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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윔블던 특집 ②] '윔블던 히로인' 윌리엄스 자매, "우리가 돌아왔다"

기사입력 2011.06.21 17:12 / 기사수정 2011.06.21 17:15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폐색전증 때문에 한동안 고생했지만 지금은 많이 완쾌됐다고 봅니다. 메이저대회에서 13번 정상에 올랐지만 저는 여전히 이기기를 원하고 있어요. 멈춰야한다고 생각한 적은 결코 없었습니다.”

그녀가 1년 만에 돌아왔다. 여자 테니스를 평정한 세레나 윌리엄스(30, 미국, 세계랭킹 25위)가 자신의 고향과도 같은 윔블던 올잉글랜드 클럽에 나타났다.


윌리엄스는 강력한 파워와 뛰어난 경기 운영으로 지난해까지 세계랭킹 1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윔블던에서만 4번(2002, 2003, 2009, 2010) 정상에 오른 세레나는 폐색전증(폐혈관이 혈전으로 막히게 되는 질환)을 극복하고 1년 만에 코트에 복귀했다.

윌리엄스는 지난 16일(한국시간) 영국 서섹스의 이스트본에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애곤 인터내셔널에서 복귀전을 가졌다. 결과는 2회전 탈락이었다. 오랜만에 복귀한 세레나 윌리엄스의 상태도 최상이 아니었다. 게다가 상대는 현 세계랭킹 3위인 베라 즈보나레바(27, 러시아)였다.

1년 만에 벅찬 상대를 만난 세레나는 자신의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그러나 세레나의 진정한 복귀 무대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윔블던이다. 이 대회에 초점을 맞추고 모든 것을 준비해온 세레나는 개인 통산 14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에 도전한다.

건강을 회복한 세레나에게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다. 바로 친언니인 비너스 윌리엄스(31, 미국 세계랭킹 30위)이다.

2000년대 여자 테니스는 '윌리엄스 자매의 시대'

윌리엄스 자매는 2000년대 여자 테니스 무대를 이끌어왔다. 여자 경기에서 남자 못지않은 강력한 파워를 선보인 이들은 아기자기한 여자 테니스의 개념을 새롭게 바꿨다.

특히, 윔블던은 윌리엄스 자매의 무대였다. 지난 2000년부터 2010까지 열린 11번의 대회에서 윌리엄스 자매는 서로 합작해 9번 우승을 차지했다. 비너스는 총 5번(2000, 2001, 2005, 2007, 2008) 정상에 등극했고 세레나는 4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000년 이후, 윌리엄스 자매를 제외한 윔블던 여자 단식 우승자는 단 2명이다. 지난 2005년, 17세의 앳된 소녀 마리아 샤라포바(24, 러시아, 세계랭킹 6위)는 결승전에서 세레나를 제압하고 여자 테니스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

그리고 2006년에는 2년 전에 은퇴한 프랑스의 테니스 스타 아멜리에 모레스모가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10년 동안 윔블던의 히로인은 단연 윌리엄스 자매였고 이들의 벽을 넘어선 우승자는 2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 윌리엄스 자매의 위치는 매우 위태롭다. 세계랭킹 30위까지 추락한 비너스는 전성기가 지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1년 동안 공백기가 있었던 세레나의 상황도 좋지 못하다.

이번 대회 우승후보로 손꼽히는 선수는 리나(29, 중국, 세계랭킹 4위)와 캐롤라인 워즈니아키(21, 덴마크, 세계랭킹 1위)이다. 리나는 올 시즌 2번째 메이저대회인 롤랑가로스 프랑스 오픈에서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우승을 차지했다. 동양권 선수로는 드물게 파워와 민첩성을 갖췄고 경기 운영도 노련하다.

'무관의 여제'인 워즈니아키는 올 시즌 5개의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사수하고 있다. 워즈니아키에게 부족한 것은 오로지 메이저대회 우승뿐이다. 지금까지 4대 메이저대회(호주오픈, 프랑스 오픈, 윔블던, US오픈) 우승 경험이 없는 워즈니아키는 '메이저 징크스'를 떨쳐내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영광의 10년'을 보낸 윌리엄스 자매는 고비도 많았다. 하지만, 그 때마다 윔블던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다시 상승곡선을 그렸다.

현재 여자테니스는 '춘추전국시대'다. 워즈니아키는 중요한 고비처에서 번번이 주저앉으며 메이저대회 우승에 실패했다. 킴 클리스터스(28, 벨기에, 세계랭킹 2위)는 부상으로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못한다. 또한, 리나는 큰 경기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기복이 심한 단점이 있다.

1년 전의 세레나는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며 '1인자'다운 기량을 펼쳤다. 남자 선수들에 버금가는 파워와 뛰어난 경기운영 능력이 다시 회복된다면 '1인자 복귀'는 시간 문제다.

비너스는 메이저대회에서 7번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그 중, 5개의 트로피는 윔블던에서 가져온 것이었다. 윔블던의 올잉글랜드 클럽은 비너스가 가장 선호하는 코트 중 하나다.

세레나 윌리엄스는 대회 공식 홈페이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윔블던에 참가하는 심정이 남다르다고 밝혔다.

"한동안 우리는 모두 부진에 빠져있었어요. 서로 상황이 이렇다보니 함께 많은 시간을 보냈죠. 하지만, 우리는 이렇게 함께 돌아왔습니다."



[사진 = 세레나, 비너스 윌리엄스 (C) 윔블던 공식 홈페이지 캡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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