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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호 6경기 만에 첫 승…한국, 사우디 1-0 격파+조규성 헤더 결승포

기사입력 2023.09.13 08:40 / 기사수정 2023.09.13 08:49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클린스만호가 사우디아라비아전을 통해 6번의 A매치 첫 승 도전 끝에 승리를 이뤄냈다.

위르겐 클린스만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3일(한국시간) 영국 뉴캐슬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열린 사우디와 국가대표 A매치 친선 경기에서 전반에 터진 조규성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클린스만은 지난 3월 부임 뒤 3무2패 끝에 한국 대표팀 사령탑 데뷔승에 성공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7위인 한국은 이날 54위 사우디를 맞아 무난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올해 첫 승을 올렸다. 다만 사우디가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에 2-1 역전승을 거둘 때 만큼의 전력은 아니고, 압박이나 조직력에서 허점이 많은 것은 간과할 수 없다. 클린스만이 기뻐할 정도는 아니고, 그냥 한숨 돌렸다는 표현이 오히려 어울린 경기였다.

대표팀은 이날 4-4-2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김승규가 골문을 지키고 이기제, 김민재, 정승현, 설영우가 수비를 맡았다. 황인범, 박용우, 이재성, 황희찬이 중원을 구성하며 손흥민과 조규성이 최전방 투톱으로 호흡을 맞췄다. 클린스만은 지난 웨일스전 직후 아시안게임 대표팀으로 떠난 홍현석이 황희찬으로 바뀐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10명을 동일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사우디는 4-3-3 포메이션으로 맞선다. 모하메드 알로와이스가 골키퍼로 나섰으며, 사우드 압둘하미드, 하산 알탐바크티, 알리 알-볼레아히, 야시르 알 샤라니가 수비진을 구성했다. 중원에는 모하메드 카노, 압둘라흐 알카이바리, 나세르 알도사리가 호흡을 맞췄다. 공격진은 압둘라흐만 가리브, 압둘라흐 알함단, 살렘 알-도사리가 나서 한국 골문을 노렸다.




사우디는 전반 초반부터 한국을 강하게 압박하며, 한국이 수비부터 진행하는 빌드업 작업을 계속해서 방해했다. 이기제와 설영우가 위치한 측면에 여러 선수가 동시에 몰려들며 전방으로 패스를 전달할 수 없게 달라붙었다. 

한국은 한 번의 돌파로 사우디 수비의 빈 틈을 노렸다. 전반 4분 손흥민의 돌파 이후 내준 볼을 페널티박스 안쪽에 위치한 조규성이 공을 잡았고, 조규성은 드리블 돌파 대신 슈팅을 선택했는데 아쉽게 수비 태클에 막히며 골문으로 향하지 못했다. 

김민재의 롱패스를 통한 빌드업도 활용했다. 전반 6분 김민재가 롱패스로 전방 넓은 공간에 위치했던 이재성에게 연결했고, 이재성이 2대1 패스를 통해 손흥민에게 기회를 만들어줬지만, 앞선 장면에서 이재성의 위치가 오프사이드에 걸리며 슈팅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한국은 실수로 선제골을 헌납할뻔 했다. 전반 6분 정승현이 건넨 백패스를 김승규가 받는 과정에서 상대 공격수를 간과하고 패스를 주며 공을 뺏길 위기에 처했는데, 알-도사리의 발에 맞은 볼을 김승규가 다시 선방해내며 코너킥으로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약속된 세트피스로 기회를 만들기도 했다. 전반 9분 황희찬이 페널티박스 좌측에서 얻어낸 프리킥 기회를 손흥민이 높은 크로스 대신 낮고 빠른 패스로 전달했고, 페널티박스 아크 정면에 위치했던 이기제가 패스를 왼발 중거리 슛으로 연결했는데 골대 옆으로 빗나갔다.




