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6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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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빈-전지희와 격돌' 北 차수영-박수경의 각오 "이기고, 1등하고 말하겠습네다" [항저우 현장]

기사입력 2023.10.02 17:39 / 기사수정 2023.10.02 17:39



(엑스포츠뉴스 중국 항저우, 김지수 기자)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복식 결승전에서 '남북대결'이 성사됐다. 한국의 신유빈-전지희 조가 21년 만에 한국 탁구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리고 있는 가운데 북한과 양보할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됐다.

여자복식 세계랭킹 1위 신유빈-전지희 조는 2일 중국 항저우 궁수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GSP Gymnasium)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복식 준결승에서 일본 하리모토 미와-기하라 미유 조를 게임 스코어 4-1(9-11 11-8 11-8 11-7 11-7)로 이겼다.

신유빈-전지희 조는 여자복식 최강의 위용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뽐내고 있다. 지난달 29일 16강전에서 김금영-변송경 조(북한)를 게임 스코어 3-1로 제압했다. 남북대결로 관심이 쏠렸던 가운데 한 수 위 기량을 과시하면서 무난한 승리를 챙겼다. 8강전에서 만난 대만 전즈여우-황이화 조는 첫 게임을 내주며 고전했지만 이후 2~4게임을 눌러 준결승에 진출했다.  

4강에서 만난 일본의 하리모토-기하라 조도 신유빈-전지희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신유빈-전지희는 1게임을 먼저 내주고도 2게임부터 빠르게 주도권을 되찾아 왔다. 하리모토와 기하라를 한 쪽 구석으로 몰아넣은 뒤 빈곳을 공략하는 작전이 적중하면서 2, 3게임을 챙기고 경기를 뒤집었다.

신유빈-전지희의 환상 호흡은 3, 4게임에서도 이어졌다. 쉴 새 없이 하리모토-기하라 조에 맹공을 퍼부은 끝에 게임 스코어 4-1의 역전승으로 결스에 안착했다.



한국 탁구는 신유빈-전지희 조에게 2002 부산 아시안게임 남자 복식 이철승-유승민, 여자 복식 이은실-석은미 조의 금메달 이후 21년 만의 아시안게임 우승을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

결승 상대는 북한의 차수영-박수경 조다. 북한이 2020년 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자국민 감염 우려를 이유로 스포츠 선수들의 국제대회 참가를 전면 금지하면서 차수영-박수경 조는 최근 몇년간 국제대회 출전이 없었다. 이 때문에 세계랭킹 없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다.

플레이 스타일도 명확하게 파악된 바가 없다. 차수영은 2000년생, 박수경은 2002년생이다. 이제 20대 초반으로 전성기에 접어들 나이다.  둘의 국제대회 출전 경력은 아예 없다.

신유빈은 준결승전 종료 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결승에서 어떤 팀과 경기하게 될지는 신경 쓰이지 않는다"면서도 "(북한과 결승전을 하게 되면) 데이터가 없다 보니까 경기에 들어가서 어떤 스타일인지를 파악해야 해 이 부분은 조금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차수영-박수경에게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남북대결을 펼치게 된 소감과 각오를 들을 수 없었다. 두 사람은 수티르타 무케르지-아이히카 무케르지 조(인도)를 풀게임 접전 끝에 4-3(7-11 11-8 7-11 11-8 11-9 5-11)로 이기고 결승에 진출했지만 믹스트존을 도망치듯 빠져나갔다.



차수영-박수경은 믹스트존에 진입하자마자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처음부터 어떤 인터뷰도 응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한국어 구사가 유창한 중국 기자와도 어떤 대화도 없이 믹스트존에서 선수 대기실로 이동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북한 선수단은 대회 조직위 미디어팀을 제외하면 어떤 해외 언론과도 인터뷰를 피하고 있다. 남북관계가 나쁘지 않았던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비교적 개방적인 모습을 보여줬던 것과 비교하면 항저우에서는 철저히 고립을 자처하고 있다.

다만 차수영-박수경은 잠시 후 선수 대기 공간 인근에서 몇몇 한국 기자들과 다시 마주쳤다. 결승전을 앞둔 각오 등에 대해 질문을 던졌지만 시선을 피하고 입을 닫았다. 

두 사람은 다시 선수 대기 공간으로 들어가기 전에야 짧게 한마디를 내놨다. 차수영은 "1등하고 말하겠습네다"라고 말하며 건물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박수경도 비슷했다. "(결승에서 한국을) 이기고 말하겠습네다"라고 작은 목소리로 말한 뒤 차수영의 뒤를 따라 갔다. 
 

사진=연합뉴스/중국 항저우,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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