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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틱 스위밍 역작' 허윤서, 세계선수권 '깜짝 쾌거'…솔로 프리 예선 4위→19일 메달 도전

기사입력 2023.07.17 15:18 / 기사수정 2023.07.17 16:00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한국 아티스틱 스위밍(수중발레)의 역작으로 불리는 허윤서(17·압구정고)가 세계수영선수권 여자 솔로 데뷔전에서 4위에 오르는 깜짝 쾌거를 일궈냈다.

허윤서는 17일 일본 후쿠오카 마린 메세 후쿠오카홀에서 열린 2023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아티스틱 스위밍 솔로 프리 예선에서 185.9500점을 기록, 이누이 유키코(일본·253.1853점), 케이트 쇼트먼(영국·213.8417점), 에반젤리아 플라타나오티(그리스·199.4834점)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허윤서는 이날 경기가 자신의 세계선수권 솔로 첫 경기였다.

그는 앞서 지난해 이리영과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여자 듀엣 테크니컬에서 결선 진출헤 성공해 12위를 차지했다.

이번 대회 듀엣 테크니컬에선 역시 이리영과 짝을 이뤄 13위로 아깝게 예선탈락하는 등 세계의 문을 계속 두드리는 중이다. 솔로에서 기어코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며 결선 진출은 물론 메달권까지 단숨에 진입하는 성과를 일궈냈다.





허윤서는 오는 19일 오후 7시30분 벌어지는 여자 솔로 프리 결승을 통해 상위권은 물론 한국 아티스틱 스위밍 사상 첫 세계선수권 메달을 노크한다. 입상을 이루면 박태환(경영)과 김수지(다이빙), 황선우(경영)에 이어 한국 수영사 4번째 메달리스트가 된다.

이날 허윤서는 세계 최정상급 선수에 밀리지 않는 화려한 연기를 펼치며 예술 점수 83.3000점, 수행 점수 102.6500점을 얻었다. 특히 3위 플라타나오티와 격차가 13.5334점에 불과해 허윤서로선 결승에서 지금의 상승세를 유지할 경우, 메달 다툼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입상이 아니어도 그는 한국 수영의 새 역사를 이미 썼다. 허윤서는 현 점수체계를 도입한 2013년 이후 아티스틱 스위밍 솔로 프리 부문에서 최초로 결승에 진출한 한국인이 됐다.


솔로 테크니컬은 '정해진 필수 구성요소'(element)를 연기에 반드시 넣어야 한다. 반면 프리는 창의적이고 자유롭게 연기를 펼칠 수 있다. 이제 고교 3학년인 허윤서가 자유로우면서 세계적인 선수들에도 뒤지지 않는 몸짓으로, 한국 아티스틱 스위밍에 낭보를 전했다.






이날 경기를 현장에서 직접 지켜본 허윤서 측 관계자는 "프리 연기의 경우 자유 구성요소 7개를 수행해야 하는데 허윤서가 이를 감점 없이 높은 난이도로 전부 잘 해냈다. 세계 대회 첫 솔로 무대여서 긴장했을 텐데 기대 이상으로 담대하게 잘 해줬다"고 칭찬했다.

허윤서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일찌감치 한국 아티스틱 스위밍의 역사를 바꿔나갈 재목으로 꼽혔다. 숭의초등학교 6학년이던 지난 2017년 TV 예능프로그램 '영재발굴단'에 소개되면서 시선을 모은 허윤서는 2019년 8월 슬로바키아 사모린에서 열린 국제수영연맹(FINA·현 월드아쿠아틱스) 2019 아티스틱스위밍 유스 세계선수권 솔로에서 전체 5위를 차지한 것은 물론, 세계 정상권인 중국과 일본 선수들을 따돌리며 아시아 선수 최고 점수를 따내 시선을 모았다.

당시 사모린에 모여든 세계 각국 아티스틱 스위밍 관계자가 대한수영연맹 측에 "어디서 저 선수를 발굴했느냐"며 물어볼 정도였다. 이후 코로나19로 훈련 등에 제약이 있었고, 허윤서가 학업에도 의욕을 드러내면서 어려움을 겪었으나 이번 세계선수권을 통해 한국 아티스틱 스위밍의 진면목을 유감 없이 발휘했다.

허윤서의 경우 특히 물 속에 있다가 물 위로 솟구쳐 오르는 이른 바 '수위' 동작이 세계적인 선수들과 비교해 전혀 뒤지지 않아 향후에도 국제 무대에서 상위권을 계속 오르내릴 것으로 기대된다.





허윤서는 최근 국가대표 선수들 중에서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는 케이스로도 유명하다. 진천선수촌 입촌 시기에도 학교 수업을 빼먹지 않는 그는 곧 입시를 앞두고 있지만 운동하는 동안에도 틈을 내 책을 읽고 서울을 오가며 대학생 꿈을 키우고 있다.

향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을 목표로 하고 있고, 외국 아티스틱 스위밍 미디어와의 인터뷰를 영어로 진행할 만큼 외국어에도 능통하다. 허윤서는 "선수 생활이 끝난 뒤에는 국제 스포츠 행정가로 일하고 싶다"며 "국제대회 출전도 내게는 정말 좋은 기회다. 국제대회에서 다른 나라 선수들과 만나 대화를 자주 한다. 다른 나라 선수들과의 교류도 '작은 스포츠 외교'라고 생각한다"고 다부지게 말하기도 했다.

인성도 훌륭해 성적만 좋으면 받을 수 없는 상을 여러 번 탔다.

지난 2019년 한국 축구의 레전드 박지성이 수여하는 JS파운데이션 장학생으로 뽑힌 그는 지난해엔 제14회 소강체육대상, 제32회 윤곡 김운용 체육대상을 연달아 타며 이름을 알렸다. 허윤서의 장래성이 운동 이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사진=연합뉴스 등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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