앞선 웨일스전과 달리 유효슈팅도 빠르게 나왔다. 전반 12분 사우디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공을 받은 이재성이 손흥민에게 짧은 패스로 연결했고, 손흥민이 왼발 슛으로 공격 작업을 마무리했지만, 강하게 임팩트되지 못하며 알로와이스 품에 안기고 말았다. 

한국 후방에서 패스 미스가 반복되며 사우디가 공격 기회를 노렸다. 전반 13분 정승현이 시도한 패스가 수비 진영에서 끊기며 위협적인 장면을 노출했으며, 이후에도 김민재의 패스가 한 차례 끊겼는데 빠른 압박을 통해 슈팅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사우디는 결정적인 찬스를 아쉽게 놓쳤다. 전반 18분 알카이바리에게 침투 패스가 연결되며 한국 수비 뒷공간이 뚫렸다. 알카이바리는 곧바로 측면으로 공을 연결했고, 알-도사리가 올린 크로스를 알함단이 발리 슛으로 마무리했지만 수비에 막히며 코너킥으로 이어졌다. 이어진 코너킥 수비 장면에서는 박용우가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파울을 범하며 위험한 위치에서 프리킥을 허용했는데, 알-도사리의 슈팅이 김승규 정면으로 향하며 품에 안겼다.

대표팀은 중원에 숫자가 부족한 상황이 자주 연출되며 빌드업 과정에서 하프라인을 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롱패스를 통한 전방 패스도 효과적으로 공격진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이재성과 손흥민의 연계를 통해 기회를 노렸다. 전반 22분 이재성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뛰어들어가는 손흥민을 향해 정확한 패스를 건넸고, 손흥민은 돌파 이후 크로스를 올렸지만, 아쉽게 방향이 정확하지 못하며 윗그물만 출렁였다.

손흥민은 계속해서 슈팅을 시도하며 득점을 노렸다. 전반 25분 페널티박스 아크 정면에서 상대 수비가 떨어져 있는 기회를 잡은 손흥민은 지체없이 왼발 중거리 슛을 시도했는데 아쉽게도 정직하게 날아가며 막혔다. 




한국은 사우디의 압박에 수비가 무너지며 결정적인 실점으로 이어질뻔 했다. 전반 26분 사우디가 압박을 통해 공을 뺏어냈고, 알함단의 패스를 받은 알-도사리가 곧바로 김승규와 1대1 기회를 잡았다. 알-도사리는 침착하게 슈팅을 시도했음에도 김승규가 빠르게 뛰어 나와 각을 좁히며 선방에 성공했다. 

큰 위기를 모면한 한국은 공격진의 센스 있는 플레이와 집중력으로 선제골에 성공했다. 전반 32분 이재성이 페널티박스 우측에서의 돌파를 통해 아크 정면에 위치한 손흥민에게 패스를 전달했는데, 손흥민이 패스를 받는 척 공을 흘려 보냈다. 

손흥민 뒤에 있던 황인범이 곧바로 페널티박스 중앙으로 공을 연결했고, 이 패스가 상대 수비를 맞고 높게 뜬 것을 조규성이 놓치지 않고 헤더로 밀어 넣으며 사우디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은 이어 심판의 석연 찮은 판정으로 페널티킥을 사실상 하나 놓쳤다. 전반 34분 조규성이 상대 패스를 끊어내며 잡은 역습 기회에서 손흥민이 페널티박스 안으로 침투해 1대1 찬스를 잡았는데 상대 수비 태클에 정확히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 기회를 잡는 듯 보였다. 하지만 심판은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고 코너킥을 선언했고, 비디오 판독(VAR)이 없는 친선 경기였기에 페널티킥은 결국 얻지 못했다. 손흥민은 어이 없다는 듯 땅을 치며 주심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한국은 조규성이 날카로운 움직임을 보여주며 추가골 기회를 노렸다. 전반 38분 이재성이 문전 앞으로 쇄도하는 조규성을 향해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고, 공이 조규성 발끝에 닿았지만 곧바로 잡히고 말았다. 




