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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부담+부진 털어낸 강백호, 결승서 금메달 겨냥 [항저우 인터뷰]

기사입력 2023.10.07 00:00



(엑스포츠뉴스 중국 항저우, 김지수 기자) 강백호(KT)가 중국 항저우에서 빠졌던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왔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시작 후 주춤했던 타격감을 한껏 끌어올리고 금메달을 향한 힘찬 도전을 이어갔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은 6일 중국 항저우 사오싱 야구 스포츠 문화센터(Shaoxing Baseball & Softball Sports Centre-Baseball)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슈퍼 라운드 2차전 중국과의 경기에서 8-1로 이겼다.

한국은 전날 일본을 2-0으로 꺾은 데 이어 이날 중국까지 격파하면서 슈퍼 라운드 2위를 확보, 오는 7일 저녁 7시 30분(한국시간) 슈퍼 라운드 1위 대만과 금메달을 놓고 다투게 됐다.

금메달 결정전 진출만큼 반가웠던 건 강백호의 부활이었다. 강백호는 이날 6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해 4타수 3안타 1홈런 1타점 2득점 1볼넷을 기록, 중국 마운드를 무너뜨리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해냈다.





강백호는 중국전 승리 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금메달 결정전에 진출해 기쁘다. 중요했던 경기를 생각보다 더 좋은 결과로 마쳐서 내일 대만과의 경기는 더 좋은 기분으로 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강백호는 이날 중국전 전까지 항저우 아시안게임 14타수 2안타, 타율 0.143으로 극심한 슬럼프에 빠져 있었다. 지난 1일 홍콩과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4타수 무안타, 이튿날 대만전에서도 4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침묵했다.

류중일 감독은 결국 지난 3일 태국과 조별리그 최종전부터 강백호의 타순을 4번에서 6번으로 조정했다. 강백호는 일단 태국전에서 항저우 아시안게임 첫 안타를 신고했지만 5일 일본전에서도 썩 타격감이 좋지 못했다. 3타수 1안타 2삼진으로 표면적인 성적은 나쁘지 않았지만 일본전 1안타도 빗맞은 타구가 행운의 내야 안타로 연결된 경우였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시작 후 대표팀 타선이 전체적으로 화력이 떨어졌던 상황에서 강백호의 부진까지 길어지면서 금메달 도전 전선에 먹구름이 낄 수밖에 없었다.




강백호는 다행히 무조건 승리만이 필요했던 중국전에서 부활의 날갯짓을 환하게 펼쳤다. 한국이 0-0으로 맞선 2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깨끗한 우전 안타로 출루에 성공, 공격의 물꼬를 텄다. 한국은 1회초 2사 1·2루 찬스에서 득점을 얻지 못했던 가운데 강백호의 안타로 공격의 활로를 빠르게 찾을 수 있었다.

강백호가 안타를 치고 나가자마자 한국 타선 전체에 활력이 생겼다. 후속 타자 김주원이 선제 2점 홈런을 쏘아 올려 한국은 2-0의 리드를 잡고 경기 초반을 쉽게 풀어갔다. 

강백호는 두 번째 타석에서 짜릿한 손맛을 봤다. 한국이 2-0으로 앞선 3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솔로 홈런을 때려내 스코어를 3-0으로 만들었다.

강백호는 이 홈런으로 이번 대회 첫 장타와 멀티 히트를 기록한 것은 물론 자신의 국가대표 커리어 마수걸이 홈런의 기쁨을 맛봤다. 성인 구가대표 첫 무대였던 2019 WBSC 프리미어12를 시작으로 2021년 도쿄 올림픽, 올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까지 국가대표 통산 47타수 17안타, 타율 0.362로 '국제용 타자'의 면모를 뽐냈지만 홈런은 없었다.





강백호는 5회초 세 번째 타석에서도 안타 하나를 더 생산했다. 선두타자로 나와 중전 안타로 또 한 번 1루를 밟으며 타격감이 완전히 돌아왔음을 알렸다. 8회초 마지막 타석도 볼넷으로 출루하며 4출루 경기를 완성했다.

류중일 감독은 중국전 승리 후 인터뷰에서 "무엇보다 강백호가 살아난 게 고무적이다"라며 기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강백호는 "내가 타격 컨디션이 많이 떨어져 있었는데 우리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들이 좋은 결과를 보여줬고 내 부담을 덜어줘서 너무 고마웠다"며 "남은 대만과의 결승전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타격감에 대해서는 "앞선 경기에서도 좋은 타구들이 몇 개 있었는데 결과로 이어지지 않아사 아쉽기는 했다"며 "오늘 중국전 경기로 타격감이 조금은 괜찮아진 것 같아서 내일 대만과의 결승전이 기대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태극마크를 달고 처음으로 기록한 홈런도 강백호에게 자신감을 심어줬다. "중국전이 굉장히 중요한 게임이었기 때문에 홈런을 쳐서 좋은 건 있다"며 "대만과의 결승전이 더 중요한데 타격 컨디션이 괜찮아져서 만족스럽다. 국가대표 첫 홈런이라 기쁘기보다 우리나라가 이기는 데 힘을 보탠 게 더 좋은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강백호 본인을 비롯해 투타 주축 선수들의 경기력이 정상 궤도에 오른 만큼 지난 2일 대만과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당한 0-4 영패의 아픔을 반드시 설욕하겠다는 각오다. 강백호도 조심스럽게 자신감을 내비쳤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초반 부진에 대해서는 기술적인 부분보다 심리적인 요인이 있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앞서 출전했던 다른 국제대회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들과 자신 때문에 빚어졌던 논란들이 이번 대회 플레이에 영향이 있었다는 입장이다.



강백호는 "내가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좋지 않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렸다. 항상 부담감을 가지고 뛰고 있다"며 "이번 아시안게임만큼은 기대해 주시는 만큼 열심히 더 노력하고 집중했다. 매 경기가 무척 어려웠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또 "모든 선수들이 결승전에서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우리가 대만에게 한 차례 졌지만 이제 경기 감각이 많이 올라왔기 때문에 충분히 공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지는 승부보다는 타이트한 게임을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중국 항저우, 김한준 기자/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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