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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만]베어벡 감독, "오늘은 푹 잘것 같다"

기사입력 2006.09.07 07:43 / 기사수정 2006.09.07 07:43

문인성 기자



[수원=문인성 기자] '오늘 밤은 푹 잘 수 있을 것 같다'

8-0의 대승을 거둔 한국 축구대표팀의 핌 베어벡 감독이 경기 직후 밝은 표정으로 공식 인터뷰에 응했다. 특히 베어벡 감독은 "오늘 우리가 계획했던 대로 잘 풀렸다"며 오늘 경기 결과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또 그는 최근 김남일이 '해외파 선수들은 개인적이다'라고 비난한 것에 대해서 "언론을 통해서 동료를 비난해서는 안 된다. 있어도 코칭 스태프들을 통해서 공개가 되어야 한다"라고 못박았다.

마지막으로 베어벡 감독은 "지난 이란전에서 승점 3을 아쉽게 놓쳐 두고두고 아쉽지만 분명한 것은 오늘 밤은 푹 잘 수 있을 것 같다는 것이다"라고 말해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 전문.

--경기 소감에 대해서 말해달라
▲다들 잘 알듯이 우리는 지난 주말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이란전에서 좋은 경기를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실망스러운 결과와 분위기가 이어졌다. 그래서 오늘은 좋은 더 좋은 경기를 했던 것 같다. 우리 대표팀이 오늘 두 명의 최전방 공격수와 한 명의 공격형, 수비형 미드필더를 내세웠다. 그러면서 공격에서 밀고 나가 골을 넣으려 했다. 결국, 초반에 선제골을 넣음으로써 우리가 계획했던 대로 경기가 잘 풀렸다. 지난 이란전은 실망스러웠지만 오늘 경기는 무척 만족한다. 마지막 경기 종료 휘슬이 불리기 전까지 우리 선수들이 열심히 해줬고, 경기를 지켜본 많은 팬에게 좋은 모습을 선사했다. 이제 시리아전까지 5주가 남았는데 남은 시간을 충분히 활용하여 본선에 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시리아전에는 오늘 경기에서 보여줬듯이 강한 자신감을 가지고 임할 수 있을 것 같다.

--8골 중에 전술적으로 딱 맞아떨어졌던 최고의 골이 있다면?
▲첫 번째 골이다. 전술적으로 봤을 때 가장 중요도가 컸던 만큼 (설기현의) 첫 번째 골이 좋았다. 우리가 초반 빠른 득점을 목표로 하고 경기에 임했고, 그것이 적중해 좋았다. 그리고 우리가 어제 오전에 비공개 훈련을 가지면서 많이 다뤘던 부분이 프리킥과 코너킥이었는데 오늘 경기에서 선수들이 세트플레이 상황에서 많은 기회를 만들어냈고, 집중력이 높은 모습을 보여줬다.

--결과는 8-0으로 이겼지만 시리아전을 앞두고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이 있다면?
▲오늘 경기와 시리아전은 양상이 다를 것이다. 시리아가 한국 원정에 와서 반드시 승리를 해야만 아시안컵 본선에 진출할 수 있다. 그리고 그들에게 마지막 기회가 바로 우리 한국이다. 그래서 대비를 많이 할 것이다. 다만, 우려가 되는 점은 잉글랜드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이 앞으로 소속팀에서 많은 경기에 출장을 하면서 체력적으로 힘들 것 같아서 걱정이다. 또한, 울산도 챔피언스리그 경기는 물론 프로축구 일정도 함께 소화해야 하는 상황이기에 많이 뛰는 선수들의 체력관리에 대해서도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지난 이란전 실수로 김상식이 많이 힘들어할 텐데 어떠한 이야기를 해줬나?
▲김상식과 이야기를 나눌 시간은 충분했다. 그러나 굳이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사실 내가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이미 많은 사람으로부터 질책을 받았고, 또 자신이 어려운 상황에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기에 굳이 따로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는 서른 살의 풍부한 경험을 지닌 선수다. 그리고 나는 아직도 그가 좋은 수비수라고 생각한다. 특히 그는 볼을 가지고 있을 때의 능력이 뛰어난 선수다.

--김남일이 최근 해외파 선수들은 개인적이라고 말했는데?
▲그 말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오늘 경기에서 해외파 선수들이 잘해줬다는 것이다. 김남일이 그렇게 비난을 해서인지 아니면 지난 월요일 오전에 가졌던 팀미팅 때문에 잘해서인지는 모르겠다. 우리는 지난 월요일 오전 선수들에게 잘했던 부분과 못했던 부분을 영상으로 보여주면서 충분한 설명을 해줬다. 그리고 나는 선수들이 100% 이해가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해외파 선수들 같은 경우에는 한국 프로축구보다는 축구가 거친 문화권에서 경기를 하기 때문에 팬들이나 언론에 비난을 받기 쉽다. 그러나 우리 선수들은 어려움에 잘 대응을 해줬고, 오늘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나는 선수들에게 주의를 줄 것이다. 앞으로 같은 팀 동료 선수에 대한 불만이 외부로 나가지 않게 주의를 할 것이다. 만약 그런 경우가 있다면 코칭 스태프가 말하게끔 할 것이다. 비록 동료 선수를 비난하기는 했지만 오늘 김남일은 주장다운 활약을 펼쳤다.

--이란전에 이어 전문 중앙 수비수가 아닌 김동진과 김상식을 기용했는데?
▲물론 내가 선호하는 수비수가 첫 번째 수비를 잘하는 수비수고, 그 다음이 침착하고 전술적으로 공격을 나갈 수 있는 수비수다. 특히, 두 선수는 현재까지 아주 잘하고 있으며, 수비 능력뿐만 아니라 볼을 다루는 기술이 뛰어나다. 그리고 감독의 입장에서 중앙 수비에 왼발잡이와 오른발잡이가 같이 있다면 그보다 더 이상적인 조합은 없다고 생각한다.

--숙소로 돌아가면 뭘 할건지?
▲솔직히 말하자면 지금 만감이 교차한다. 오늘 경기결과에 대해서는 행복하지만 지난 이란전에서는 다잡았던 승점 3을 놓치면서 두고두고 아쉬울 것이다. 그러나 이 순간만큼은 행복하다. 오늘 저녁만큼은 푹 잘 수 있을 것 같다. [사진=장준희 기자]


 

 



문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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