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현지 기자) 영화 '엘리멘탈'(감독 피터 손)이 입소문을 타고 역주행 중이다. 역주행 인기에는 영화에 담긴 K-서사가 눈길을 끈다.
지난 14일 개봉한 '엘리멘탈'은 불, 물, 공기, 흙 4원소가 살고 있는 엘리멘트 시티에서 재치있고 열정 넘치는 엠버가 유쾌하고 감성적인 웨이드를 만나 특별한 우정을 쌓으며 자신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이야기다.
지난 24일 '엘리멘탈'은 전체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역주행에 성공, 입소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올 초 역주행 신드롬을 일으켰던 '더 퍼스트 슬램덩크'(감독 이노우에 다케히코)보다 더 빠른 기록을 보이고 있어 '엘리멘탈'이 2023년 두 번째 역주행 신화를 이룩할 수 있을지 이목이 모아지고 있다.
'엘리멘탈'의 감독 피터 손은 한국계 이민자로 영화는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반영됐다. 특히 실제 미국으로 이민 후 뉴욕에서 식료품점을 운영하며 가족들을 돌본 부모님을 바라본 그의 경험이 앰버의 행동이나 대사 곳곳에 투영됐다.
자신의 꿈보다 아버지의 꿈, 가족의 평안을 먼저 생각하고 생활력 있게 살아가는 엠버의 모습은 마치 'K-장녀'를 보는 듯한 기시감을 들게 한다.
그 외에도 '엘리멘탈'이 유독 한국 관객에게 더 사랑받는 이유는 낯익은 한국적 요소들이 작품 곳곳에 녹아 있기 때문이다. 먼저, 앰버의 아버지 이름인 아슈파는 한국어 '아빠'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져 감동을 더한다.
먼저 앰버의 가족들이 살고 있는 파이어타운은 돌솥에서 착안해 디자인이 진행됐다. 불 원소들이 마음 놓고 활기차게 살 수 있는 곳을 만들기 위해 뜨거운 돌솥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다. 여기에 피터 손 감독은 집 안에 있는 환풍기도 한국식 고기집에서 볼 수 있는 환풍기에 착안했다고 밝혔다.
또한 웨이드가 처음 앰버의 집에 방문했을 때 앰버의 아빠 버니가 그를 시험하기 위해 뜨거운 숯콩을 대접하는 장면은 맵고 뜨거운 한국 음식을 떠올리게 해 웃음을 자아낸다.
앰버가 아버지 버니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 절을 하는 장면은 한국의 큰절 문화를 연상시키며 관객들로부터 더 큰 공감과 감동을 불러일으키며 깊은 여운을 남긴다.
이처럼, 서양인이 바라본 동양의 일부 문화가 아닌 한국 문화와 정서를 제대로 저격한 '엘리멘탈'의 역주행은 충분히 예고된 흥행이었다. 지난 22년 개봉한 디즈니·픽사의 '버즈 라이트이어'가 34만 명 관객 동원에 그치며 디즈니·픽사의 위기가 계속 언급되는 가운데 '엘리멘탈'이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NEW
윤현지 기자 yhj@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