 안됐고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슬라이더를 타격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 경기뿐만 아니라 포스트시즌 내내 때에 따라서 도태훈이 먼저 선발로 출전할 때도 있고, 혹은 오영수가 라인업에 포함될 때 있다. 이 부분이 부담스럽진 않을까. 오영수는 "(도)태훈이 형이 먼저 수비를 나갈 때가 많으니까 나는 상황에 따라서 준비하는 것 같다. 1차전에서는 먼저 선발로 나가게 돼서 쿠에바스 선수의 빠른 공을 공략하려고 생각 중이었다"고 돌아봤다.

또 오영수는 "플래툰에 대해 속상한 적은 없다. 나도 솔직히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하고 태훈이 형이 수비가 더 좋다. 사실 1차전이라서 페디가 나오기 때문에 태훈이 형이 먼저 나갈 줄 알고 있었는데, 내가 선발로 나간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오늘 진짜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졌던 것 같다"고 말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플레이오프 1차전까지 5연승을 달린 NC의 상승세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오영수는 "매 경기 팀 분위기가 좋다. (손)아섭 선배나 (박)민우 형, (박)건우 형, (권)희동이 형 등 다들 너무 잘해주신다"며 "아무래도 베테랑 선배님들이 잘 이끌어 주셔서 젊은 선수들은 형들을 따라서 그냥 열심히 하면서 그라운드에서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펼치고 있는 것 같다. 그만큼 선배님들도 잘해주시니까 젊은 선수들도 그렇게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미소를 지었다.


사진=수원, 김한준 기자/박지영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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