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KIA 타이거즈 좌완 영건 이의리가 재정비의 시간을 갖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웠다.
이의리는 지난 22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4이닝 4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76구를 던진 이의리는 5회말에 앞서 장현식과 교체됐고, 곧바로 병원으로 이동해 검진을 받았다. 사유는 어깨 통증.
큰 부상은 아니었다. KIA 구단은 23일 "이의리는 검진 결과 견쇄관절 부분의 단순 염증 소견을 받았다"며 "선수 보호 차원에서 엔트리 말소 예정이며, 선발 로테이션 한 턴 정도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고 이의리의 몸 상태를 설명했다. 소속팀 KIA는 물론이고 류중일 감독 체제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준비 중인 야구대표팀에게도 아찔한 순간이었다.
이의리는 프로 데뷔 첫해였던 2021년부터 한 단계씩 성장했고, 지난해에는 29경기 154이닝 10승 10패 평균자책점 3.86으로 풀타임 시즌을 보냈다. 직전 시즌(94⅔이닝)에 비하면 확실히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모습이었다.
또한 이의리는 올 시즌 개막에 앞서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해 예년보다 일찍 몸 만들기에 돌입했다. 비록 대표팀은 예선 탈락으로 일찌감치 대회를 마감했지만, 그는 2021년에 개최된 2020 도쿄올림픽에 이어 자신의 두 번째 국제대회에서 많은 걸 배웠다. 경험을 쌓는 것만으로도 큰 자산이 됐다.
그래서일까, 이의리는 시즌 개막 이후 두 달 넘게 순항을 이어갔다. 6월 4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5이닝 2피안타 4사사구 8탈삼진 무실점)이 끝난 뒤에는 "훈련량을 많이 가져가면서 힘이 붙은 것 같다"며 "어렵다가도 (영점이) 잘 잡힐 때가 있는 것 같고, 그걸 많이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즈금은 괜찮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런 이의리가 6월 16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에서 3⅔이닝 7실점으로 부진하더니 이후 2경기에서 내리 패전을 떠안았고, 결국 KIA는 6월 28일 이의리를 2군으로 내려보냈다. 올 시즌 이의리의 첫 2군행이었다. 부진에 대한 책임보다는 2군에서 휴식을 취하고 건강하게 돌아오길 바랐던 게 코칭스태프의 바람이었다.
KIA의 바람대로 '푹 쉰' 이의리는 더 강해졌다. 그복귀 후 첫 등판이었던 지난달 8일 KT 위즈전에서 5이닝 3피안타 2사사구 8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고, 후반기 첫 등판이었던 28일 광주 롯데전에서 6이닝 4피안타 3사사구 8탈삼진 3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특히 이의리는 후반기 돌입 이후 4경기에서 줄곧 5이닝 이상을 던졌고, 그중 3경기에서 6이닝을 책임졌다. 흐름이 좋았던 전반기에도 이렇게 평균적으로 6이닝을 끌고 간 적을 찾기 힘들 정도로 이의리에게 '휴식'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듯했다.
그러나 150km/h에 육박했던 직구 구속이 135km/h까지 떨어지는 등 22일 KT전의 이의리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결과적으로 전반기에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거르고 올스타 휴식기 전후로 2주 넘게 휴식을 취한 것만으로는 부족했다는 것이다.
프로 3년 차인 이의리가 선발로 풀타임을 뛰는 건 올 시즌이 두 번째다. 게다가 국제대회 이후 곧바로 정규시즌에 돌입해야 했던 이의리로선 그 어느 때보다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었다.
일단 KIA는 23일 KT와의 원정경기가 우천으로 최소되기에 앞서 이의리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시켰다. 상태가 심각하지 않은 만큼 KIA는 이의리가 한 턴 거르고 1군에 돌아오는 것을 구상하고 있다.
단순 염증이라고 가볍게 넘길 문제는 아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또 팀의 현재와 미래를 모두 잡기 위해서는 철저한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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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