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16 01:17

공감+1(3) 순수의 동화 '자전거'

기사입력 2005.12.20 10:17 / 기사수정 2005.12.20 10:17

김종수 기자





공감+1(3) 순수의 동화 '자전거'


꼬마의 눈에 비친 신기한 세상 '자전거'


"엄마? 일어나 봐요, 목욕탕에 귀신 있어."


"넌 만화를 너무 많이 봐서 귀신 밖에 모르니?"


엄마는 놀라 일어나 민기를 따라 목욕탕에 갔습니다.
그곳에는 몸집이 작은 청개구리가 한 마리 있었고 아직도 목욕탕 벽에 물구나무서기를 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거봐라, 아기 청개구리지? 무슨 귀신이야?"


엄마는 민기의 볼을 손으로 툭툭치며 청개구리를 손으로 집어 창문을 열고 청돌이를 꽃 위에 살짝 던졌습니다.
민기는 의심에 찬 커다란 눈을 굴려 살펴보다 또 놀랍니다.
또 한 마리 청개구리가 몸집은 작지만 창문틀에 붙어 앉아있는 것이었어요.
민기도 용감한 척하며 청순이를 손으로 집어 꽃잎 위에 던져 주었습니다.
던져진 청돌이는 떨어진 충격에 아직도 온몸이 부들부들 벌벌 떨립니다.
그런데 언제 곁으로 왔는지 청순이가 와 있는 것이었습니다.
제아무리 용감한 척하는 청돌이지만 높은 곳에서 떨어질 때 받은 충격에 머리가 띵하고 속이 메스꺼웠습니다.


"아이구 속이 너무 메스꺼워, 토할 것 같아! 고소공포증 때문에"


청순이가 엄마처럼 청돌이의 등을 두드려 줍니다. 청돌이가 하늘의 별을 올려다보니 별님들이 깜박깜박 졸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청순아, 별님이 졸면 비가 많이 온대, 우리 빨리 도망가자 어서."

 

'본문중에서'


동화 '자전거'의 주인공 민기, 채 열 살도 되지 않은 어린 꼬마로 집안 식구들 중 가장 막내이다,
또래 중에서는 제법 조숙한 척 말과 행동을 해보이기도 하지만 형과도 열 살이나 나이차이가 나는 관계로 집에만 들어오면 영락없이 아기가 되고 만다.


도시적인 이미지의 섬세한 아빠, 다소 투박하지만 정감 넘치는 엄마, 평소에는 느릿느릿한듯하면서도 위기상황에서는 금새 든든하게 변해버리는 형까지…


귀여운 막내 민기는 가족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민기에게는 항상 '외로움'이라는 감정이 함께 한다.
사랑을 많이 받지 못해서? 민기에게 관심들이 적어서?


아니다.
민기는 누구 못지 않은 풍부한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사랑과 관심만으로는 호기심에 가득찬 민기의 탐구욕을 채워주지는 못한다.


민기에게는 눈으로 보이는 세상 모든 것이 그저 신기하기만 하다.
강아지, 고양이, 달팽이, 청개구리 심지어는 하늘의 별님과 바람결에 흔들리는 풀과 꽃까지도 탐구의 대상이 되고는 한다. 그리고 민기는 이 모든 것들과 대화를 할 수 있다.
항상 좋은 관계로 친구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마음과 꿈으로 모든 사물을 보는 민기에게는 세상은 너무나도 크고 봐도봐도 질리지 않는 꿈나라이다.


주변사람들은 이런 민기를 잘 이해해 주지 못한다.
그나마 엄마가 가장 민기의 수준을 따라와 주지만 때로는 엄마조차 민기의 깊은 곳까지는 모른다.
자전거는 민기의 가장 친한 친구중 하나이다.


넓은 세상을 마음껏 달릴 수 있게 해주고, 곳곳에서 들려오는 바람들의 대화도 귓전에 전달해준다.
때로는 자신의 몸에 상처를 입히기도 하지만 그럴 때마다 민기는 사랑을 먹으며 더욱더 강하게 성장한다.
그리고 민기는 다시 자전거를 탄다.

 

 


한 주부네티즌이 인터넷을 통해 연재하고 있는 동화 같은 소설 '자전거'
판타지, 무협, 로맨스 등이 주류를 이루고있는 인터넷 연재시장에서 분명 흔하게 볼 수 있는 장르의 작품은 아니다.
신선하다는 것은 때로는 특유의 차별성으로 인해 눈길을 끌 수도 있지만 때로는 그것이 낯설음으로 다가와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다.


솔직히 그리 어렵지 않은 내용 같으면서도 '자전거'를 정독하는데는 많은 집중력을 쏟아 부은게 사실이다.


필자 역시 요즘에는 핑계 같지 않은 핑계들을 대며 참으로 책을 멀리했던 것 같다.
아니 어쩌면 동화 같은 소설을 마음속으로 읽어 가는데 꼭 필요한 감수성이나 순수한 마음을 많이 상실한 탓인지도 모르겠다.


글을 읽는 내내 어린아이의 맑은 시선을 맞춰나간다는 것이 쉽지 않음을 느꼈었다.
알면서도 인식하지 못했던, 예전에 가지고 있었는데 지금은 사라진 많은 것들…
'자전거'의 주인공 민기와 함께, 잊어버렸던 그것들을 찾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김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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