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전, 김지수 기자) "마음이 무거웠을 동생들을 위해 꼭 치고 싶었다."
두산 베어스 '캡틴' 허경민이 후반기 좋은 타격감을 이어가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승부처에서 더 큰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바탕에는 책임감이 있었다.
허경민은 1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시즌 13차전에 9번타자 겸 3루수로 선발출전해 4타수 2안타 1홈런 4타점 2득점 1볼넷을 기록, 두산의 11-4 대승을 이끌었다.
허경민은 이날 첫 타석부터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다. 두산이 1-0으로 앞선 2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한화 선발투수 한승혁을 상대로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렸다. 시즌 5호 홈런이자 후반기 두 번째 손맛을 보며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했다.
허경민의 활약은 계속됐다. 두산이 4-0으로 앞선 3회초 2사 만루 찬스에서 바뀐 투수 이태양에 3타점 2루타를 쳐냈다. 좌중간을 깨끗하게 가르는 날카로운 타구를 날려보내며 게임 흐름을 두산 쪽으로 완전히 가져다줬다.
허경민은 최근 연속 경기 안타 행진을 '6'으로 늘리고 시즌 타율도 0.274(307타수 84안타)까지 끌어올렸다. 8월 9경기에서 타율 0.314(35타수 11안타) OPS 0.928로 맹타를 휘두르며 전반기 막판 주춤했던 타격 페이스가 정상 궤도를 찾은 모양새다.
허경민은 "첫 타석 홈런은 어떻게든 좋은 포인트에서 치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실투가 들어왔다"며 "대전에서 한 번씩 좋은 기억이 있는데 오늘이 그런 좋은 날이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3회초 싹쓸이 2루타의 경우 평소보다 더 집중력을 발휘했다. 김인태, 장승현이 각각 내야 뜬공, 삼진으로 물러난 상황에서 자신이 해결하지 못하면 후배들이 크게 자책하고 고개를 숙일 것 같은 부분이 가장 걱정됐다.
허경민은 "무사 만루에서 동생들(김인태, 장승현)이 못 쳐서 마음의 짐이 있었을 것 같았고 내가 해결해서 꼭 그 짐을 덜어주고 싶었다"며 "2루타를 치고 세리머니가 컸던 건 동생들 생각에 그랬다. 다들 너무 잘해주고 있으니까 부담 갖지 말고 지금처럼만 해줬으면 좋겠다"고 메시지를 전했다.
또 "최근 9번 타순에서 잘 치고 있지만 계속 9번에서 있을 생각은 전혀 없다. 구단에서 내게 좋은 계약(6년 총액 85억원)을 해주신 만큼 상위 타순에서 부담을 가지면서 해야 하는데 올 시즌 그렇지 못했다. 9번타순에서 플레이하는 건 내 스스로에 많이 창피한 일이지만 그래도 지금은 매 경기 팀 승리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도 "3회초 만루 찬스에서 허경민의 3타점 2루타로 승기를 가져왔다"며 주장의 활약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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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