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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능할 것 같았던 '선발 복귀' 현실로, 그만큼 류현진 간절했다

기사입력 2023.07.29 15:00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지난해 6월 2일(이하 한국시간)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한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은 투구수 58개를 소화한 채 이날 경기를 마감했다. 그 후 류현진은 팔꿈치 염증으로 부상자 명단(IL)에 등재됐고, 이게 류현진의 2022시즌 마지막 경기가 됐다.

류현진이 팔꿈치 부상을 당한 건 이게 처음이 아니었다. 돌이켜보면, 꽤 오랜 시간 동안 마음 고생을 했다. 동산고 재학 시절이었던 2004년에 이어 LA 다저스 소속이었던 2016년에도 수술대에 올랐다. 지난해 4월에도 팔꿈치 상태가 좋지 않아 한 달 가까이 자리를 비웠다.

류현진은 2013년 빅리그 데뷔 후 LA 다저스에서 상승 곡선을 그려나가다가 2019시즌이 끝나고 많은 기대 속에서 토론토와 4년 총액 8000만 달러(약 1001억 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시즌이 단축된 2020년에는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 2021년에는 14승 10패 평균자책점 4.37을 기록했다. 성적을 떠나서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맡아줄 수 있는 것만으로도 류현진의 존재감은 팀에 큰 도움이 됐다.



그러나 부상에 발목이 잡힌 류현진은 복귀 시점조차 불투명했다. 선수마다 회복세에 따라서 복귀 시점이 빨라지기도 하고 늦춰지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실전 등판까지의 과정을 감안했을 때 1년 넘는 시간이 걸린다. 더구나 30대 중반에 접어든 점을 감안했을 때 수술을 받은 류현진이 성공적으로 복귀할지 장담할 수 없었다.

당시 미국 매체 '스포르팅 뉴스'는 "류현진은 선수 인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수술을 앞두고 있다. 만약 토미존 수술을 받는다면 내년 시즌 복귀는 어렵다"고 전망했고, 구단과 팬들 모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류현진은 포기하지 않았다. 수술 이후 차근차근 재활 과정을 밟았고, 유산소 운동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병행하면서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 체중 관리를 위해 야식을 줄이는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다.



올해 5월 불펜피칭을 시작한 류현진은 6월 라이브 피칭에 이어 7월에는 네 차례의 재활 등판까지 소화했다. 앞선 세 차례의 등판에서는 42개, 37개, 66개로 투구수를 점차 늘렸고 가장 최근 등판이었던 22일 트리플A 버팔로 바이슨스전에서는 6이닝 85구를 소화했다. 수술 이후 최다 투구수였다. 또한 류현진은 직구 최고 구속을 시속 90.8마일(약 146km)까지 끌어올리며 구위에 있어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25일 다저스와의 원정 경기를 앞두고 류현진의 합류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기대감이 높아진 가운데, 구단은 당장 류현진을 실전에서 선발로 기용하지 않았다. 다만 27일 불펜피칭으로 컨디션을 점검했고, 구단은 8월 2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홈경기에 류현진을 선발로 내보내기로 최종 결정했다.


류현진의 복귀전이 확정되면서 현지 매체도 주목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29일 그의 리더십을 주목했다. 매체는 토론토 동료들은 류현진을 낯선 단어로 부른다. 영어로 빅 브라더(big brother)라고 해석할 수 있는, 한국어 형(Hyeong)이란 단어다"며 "류현진은 멘토 그 이상으로, 전통적인 리더와는 다른 유형의 '형'이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토론토 마운드의 한 축을 맡고 있는 투수 중 한 명인 알렉 마노아의 이야기도 전했다. 마노아는 "올해 6월 투구 조정을 위해 플로리다주 더니든에서 훈련하는 동안 류현진이 저녁을 사주고, 많은 조언도 해줬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또 다른 팀 동료 케빈 고즈먼은 "류현진은 늘 유쾌한 농담을 하고, 우리에게 한국식 바비큐를 사주는 등 한국의 문화를 소개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MLB닷컴은 "류현진은 늘 장난을 치고 있지만, 그보다 어린 선수들이 조언을 구하면 아낌없이 노하우를 전수한다"며 "이에 관해 류현진은 '내가 먼저 겪을 걸, 후배들에게 얘기하는 건 좋은 전수 방식'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사령탑은 물론이고 동료들, 팬들도 '형'의 복귀를 기다렸다. 마운드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주는 일만 남았다.


사진=AP, USA투데이스포츠/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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