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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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보카트 감독, 4-4-2 쓸까?

기사입력 2005.11.04 07:07 / 기사수정 2005.11.04 07:07

손병하 기자

오는 12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질 북유럽의 강호 스웨덴과의 평가전이 일주일 남짓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달 12일 상암벌에서 이란과의 A매치를 승리로 이끈 후 정확히 한 달 만에 갖는 평가전이다.

비록 프레드릭 융베르이(아스날) 헨릭 라르손(FC 바로셀로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유벤투스) 등 잉글랜드와 이탈리아 스페인의 빅 클럽에서 뛰고 있는 정상급 선수들 빠진 1.5군이 방한할 것으로 보여 다소 아쉽긴 하지만, 아드보카트 감독이 제시할 대표팀의 청사진을 볼 수 있는 경기란 점에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아드보카트 대표팀 감독
ⓒ2005 대한축구협회
지난달 27일 발표된 대표팀 명단을 보면, 아드보카트 감독이 공격과 허리 부분에 무려 17명(미드필더 9명, 포워드 8명)의 선수를 포함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이는 박지성과 안정환 등 지난 1기에 승선했던 유럽파에 부상과 개인사정으로 합류하지 못했던 이영표 차두리 설기현 같은 선수들이 대거 포함되었기 때문인데, 대부분의 유럽파가 공격수와 미드필더여서 그 숫자가 더욱 늘어나게 되었다.

그만큼 아드보카트 감독이 공격과 미드필더라인에 최상의 조합을 찾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공격과 허리 무한경쟁

공격과 허리에서의 경쟁 구도는 간단하다. 지난 '2002 한, 일 월드컵' 멤버로 통하는 설기현 안정환 박지성 차두리 이영표 이을용 등의 해외파에 이동국 박주영 정경호 김두현 조원희 김동진 같은 국내파 선수들이 주전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이게 된다. 한마디로 해외파 대 국내파들의 자존심 대결이다.

아직 확실한 '옥석'을 가리진 못했지만, 기존 멤버들에 새로운 젊은 피들의 합류로 공격과 허리의 전 포지션에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안정환 설기현 차두리의 해외파 공격라인에 이동국 정경호 박주영 같은 국내파 공격수들이 벌이는 자리싸움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다.

여기에 이영표와 박지성이 버티는 허리에서도 조원희 김동진 백지훈 같은 젊은 선수들이 가세했고, 1년여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이을용마저 포함돼 미드필드 라인에서도 불꽃 튀는 경쟁이 불가피하다. 게다가 김남일과 송종국 같은 월드컵 멤버들도 이번 명단에선 제외 되었지만 그 기량만은 뒤지지 않는 만큼 언제라도 주전을 차지할 수 있다.

이렇게 수적인 공급이 많아지면서 아드보카트 감독의 머리는 더욱 복잡해 졌다. 주전 경쟁을 통한 전투력 상승은 당연한 과제이고, 어떤 선수를 어느 포지션에 위치시키느냐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더불어, 지금까지 대표팀이 고집했던 3-4-3 시스템을 그대로 고수할 것인지 아니면 효과적인 선수 운용을 위한 전술적인 개편을 단행할 것인지도 해결해야 할 숙제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관심을 끄는 부분은 역시 대표팀이 '포메이션에 변화를 줄 것인가?'이다. 3-4-3에서의 선수 운용과 4-4-2에서의 선수 운용은 아무래도 적지 않은 차이를 나타나게 된다. 어떤 전술을 쓰느냐에 따라 출전 선수 명단은 물론이고 경기 결과도 달라질 수도 있는 것이다.

아드보카트 감독, 4-4-2 쓸까?

우선 3-4-3의 경우, 최전방 원톱을 중심으로 좌-우에 측면 공격수가 위치하게 되는데, 현 대표팀 구성상 원 톱형 공격수는 안정환과 이동국, 여기에 박주영 정도이다. 측면 공격수는 앞서 거론한 박주영을 포함해 미드필더로 분류된 박지성 차두리 설기현 정경호 이천수 최태욱 등이 있다.

하지만, 4-4-2의 경우에는 전방에 투톱을 사용하게 되어 전방 공격수의 효과적인 조합이 필수적이다. 예를 들면 제공권과 몸싸움이 좋은 이동국 설기현 같은 위치 선정형 공격수에 안정환 박주영 같은 개인 돌파형 공격수가 호흡을 맞추게 되는 것이다.

허리에서의 변화도 크게 일어난다. 3-4-3에서는 양쪽의 측면 미드필더들이 윙백의 역할을 수행하고 나머지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가 공격과 수비형으로 분리되어 경기를 펼친다. 박지성 김두현 백지훈 등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게 되면 이호 김정우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이영표 김동진 조원희 등은 측면 미드필더로 보직을 받게 된다.

그러나 4-4-2가 되면 이영표와 김동진 조원희 같은 측면 미드필더들이 수비로 내려오게 되면서 측면 공격수들이 미드필더에 포진하는 변화가 일어난다. 투톱을 지원 할 측면 윙어로 차두리 이천수 정경호 등의 측면 공격수가 미드필더로 포진하게 되고, 중앙에는 공-수 미드필더를 한 명씩 놓거나 윙어의 공격력을 중용할 경우 더블 보란치 형태로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포진시키는 것이다.

3-4-3에서는 박지성을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용한다는 가정 아래 최대 4명의 공격수가 그라운드에 나설 수 있지만, 4-4-2에서는 최전방 투톱을 비롯해 양쪽 측면 윙어와 공격형 미드필더까지 모두 5명의 공격수가 포진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양쪽 측면 윙백까지 더하면 공격숫자는 최대 7명까지 불어나게 된다.

3-4-3이나 4-4-2 모두 일장일단이 있고, 상대와 우리 선수들의 구성에 따라 그 효율성은 달라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번 대표팀 선발 명단을 토대로 생각해보면 공격과 허리에서의 많은 실험이 예상되는 명단이기에 그런 선수들을 최대한 테스트할 수 있는 포메이션은 3-4-3보다는 4-4-2가 가능성이 크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그동안 기자회견 등에서 '한국형 전술을 찾겠다.'라고 수차례 공언한 바 있다. 선수들의 면면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 선수들에 맞는 전술의 구성으로 대표팀을 이끌어가겠다는 의지이다. 구슬은 많이 놓여있다. 이번 스웨덴전에서 아드보카트 감독이 어떤 구슬을 실에 꿰어 쓸지, 또 그 구술을 어떤 형태로 진열하며 경기를 치룰지 관심이 모인다.



손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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