한국의 결정적인 기회도 알로와이스에게 막혔다. 전반 41분 손흥민이 페널티박스 우측에서 내준 패스를 황희찬이 슈팅으로 마무리했지만 선방에 막혔고, 튕겨 나온 공을 이재성이 재차 밀어 넣으려했지만 알로와이스가 다시 한번 막아냈다.

전반 추가시간에도 손흥민이 문전 앞으로 붙여준 프리킥이 상대 골키퍼에게 잡히며 추가 골이 터지지 못했고, 전반전은 한국이 1-0으로 앞선 채 마무리됐다.

후반에 돌입한 한국과 사우디는 전반과 마찬가지로 강한 압박을 통해 압박하며 공격 기회를 잡기 위해 노력했다.

한국은 김민재와 손흥민의 패스를 통해 후반 초반 기회를 만들었다. 후반 3분 김민재는 사우디 수비진 사이에 위치한 손흥민에게 낮고 빠른 롱패스를 건넸고, 손흥민은 침투하는 이재성을 향해 패스를 연결했다. 이후 이재성은 알로와이스와 1대1로 맞닥뜨린 상황에서 슈팅이 아쉽게 골키퍼 몸에 맞고 골라인을 벗어났다.

사우디도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후반 7분 페널티박스 우측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알함단이 올렸는데, 문전 앞으로 향항 공을 김승규가 선방으로 쳐냈다. 

황희찬의 날카로움도 돋보였다. 후반 10분 설영우의 크로스가 조금 높게 전달되며 페널티박스 우측에 위치한 황희찬에게 이어졌다. 황희찬은 상대 수비를 앞에 두고 곧바로 드리블 돌파를 시도했고, 수비를 제쳐낸 후 슛을 시도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사우디는 역습을 통해 기회를 만들어갔다. 후반 17분 알함단의 패스를 받은 알-도사리가 돌파를 시도하며 페널티박스 안까지 진입했지만, 부심이 깃발을 들고 오프사이드를 선언하며 공격이 마무리되지 못했다. 



한국은 황희찬이 위치한 좌측을 주 공격 루트로 활용하며 공격 기회를 노렸다. 황희찬은 후반 20분 날카로운 돌파를 통해 문전 앞까지 진출했지만, 알샤라니에게 마지막 순간 막히며 패스가 중앙에 위치한 손흥민과 조규성 쪽으로 향하지 못하고 골라인을 벗어났다. 

다소 소강 상태로 접어든 경기 흐름이 이어지자, 한국은 교체로 변화를 줬다. 후반 24분 조규성과 황희찬을 빼고 황의조와 문선민을 투입하며 추가골을 위한 공격진 교체를 감행했다. 

김민재의 적극적인 수비로 위기를 넘겼다. 후반 27분 페널티박스에서 알함단이 공을 잡으며 위협적인 상황이 연출될 수 있었는데, 김민재가 알함단이 공과 살짝 멀어진 틈을 비집고 소유권을 따내고 수비 진영에서 걷어내며 상대 공격 기회를 차단했다.

사우디는 한국이 체력이 떨어진 틈을 노리고 계속해서 수비 뒷공간으로 침투했다. 후반 35분 알 도사리가 침투를 통해 한국 수비 뒷공간을 노려 공격 기회를 잡았지만 슈팅은 이기제에게 막히고 말았다. 

한국도 교체 투입된 선수들을 통해 기회를 잡았다. 후반 38분 황의조가 수비 뒷공간에 침투하며 패스를 받아 사우디 페널티박스 우측을 돌파했고, 낮고 빠른 크로스를 올렸다. 문선민이 문전 앞에서 공을 잡았지만, 수비가 바로 앞에 위치하며 슈팅이 곧바로 튕겨 나왔다. 

후반 막판 지친 모습을 보여준 손흥민과 황인범을 불러들인 한국은 이순민과 오현규를 투입해 중원과 공격에 교체를 단행했다. 이순민은 지난 경기 A매치 데뷔에 이어 두 경기 연속 교체 출전으로 경기를 소화했다. 

