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김민재가 바이에른 뮌헨 합류에 결정적이었던 토마스 투헬 감독과의 통화에 대한 당시 감정을 밝혔다.
김민재는 2022/23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 우승 주역이 되면서 유럽 5대 리그 데뷔 시즌에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지난 2021년 중국 베이징 궈안에서 튀르키예 페네르바체로 이적, 유럽 무대에 발을 들여놓은 김민재는 이후 1년 만에 나폴리로 이적하면서 빅리그 데뷔에서 월드클래스 수비수로 성장하는 데 성공했다.
김민재는 강한 수비력을 선보여 나폴리가 디에고 마라도나 시대 이후 33년 만에 세리에A를 제패하는 핵심 동력이 됐다. 팀 우승은 물론이고 세리에A 시즌 베스트 11, 이어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로도 선정되는 큰 기쁨을 누렸다.
엄청난 활약을 선보인 김민재를 유럽의 빅클럽들이 가만 놔두지 않았다. 김민재는 나폴리와 지난 2022년 여름 5000만 유로(약 700억원)에 바이아웃 조항을 체결했는데 이를 내고 김민재는 올여름 데려가겠다는 구단들이 줄을 섰다. 초반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적이 거론됐으나 주축 수비수 뤼카 에르난데스를 프랑스 PSG로 이적시킨 뮌헨이 그 돈을 갖고 김민재 영입전에 가세해 김민재를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이런 가운데 김민재가 뮌헨 합류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결정적이었던 투헬 감독과의 전화에 대해 직접 언급했다.
독일 매체 '스포르트 빌트'는 9일(한국시간) "김민재는 첫 인터뷰에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공개했다"라고 보도했다.
스포르트 빌트는 "김민재는 올여름 나폴리에서 뮌헨으로 이적했다. 스포르트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가장 힘든 상대와, 뮌헨에서의 시작 등을 설명했다"라고 언급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민재는 이번 인터뷰에서 투헬 감독과의 전화에 대해 "그 전화는 매우 결정적이고 감동했다. 투헬 감독은 나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말했다. 그는 나와 내 경기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속속들이 이야기해 줬다, 그뿐만이 아니다. 그는 나에 대한 명확한 계획도 갖고 있다. 매우 상세했다. 나에게 큰 느낌과 자신감, 안정감을 주었다"라며 투헬 감독이 뮌헨 이적 전 전화에서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를 직접 밝혔다.
이어 "내 경기와 나의 강점에 대한 그의 생각은 내 생각과 정확히 일치했다. 투헬과의 대화에서 즉시 결정했다"라며 자신의 강점과 경기력을 알아본 투헬 감독이 뮌헨 이적에 결정적이었다고 인정했다.
실제로 김민재는 뮌헨 이적 당시에도 투헬 감독이 굉장히 원했던 선수라고 알려졌다. 독일 매체 '탁 24'도 "뮌헨은 김민재 이적을 성사했으며, 누락된 것은 공식 발표뿐이다. 김민재는 에르난데스의 대체자로 마티아스 더리흐트, 다욧 우파메카노와 수비진의 핵심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투헬 감독은 김민재라는 센터백 자리의 꿈의 선수를 얻었다"라며 김민재 영입에 찬사를 보내기도 했었다.
김민재는 최근 경기력을 언급하며 군사 훈련과 가장 어려웠던 상대 등을 꼽기도 했다. 그는 군사훈련에 대해서는 "훈련은 운동 선수들의 신체 조건에는 적합하지 않다. 훈련 이후 다른 선수들보다 뒤처졌다. 하지만 올바른 준비를 하고 있다. 브레벤과의 개막전에서는 예전 모습을 유지하고 싶다"라며 훈련 이후 아직까지 몸 상태로 인해 고전하고 있지만, 개막전까지 완벽하게 준비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가장 어려웠던 상대로는 세리에A 시절 상대한 올리비에 지루를 꼽았다. 그는 "지루는 강하고, 헤더가 뛰어나고 지능적이다. 그는 패스도 하며 골을 넣을 수도 있다"라고 평가했다.
뮌헨의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 가능성에 대해서는 "뮌헨 선수로서 챔피언스리그에 집중할 의무가 있다. 구단은 우승을 위한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단기적인 일들도 단계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주전으로 초반 경기들을 이기고 싶다"라며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시즌 초반 단기 목표까지 밝혔다.
