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 사랑" vs "착각"...'밀수' 박정민x고민시, 엇갈린 러브라인 마저 '유쾌' [종합]

(엑스포츠뉴스 오승현 기자) '밀수'가 극 중에서도, 간담회에서도 끊이지 않는 웃음으로 무장했다.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밀수'(감독 류승완)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류승완 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혜수, 염정아, 조인성, 박정민, 김종수, 고민시가 참석했다.

'밀수'는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벌어지면서 휘말리는 이야기를 담은 해양범죄활극.

극 중 장도리(박정민 분)와 옥분(고민시)은 각각 '조금 모자란 대장'으로, '센스있는 정보꾼'으로 분해 '밀수'를 더욱 풍요롭게 채웠다.

장도리와 옥분이는 극 내내 함께하며 유쾌한 웃음을 안기는데, 박정민과 고민시는 서로의 캐릭터를 해석하며 엇갈린 러브라인을 이야기해 현장을 폭소케 했다.

고민시는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장도리가 옥분이를 생각하는 마음, 또 그 반대에 대해 무조건 장도리의 일방적 사랑이라고 해석했다"고 당당하게 밝혔다. 이어 그는 "장도리의 뜨거운 사랑 덕분에 영화에서 케미스트리가 좋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 덕에 사랑스러워 보일 수 있어서 박정민에게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박정민은 "감독님과 현장에서 나눈 이야기 중 하나가 '과연 장도리는 누굴 좋아하냐'였다. 저는 겉으로는 옥분이지만 마음 속 깊숙히 연모하는 사람이 있지 않았나 생각했다"며 고민시의 해석과는 다른 답을 내놨다.

이어 박정민은 "사실 장도리는 그냥 다 좋아하는 거 같다. 기회만 닿으면 마음을 쉽게 주는 인물이라고 생각하며 캐릭터에 접근했다. (일방적 사랑은) 옥분이가 착각한 거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간담회에서도 엿볼 수 있던 화기애애한 배우들의 케미스트리는 촬영 현장에서부터 이어져왔다.

김혜수는 "2년 전 촬영이라 그때 썼던 기록을 읽고 왔다. 힘들었다는 기록은 하나도 없고 '이래서 좋았다', '저래서 눈물나게 좋았다' 이런 말 뿐이다. 배우를 하는 동안 이렇게 함께 즐겁고 행복하다는 걸 느끼는 순간을 언제 다시 맞이할 수 있을까 싶다"며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개봉 후 성과보다도 촬영 기간 내에 행복이라는 예상치 못한 아주 큰 선물을 받았다며 미소지었다. 김혜수는 염정아와도 "영화에 다 담기진 않지만 현장에서 우리만 느낀 게 있었다. 물 밑에서 대기하고 서로의 눈을 볼 때, 우리가 정말 하나 된 것 같고 의지하는 마음을 처음 경험했다. 작업 자체도 즐거웠지만 첫 경험을 많이 한 현장이었고 소중하다"고 덧붙였다.

염정아 또한 "김혜수는 상대를 인정해주고 베풀어주는 사람이다. 언니와 함께하는 순간이 다 좋았고 남은 '밀수' 일정도 행복하게 느끼고 있다. 또 만나 함께 작품하고 싶다"고 전했다.

조인성은 "김혜수 선배의 말을 듣고 울컥할 정도로 사랑을 많이 받았던 현장이었다. 캐릭터 완성을 위해서는 주변의 도움과 눈빛, 관계 속에서 나오는 예상치 못한 반응이 중요하다. 이게 모여 한 컷마다 담기고, 연기했을 때 감독이 기가 막히게 알아봐야 완성된다"며 "다들 호흡이 잘 맞았다. 무엇보다 웃음 참는 게 제일 힘들던 기억이 있다"고 현장을 회상했다.

한편, 류승완 감독은 "영화는 항상 변해왔고 세상도 변해왔다. 그걸 어떻게 진화시키느냐가 문제다. 김혜수가 '진짜여야 해'라는 말을 많이 했는데, 우리가 해야 하는 건 '진심'과 '정성'이다"라며 '밀수'에 대한 애정과 한국영화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