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롯데 자이언츠 래리 서튼 감독이 건강상의 이유로 자진 사퇴했다. 이종운 수석코치가 지휘봉을 잡는다.
롯데는 28일 "래리 서튼 감독이 27일 사직 KT전 경기 후 건강상 사유로 감독직 사의를 표하여 구단은 숙고 끝에 서튼 감독의 뜻을 존중하고 수용키로 했다"며 "29일 대전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부터 이종운 수석코치의 감독 대행체제로 잔여 시즌을 이어나간다"고 발표했다.
서튼 감독은 지난 17일 사직 SSG전을 앞두고 어지럼증을 호소, 보호 차원에서 경기를 지휘하지 않고 이조운 수석코치가 선수단을 이끌었다. 당시 경기를 앞두고 서튼 감독이 쓰러졌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는데, 이 말에 서튼 감독은 "쓰러지지는 않았지만 병원에 갔다온 건 맞다. 건강검진 차원이었다"고 말했다.
이후 서튼 감독은 건강을 회복하는 듯 보였으나 17일 KT전을 앞두고 다시 어지럼증을 호소했고, 이날은 경기 전 감독 브리핑부터 이종운 수석코치가 대신했다. 하지만 이날 롯데는 KT에게 1-2 석패를 당하면서 7연패 수렁에 빠지고 말았다.
올 시즌 롯데는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4월 승률 1위(0.636)로 5월을 맞이한 롯데는 상승세를 이어가며 줄곧 상위권을 유지했다. 그러나 3위를 지키던 롯데는 6월 승률 0.360으로 기세가 꺾였고, 7월에는 급기야 17경기 5승12패로 10팀 중 가장 낮은 승률(0.294)을 기록하며 순위가 가파르게 내려앉았다.
이 과정에서 잡음도 있었다. 롯데는 6월 말 코칭스태프 간의 불화설에 휩싸였다. 일부 코칭스태프가 서튼 감독에게 항명을 했다는 의혹이 돌았고, 이와 동시에 코칭스태프 보직 변경이 발표됐다. 구단이 설명한 이유는 "팀과 선수단의 분위기를 바꾸고 쇄신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배영수 1군 메인 투수코치가 퓨처스 투수 총괄로 내려갔고, 1군 수석코치와 메인 타격코치를 겸했던 박흥식 코치가 타격코치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때 이종운 퓨처스팀 감독이 1군 수석코치로 자리를 옮겼고, 김현욱 컨디셔닝 코치가 배영수 코치의 이동으로 빈자리가 생긴 1군 메인 투수코치를 맡았다.
서튼 감독은 불화설에 선을 그으며 "팀에 문제는 없다. 지금은 좋은 하모니, 좋은 에너지가 팀에 있기 때문에 6월에 좋지 않았던 부분을 바꾸기 위해서 코칭스태프 보직을 바꿨다. 코칭스태프 미팅에서 팀이 부족했던 부분들, 성장해야 할 부분들에 대해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이후 롯데의 순위는 계속해서 하락세를 보였으나, 8월 들어 다시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8월 중순에는 당시 2위였던 SSG 랜더스와의 3연전을 모두 쓸어담고 4연승을 올리며 5할 승률에 근접했다. 하지만 이후 내리 7경기에서 패하며 상승세를 탔던 분위기가 급격하게 꺾였고, 가을야구에 대한 희망도 점차 사라져 갔다.
이런 상황에서 이종운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게 됐다. 롯데의 감독 자리가 어색하지 않은 인물이다. 이종운 대행은 지난 2015년 롯데의 16대 감독으로 선수단을 이끌었다. 그러나 첫 10구단이자 144경기 체제였던 2015년 롯데는 66승1무77패(승률 0.462)를 기록하며 8위에 자리했고, 이종운 감독은 정규시즌이 끝난 뒤 경질됐다.
그리고 대행이지만 8년 만에 롯데의 감독 자리로 돌아왔다. 현재 롯데는 50승58패로 7위에 머무르고 있다. 5위 KIA 타이거즈(52승2무50패)와는 5경기차로 벌어져 있고, 오히려 8위 삼성 라이온즈(48승1무61패)와 2.5경기차로 가깝다. 포스트시즌 가능성이 거의 희박해진 현재, 어수선한 분위기를 수습하고 최대한 '기세'를 다시 끌어올려야 하는 책임을 맡았다.
올 시즌 이종운 감독대행에게 주어진 경기는 36경기. 9월에는 박세웅과 나균안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차출로 더 쉽지 않은 승부를 해야 할지도 모른다. 일단은 7연패를 끊고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것이 급선무다.
롯데는 이번 주중시리즈 대전에서 한화를 만난다. 29일 선발투수로는 롯데 찰리 반즈, 한화 이태양이 예고됐다. 한화 역시 6연패 수렁에 빠진 가운데, 만약 롯데가 한화에게 져 8연패에 빠진다면 한화가 6연패를 끊고, 7위 롯데와 9위 한화의 경기차는 3.5경기차로 줄어들게 된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