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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후의 길라잡이] 멀티버스, 방식도 제각각...흥행 치트키? (엑:스피디아)

기사입력 2023.07.09 17:50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와 DC 유니버스(DCU), '스타워즈' 등 해외 유명 프랜차이즈 작품들과 할리우드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덕후'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코너입니다. 머글들을 위해 한 걸음 더 다가가겠습니다. <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2016년 개봉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의 개봉 이후, 다중우주를 뜻하는 멀티버스(Multiverse)는 이제 히어로물에서 아주 익숙하게 쓰이는 소재가 됐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으로 본격적인 멀티버스의 활용을 알린 MCU는 페이즈 4부터 페이즈 6까지의 이야기를 '멀티버스 사가'로 명명하면서 향후 자신들의 작품에서 멀티버스가 중요한 소재로 사용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경쟁사인 DC 확장 유니버스(DCEU)에서는 '플래시'를 통해 자신들의 다중우주를 선보였으며, 심지어는 히어로물이 아닌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에에올)도 멀티버스를 주제로 가족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참신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작품에 따라 멀티버스를 그려내는 방식은 모두 다른데, 이에 따라 흥행 성적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각 세계관 속 주요 작품마다 어떤 흥행 성적을 기록했을지 살펴보자.



▲ MCU -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MCU의 멀티버스는 '앤트맨'이나 '닥터 스트레인지' 시리즈에 나온 것처럼 양자영역, 미러 디멘션 등 완전히 다른 차원의 세상은 물론, '어벤져스: 엔드게임',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그리고 드라마인 '로키'에서처럼 동일한 시간대에 다른 평행세계가 존재하는 것으로 묘사된다.

이로 인해서 MCU는 메인 세계관에 없었던 인물들을 언제든 다른 차원, 혹은 다른 우주의 인물이라고 소개하면서 등장시키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를 처음 제대로 써먹은 작품은 바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토비 맥과이어,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앤드류 가필드가 스파이더맨으로 등장하면서 팬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게다가 이들 뿐 아니라 각 시리즈의 주요 빌런들도 재출연해 흥미를 높였을 뿐 아니라 시리즈 전반에 대한 기대를 높이게 만들었고, 결과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핸디캡을 안고서도 월드와이드 19억 2184만 달러의 엄청난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개봉한 작품들은 멀티버스라는 소재를 매력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다. '닥터 스트레인지2'에서는 숫자로 따졌을 때 20개가 넘는 멀티버스가 등장하지만, 이야기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멀티버스는 단 두 개 뿐이었다. 그나마 멀티버스에서 새로이 등장한 인물들이 너무나 빠르게 퇴장한데다 이전까지 MCU에서 언급도 되지 않았던 캐릭터들이 대다수라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앤트맨3'의 경우는 극중 정복자 캉(조나단 메이저스 분)이 여러 멀티버스를 정복했다는 묘사가 나오면서 그의 위험성을 알려주는 연출이 나왔다. 그러나 다양한 멀티버스의 존재에 대해서만 언급했을 뿐 별다른 묘사는 없던 터라 아쉬움을 남겼고, 결국 월드와이드 4억 7607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는 데 그쳤다.

특히나 멀티버스는 개념 자체보다 '체험'이 중요한 소재인 만큼, 이를 효과적으로 보여준 '노 웨이 홈'은 흥행과 평가가 모두 좋았지만, '닥터 스트레인지2'나 '앤트맨3'는 그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



▲ DCEU - '플래시'

DCEU에서 처음이자 유일하게 멀티버스 소재를 활용한 '플래시'는 MCU에서의 멀티버스와는 다르게, 평행세계에 대해서만 다룬다. 배리 앨런(에즈라 밀러)이 어머니를 살리는 결정을 한 순간, 사건의 결과가 다른 동일한 시간선이 생겨나면서 새로운 세계가 만들어지게 된 것.

멀티버스를 오가는 여정이 시간 여행 정도로 축소되었고, 다른 DCEU 영화들과의 연계성이 존재하지만 이들을 모두 챙겨볼 필요가 없다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와 함께 올드팬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배트맨(마이클 키튼)의 등장도 호평을 받았으나, '과거에 있던 일을 바꾸면 안 된다'는 작품의 주제와는 동떨어진 결말로 인해 호불호가 크게 갈렸다.

또한 등장하는 카메오들이 모두 관객들에게 친숙한 편이었던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과는 다르게 '플래시'에서는 DC 코믹스의 팬들이 아니라면 알아보기 힘든 배트맨(아담 웨스트)이나 슈퍼맨(크리스토퍼 리브, 조지 리브스) 등이 등장해 많은 공감을 사지는 못했다.

결국 '플래시'는 작품 외적인 요인인 에즈라 밀러에 대한 반감, 작품에 대한 애매한 평가 등으로 월드와이드 2억 달러를 조금 넘기는 데 그치며 흥행에 실패했다.



▲ '스파이더맨 유니버스' 시리즈 -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MCU나 DCEU가 자사 작품들의 모든 세계관을 다루고 있는 반면, 이 시리즈는 오로지 스파이더맨에 집중한 멀티버스를 다루고 있다. 특히 이전의 '스파이더맨' 시리즈와는 다르게 피터 파커가 아닌, 2대 스파이더맨인 마일스 모랄레스를 주인공으로 두고 있다는 점이 차별점.

특히나 5개의 다른 멀티버스에서 등장한 스파이더맨들이 주역으로 등장하면서도 이들이 이야기에 적절하게 녹아들었고, 각 멀티버스가 주인공인 마일스의 세계와 어떻게 다른지를 잘 그려내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다.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덕에 각 세계관에 대해 차이점을 쉽게 둘 수 있던 점도 한몫했다.

전편이 멀티버스에서 넘어온 스파이더맨들을 통해 성장하는 마일스의 모습을 그렸다면, 속편인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에서는 아예 멀티버스를 본격적으로 다루기 시작했다. 극중 스파이더 그웬의 세계관인 지구-65, 스파이더 인디아의 세계관 지구-50101, 그리고 스파이더맨 2099의 세계관 지구-928 등이 모두 개성있는 모습으로 그려진 덕분에 각 세계관에서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만으로도 멀티버스를 경험한 효과를 안겨줬다.

단순히 멀티버스라는 소재를 설정놀음으로 끝내지 않고, 작품의 주제와 스토리에 잘 녹여낸 덕에 평론가들은 물론 일반 관객들의 호평이 쏟아졌다. 이동진 평론가는 이에 대해 '시각적으로나 이야기로나 멀티버스의 잠재력은 이렇게 쓰는 거야'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미국식 코믹스 스타일 연출이 익숙하지 않았던 점, 스파이더버스에 대한 인지도가 북미에 비해 상당히 낮은 점 등이 걸림돌로 작용, 전편과 마찬가지로 압도적인 호평에도 100만 관객을 넘기지 못하는 아픔을 안았다.

하지만 북미를 비롯한 해외에서는 매우 뜨거운 반응을 얻었고, 북미에서만 약 3억 5000만 달러, 월드와이드 6억 1735만 달러의 수익을 기록하며 흥행에 대성공했다.

사진= 월트니즈니컴퍼니 코리아, 워너브라더스 코리아, 소니 픽쳐스 코리아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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