김민재는 육탄 수비로 사우디 공격을 저지했다. 후반 추가시간 사우디가 시도한 침투패스를 빠른 압박으로 끊어내고 곧바로 전진해 다시 시도한 패스마저 걷어냈다. 

후반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사우디가 득점을 터트리지 못하며 한국은 1-0으로 승리했고, 클린스만 부임 이후 첫 승에 성공했다.

클린스만은 이번 사우디전에서 진땀승을 거두며 경질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그간 따내지 못했던 승리로 인해 한국 대표팀을 맡았던 외국인 감독 중 최초로 5경기 연속 무승 기록을 이어갔던 클린스만은 해당 기록을 6경기까지 이어가지 않고 마감했다. 



다만 이번 경기에서도 한국은 압도적인 경기력이 아닌 다소 아쉬운 부분이 많이 드러났다. 조직력이 엉성한 사우디를 상대로 점유율에서 48%로 상대에 밀렸으며, 9개의 유효슈팅을 기록했지만, 득점으로 연결된 것은 조규성의 헤더, 하나뿐이었다.

또한 클린스만에 대한 평가는 경기 결과뿐만 아니라 그간의 재택 근무와 사적인 일정 문제까지 존재하기에 비판 여론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클린스만은 비판이 계속되던 지난 9월에도  A매치 소집선수 명단 발표까지 기자회견이 아닌 보도자료로 진행하며 독자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이후에도 한국 복귀 대신 유럽에 머물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추첨에 참석하는 등 대표팀과는 크게 연관성을 찾기 어려운 행사들에 모습을 드러내며 이번 A매치 준비에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가늠하기 어렵게 했다. 

결국 이번 경기로 추가적인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이는 클린스만이 10월 A매치부터 이어지는 향후 일정에서 대표팀에 임하는 자세와 경기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지 여부에 많은 관심이 쏠릴 예정이다. 

사우디전을 마친 태극전사들은 내달 두 차례 친선 경기를 치르며 2026 월드컵 본선 준비와 2023 아시안컵 모의고사를 벌이게 된다. 우선 10월13일 북아프리카 강호로 카타르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에서 프랑스를 이겼던 튀니지와 첫 경기를 하게 되며 17일에는 베트남을 상대한다. 킥오프 시간은 두 경기 모두 오후 8시다. 장소는 튀니지전은 서울월드컵경기장이고 베트남전은 수원월드컵경기장이다.

튀니지는 1998 프랑스 월드컵부터 지난 7차례 월드컵 중 5차례 본선에 오르는 등 아프리카에서 꾸준한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비록 5번 모두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으나 2018 러시아 월드컵과 지난 카타르 월드컵에선 1승씩 챙기며 자존심을 세웠다.



한국 축구가 동남아 팀과 홈에서 A매치를 치르기는 지난 1991년 대통령배에서 인도네시아를 초청한 이후 32년 만이다. 베트남전 초청 이유에 대해 대한축구협회는 내년 아시안컵에서 상대 밀집 수비에 대비하기 위한 클린스만의 요청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클린스만은 "나도 강팀과 하고 싶었으나 유럽선수권 예선이 벌어지는 등 여의치 않았다"며 어쩔 수 없이 베트남과 경기하는 상황이라고 사실상 반박했다.

대표팀은 10월 A매치 뒤엔 2026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에 돌입한다. 우선 11월16일엔 홈에서 2차예선 C조 1차전을 치르는데 아직 상대국이 결정되지 않았다. 오는 10월12일과 17일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열리는 괌-싱가포르 승자와 붙는다. 싱가포르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58위, 괌이 204위여서 싱가포르 전력이 객관적으로 우위에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어 11월21일엔 C조 2차전 중국 원정을 한다. 

사우디전이라는 고비를 넘긴 클린스만이 오는 10월 A매치를 앞두고 대표팀과 자신에 대한 여론을 바꿀 수 있는 행보를 보여줄지, 이후 경기에서 연승 행진을 기록할 수 있을지에도 큰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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