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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라이벌 아스널전서 시즌 2호골 폭발

기사입력 2006.05.13 07:35 / 기사수정 2006.05.13 07:35

손병하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박지성이 10일 새벽(이하 한국시각) 홈구장인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05-200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3라운드 아스널 FC전에서 후반 2-0 승리를 결정짓는 천금같은 추가골을 성공시키며 팀의 9연승 행진을 이끌었다.

▲ 루니와 박지성의 골로 아스널에 2-0으로 승리한 사실을 전하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홈페이지.
ⓒ manutd.com
1-0의 불안한 리드가 이어지던 후반 33분 맨유는 오른쪽 터치 라인에서 게리 네빌이 쇄도하던 웨인 루니에게 전진 패스를 내줬고 루니는 아스널의 수비수인 센데로스의 태클을 피하며 레만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만들었다.

루니는 반대편에서 쇄도하던 박지성에게 오른발 인사이드로 연결했고, 박지성은 조금 뒤쪽으로 오는 패스를 넘어지면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추가골을 성공시켰다.

후반 9분 터진 루니의 선제골로 1-0으로 아슬아슬하게 앞서 있던 맨유로서는 정말 달콤한 골이었다.

지난 6일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치른 아스널은 선수들의 피로 회복을 위해 선발 명단에서 제외했던 티에리 앙리와 패트릭 융베르이를 후반 연거푸 투입하며 반전을 꾀하고 있었다.

아스널이 앙리와 융베르이의 가세로 조금씩 힘을 얻고 있던 시점에서 박지성이 아스널의 기세를 단번에 꺾는 멋진 골을 성공시켜 리그 9연승은 물론이고 우승에 대한 희망의 불씨도 지켜나갈 수 있게 됐다.

이 골로 박지성은 지난 2월 5일 풀럼전에서 프리미어리그 데뷔골을 쏜 이후 두달여만에 리그 2호 골을 터뜨리는 기염을 토했다.

퍼거슨 감독의 믿음에 보답한 박지성

그동안 아스널, 리버풀, 첼시 등 리그 정상급 팀과의 경기에서 선발 출장하지 못했던 박지성은 이날 경기에서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했다.

이날 경기가 리그 우승을 위해 반드시 이겨야 할 경기였다는 점, 그리고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는 라이벌 아스널과의 대결이었다는 점을 상기시키면 퍼거슨 감독이 박지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시킨 대목이었다.

그리고 박지성은 그런 퍼거슨 감독의 기대에 충분히 부응하며 맨유에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입증해 보였다.

박지성은 전반부터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전반 초반 아스널의 거센 공세에 밀린 맨유는 잔뜩 웅크리고 있었다. 박지성도 수비에 치중하며 아데바요르와 반 페르시에 흘렙 등 아스널의 공격진을 막는 데 주력했다.

전반 초반 몰아친 아스널의 공격을 잘 방어한 맨유는 조금씩 경기의 주도권을 쥐며 살아나기 시작했고, 박지성도 활발한 돌파와 패스를 선보이며 아스널의 문전을 위협했다.

전반 17분에는 실베스트르의 패스를 받아 왼쪽 터치라인을 타고 들어가 아스널의 수비수를 따돌리며 돌파에 성공했다. 그러나 상대의 태클에 걸려 넘어지면서 코너킥을 얻는 데 만족해야 했다.

공수에 걸쳐 종횡무진 활약

또 전반 38분에는 왼쪽 측면에서 반 니스텔루이에게 정확한 왼발 크로스를 올려 줬지만 반 니스텔루이의 헤딩 슈팅이 골키퍼 레만에게 잡히면서 도움을 추가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박지성은 이어진 공격에서도 수비수를 절묘하게 따돌리며 아스널의 측면을 허물었지만 막판 상대 수비수에게 차단당해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활발한 공격은 물론이고 전반 상대 공격의 예봉을 차단하는 수비에서 움직임도 좋았다. 언제나처럼 중원에서부터 아스널의 공격을 차단하는 데 적극성을 보인 박지성은 전반 12분과 24분 상대 패스를 차단하며 공격으로 전환하는 데 시발점이 됐다.

후반에도 박지성은 확실한 수비 가담과 더불어 위치를 가리지 않는 공격플레이로 아스널 수비를 괴롭혔다. 특히 공격에서는 중앙 미드필더로 나선 라이언 긱스와 자주 위치를 바꾸며 공격을 전개해 아스널의 수비진을 곤혹스럽게 했다.

후반 18분 박지성이 공을 잡자 순간적으로 아스널 선수가 무려 4명이나 달라붙어 박지성을 압박했지만 볼을 빼앗기지 않으며 상대의 파울을 유도해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지난 3월 잦은 장거리 이동으로 체력과 컨디션 저하가 염려됐던 박지성은 맨유로서는 매우 중요한 경기인 아스널전에서 활발한 움직임과 추가골까지 터뜨려 맨체스터의 연승 행진에 힘을 보탰다.

앞으로 5경기만을 남기고 있는 맨유가 과연 첼시를 잡고 극적인 역전 우승 드라마를 쓸 수 있을지, 그리고 그 중심에서 박지성이 어떤 활약을 펼쳐 보일지 많은 축구팬의 관심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 향하고 있다.


손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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