한편 김민재는 뮌헨의 차기 시즌 개막을 앞두고 프리시즌 3경기 연속 선발로 출전하며 경기 감각을 끌어올렸다.
김민재는 뮌헨 유니폼을 입고 처음 뛰었던 가와사키전에서는 전반 11분에는 상대 진영에서 패스를 끊어낸 후 페널티박스 왼쪽 공간까지 직접 돌파하는 저돌적인 드리블을 시도해 박스 안으로 크로스를 올리는 모습을 보여줬으며, 전반 29분에는 상대 드리블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공이 흐르며 돌파가 허용되자, 곧바로 빠른 속도로 상대 공격수를 따라잡아 볼을 끊어내 수비력도 과시했다.
투헬 감독은 기자회견을 통해 "매우 만족한다. 오늘 경기는 김민재의 첫 경기였다. 그는 매우 열심히 훈련하고 잘 해내고 있다"라며 첫 경기임에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언급했다.
가와사키전을 준수하게 마무리한 김민재는 리버풀전에서 공격포인트까지 기록했다. 김민재는 전반 33분 후방에서 길게 찔러준 패스가 리버풀 수비를 모두 통과해 그나브리에게 연결됐다. 공을 받은 그나브리는 오른발 바깥으로 돌려놓으면서 뒤따라오던 마팁을 제쳤고, 오른발로 침착하게 골문 안에 밀어 넣었다.
투헬 감독은 가와사키전에 이어 리버풀전에서도 김민재에 대한 강한 믿음을 드러냈다. 그는 경기 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영입생 김민재와 뱅자맹 파바르, 다요 우파메카노가 바이에른 뮌헨에서 세계 최고의 중앙 수비수가 될 자질을 갖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받자 "매우 쉬운 질문이다"라고 답변했다. 김민재를 비롯한 3명의 수비수가 월드 클래스 센터백이 될 만한 재능을 갖고 있다는 건 설명이 필요 없는 당연한 이야기라는 의미이다.
함께 사전 기자회견에 참여한 더리흐트도 "당연히 우리 팀엔 훌륭한 센터백이 4명이나 있다"라며 "그들이 훌륭하지 않더라면 이 빅클럽에서 뛰지 못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더리흐트는 경기 후에도 김민재의 활약상에 대해 "우리가 좋은 경기를 했고 만족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좋은 팀을 상대했고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좋은 팀을 상대로 쉬운 경기는 아니었다. 새로운 선수들이 협력하고 잘 적응한 걸 확인해 좋았다"라며 김민재의 협력과 적응을 칭찬했다.
다만 마지막 경기였던 AS 모나코와의 경기에서는 약간은 아쉬운 모습을 노출하며, 시즌 개막전에서는 더 많은 집중이 필요하게 됐다.
파상공세를 펼치던 뮌헨은 전반 28분 수비 실수로 선제 실점을 허용했다. 다름 아닌 김민재가 동료 수비수에게 패스한 것을 모나코 러시아 공격수 알렉산드르 골로빈이 가로채 슛으로 쏜 것이다. 울라이히가 다행히 쳐내서 실점하지 않았으나 이어진 상황에서 다시 골을 빼앗겨 전반 29분 미나미노의 페널티지역 정면 왼발 슛으로 기어코 실점하고 말았다.
독일 매체 AZ는 "김민재의 실수는 비쌀 것"이라며, 이날 모나코전에서 출전했던 뮌헨 선수들 중 김민재에게 가장 낮은 평점 5점을 부여했다. 매체별로 다르지만 독일 언론들은 보통 1~5점 혹은 1~6점으로 평정을 매긴다. 독일 매체의 평점은 숫자가 낮을수록 좋은 활약을 펼쳤다는 의미이다. 그렇기에 모나코전에서는 확실히 김민재가 아쉬운 모습을 보였던 것으로 보인다.
김민재는 아직까지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은 상황이기에 프리시즌 경기에서의 실책이 정규 시즌으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오는 13일 오전 3시 45분에 열리는 RB라이프치히와의 DFL(독일축구리그)-슈퍼컵을 통해 뮌헨 정규 시즌 데뷔를 앞둔 김민재가 모나코전을 만회하고, 투헬 감독이 전화 통화에서 드러낸 강점과 기대에 어울리는 경기를 보여줄 수 있을지도 뮌헨 팬들의 큰 관심을 받을 전망이다.
사진=AFP, EPA, 로이터/연합뉴스, 바이에른 뮌헨 공식 홈페이지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