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다비드 데헤아가 12년 동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골문을 책임지다가 사실상 쫓겨난 지도 3개월이 넘어간다. 그런데 데헤아는 제대로 된 작별인사 없이 맨유를 쓸쓸히 떠난 것에 대한 선수단 내 반감이 크다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 '더 선(The Sun)'은 22일(한국시간) "맨유 선수단이 데헤아를 (기념식도 없이) 내보낸 점에 대해서 분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데헤아가 맨유 시절 (팀 동료들로부터) 인기가 많았고 지난 2022/23 시즌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제일 많은 클린시트(무실점)를 기록한 선수로 골든글러브도 수상한 적도 있다"며 데헤아가 오랜 헌신에 비해 너무 초라하게 떠난 여파가 팀 내 남아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아울러 "데헤아 빈 자리를 채우기 위해 지난 여름 이탈리아 세리에A 인터 밀란에 4380만 파운드(약 720억원)을 주고 데려온 안드레 오나나가 (맨유에서) 좋은 시작을 하고 있지 못하다"며 "특히 독일 바이에른 뮌헨과 치른 2023/2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라운드 경기에서 부진했다"고 알렸다.
또한 "맨유는 시즌 시작 후 5경기동안 3패를 거뒀다"며 맨유는 리그 내에서도 부진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더 선'은 "그런데 데헤아는 맨유를 떠난 후 아직도 뛸 수 있는 팀을 찾고있다"고도 했다.
새로 골문을 맡은 오나나가 제 실력이 아니다보니 팀 내에서 데헤아 그리워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진다는 얘기다.
물론 맨유는 반등을 자신하고 있다.
맨유 새 주장 브루누 페르난데스의 분석도 그렇다.
맨유는 뮌헨전에서 난타전 끝에 3-4로 졌는데 페르난데스는 "지금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실력과 경험을 가진 선수들이 많다. (뮌헨전에서)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 전반전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었으며 1-3으로 끌려가던 와중에도 승리의 불씨를 꺼뜨리진 않았다"며 "긍정적인 점은 우리가 열심히 노력한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다만 오나나의 경우, 턴하흐 리더십의 문제로 거론되는 '친정팀 라인'이어서 오나나가 빨리 제 실력을 찾지 못하면 데헤아도 없는 상황에서 맨유 뒷문이 붕괴될 가능성이 크다.
오나나와 턴 하흐 감독은 지난 2017년 네덜란드 에레디비지 명문 아약스에서 처음 만난 오래된 사제지간이다.
턴 하흐 감독은 오나나를 비롯한 아약스 선수들을 이끌고 2018/19 시즌 챔피언스리그 4강으로 향하기도 했다. 지난 2022년 턴 하흐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떠난 이후, 오나나 또한 인터 밀란에 새 둥지를 틀었다. 그러나 맨유는 지난 여름 팀을 12년 동안 지킨 데헤아와 1년 계약 연장 조항을 발동시키지 않고 협상장에서 시간만 끌다가 그대로 방출했다. 그리고 오나나가 왔다.
오나나는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 5경기 모두 선발출전해 10실점을 기록했다. 클린시트는 울버햄프턴과의 개막전 단 한 번이다. 뮌헨전까지 합치면 6경기 14실점으로 크게 늘어난다. 오나나에 대한 비판과 턴 하흐 감독이 오나나를 선택한 이유, 데헤아를 방출한 이유에 대한 의구심은 커져만 가고 있다.
맨유는 오는 24일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 번리와의 경기를 갖는다.
번리는 현재 4경기 1무 3패로 19위에 올라있는 약체팀 중 하나이다. 맨유는 5경기 2승 3패, 지난 4일 아스널과의 경기부터 21일 뮌헨과의 경기까지 3연패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연패를 끊고 반등해야하는 상황이다.
데헤아에 대한 향수와 맨유 구단 처사에 대한 불만, 오나나 기량에 대한 아쉬움이 겹쳐 맨유가 계속 혼돈의 나날을 보낼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