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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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형 유격수'에서 '공격도 잘하는 유격수'로...박찬호, 데뷔 첫 황금장갑 정조준?

기사입력 2023.08.25 14:32 / 기사수정 2023.08.25 14:32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수비형 유격수', 혹은 '반쪽짜리 유격수'라는 꼬리표가 늘 따라다녔다. 그러나 올 시즌은 확실히 예년과 다르다는 평가가 많다. KIA 타이거즈의 5강 싸움에 힘을 보태고 있는 내야수 박찬호가 그 주인공이다.

2014년 1군에 데뷔한 박찬호는 2019년부터 매 시즌 130경기 이상 출전하면서 내야진의 한 축을 책임졌고, 2019년(39개)과 지난해(42개)에는 도루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수비, 주루에 있어선 이미 검증이 끝났다.

수비와 주루 능력에 비해 비교적 아쉬움이 남았던 공격력도 어느 정도 끌어올린 박찬호는 올 시즌 101경기 356타수 106안타 타율 0.298 2홈런 39타점 21도루 OPS 0.725를 기록 중이다. 이대로라면 '커리어하이' 시즌이 유력하다.



특히 24일 수원 KT 위즈전은 박찬호의 존재감이 그대로 나타나는 경기였다. 앞선 두 타석에서 범타로 물러난 박찬호는 팀이 1-2로 끌려가던 6회초 1사에서 내야안타로 출루했고, KT 2루수 이호연의 송구실책이 더해져 단숨에 1사 2루의 기회를 마련했다. 여기에 후속타자 나성범의 안타 때 홈을 밟으면서 2-2 균형을 맞추는 데 성공했다.

KIA는 6회말 장성우의 1타점 적시타로 다시 리드를 허용했지만, 다시 불씨를 살린 건 박찬호였다. 8회초 1사에서 7구 승부 끝에 KT의 우완 영건 박영현으로부터 볼넷을 얻어냈다. 이어진 2사 1루에서는 2루 도루 이후 최형우의 안타 때 홈으로 향하면서 다시 한 번 3-3 균형을 맞췄다.

수비에서도 박찬호의 진가가 돋보였다. 2사 3루에서 장성우의 땅볼 타구가 3루수 김도영에 굴절됐는데, 뒤에서 이를 잡은 박찬호가 빠르게 1루로 공을 던져 타자주자 장성우를 잡아냈다. 자칫 KT 쪽으로 분위기가 넘어갈 뻔했던 상황이었는데, KIA로선 박찬호의 호수비 하나로 팽팽한 균형을 계속 이어갈 수 있게 됐다.



경기 중반 열심히 밥상을 차리면서 '조연' 역할을 했던 박찬호가 마지막에는 '주연'으로 거듭났다. 9회초 2사 만루에서 KT 마무리투수 김재윤의 6구 포크볼을 공략해 우전 안타를 쳤고, 3루주자 홍종표와 2루주자 김도영을 홈으로 안내했다. KIA가 리드를 되찾는 순간이었다.

1루를 밟은 박찬호는 2사 1·3루 후속타자 나성범의 큼지막한 3루타 때 득점을 올리면서 확실하게 승기를 굳혔다. 이날 그의 성적은 4타수 2안타 2타점 3득점 1볼넷. 안타 또는 볼넷으로 누상에 나갈 때마다 득점을 기록하면서 11연속 위닝시리즈에 도전하던 KT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더 이상 박찬호는 수비만 잘하는 유격수가 아니라는 걸 스스로 증명해 보였다.




'1위 팀 유격수' LG 트윈스 오지환과 SSG 랜더스 박성한 등 쟁쟁한 경쟁자가 있지만,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다면 박찬호가 골든글러브를 수상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황금장갑을 품는 게 더 이상 꿈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박찬호의 수상이 현실이 된다면 KIA로선 2017년 김선빈 이후 6년 만에 유격수 골든글러브 수상자를 배출할 수 있다.

일단 40경기 넘게 남아있는 만큼 지금은 성적이 우선이기는 하지만, 매 경기 최선을 다하다 보면 상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기 마련이다. 아쉬움을 털어낸 박찬호는 '완성형'에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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