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 김지수 기자) LG 트윈스에게 kt 위즈 토종 에이스 고영표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고영표는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2021 시즌 LG 상대 6경기에서 3승 1패 평균자책점 1.73으로 펄펄 날았다.
지난해에도 고영표의 'LG 킬러' 본능은 이어질 것처럼 보였다. 2022 시즌 LG와 첫 맞대결이었던 4월 19일 잠실 경기에서 7이닝 무실점 완벽투로 마수걸이 승리를 따냈다.
하지만 LG 타선은 더는 고영표에 호락호락하게 당하지 않았다. 고영표는 2022 시즌 LG와 첫 경기에서는 웃었지만 이후 4차례 선발등판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7.11로 고전했다.
특히 정규리그 최종전은 고영표와 kt 모두에 큰 상처로 남았다. kt는 이 경기를 이겼다면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할 수 있었지만 선발투수로 나선 고영표가 3이닝 4실점으로 무너졌고 끝내 LG에 무릎을 꿇었다. 최종 순위 4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가을야구를 시작했고 준플레이오프에서 키움 히어로즈에 덜미를 잡혀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됐다.
LG 타선은 고영표를 상대로 자신감을 얻은 듯 2023 시즌 첫 대결에서도 공략에 성공했다. 고영표는 지난 18일 잠실 LG전에서 4⅔이닝 12피안타 3볼넷 3탈삼진 8실점으로 난타당했다. 개막 후 처음으로 선발등판에서 5회 이전 강판되며 고개를 숙였다.
이강철 kt 감독은 고영표의 LG전 부진 원인을 직구 구속 저하에서 찾았다. 140km 초반대의 형성되던 빠른 공 스피드가 130km대 중반으로 떨어지면서 주무기인 체인지업의 위력도 반감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 감독은 19일 두산전에 앞서 "고영표는 직구가 살아야 체인지업도 산다. 고영표가 전날 LG전에서는 2회부터 직구 스피드가 떨어졌다. 체인지업이 타자들 눈에 보일 수밖에 없다 작년 정규리그 최종전도 비슷한 이유로 무너졌다"고 설명했다.
고영표가 투구폼을 바꾸려는 시도도 직구 구속 하락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영표는 올 시즌 준비 과정에서 직구 스피드 향상을 위해 투구폼에 변화를 줬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최근 다시 본래의 폼으로 돌아갔고 다음 등판을 준비 중이다.
이 감독은 "직구 스피드도 중요하지만 결국은 공 끝이다. 130km 중반대 직구도 살아서 스트라이크 존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다만 "최근 우리 팀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까 선발투수들이 어떻게든 점수를 안 주려고 하다가 어렵게 가는 부분도 있다"며 "결론은 팀 분위기다. 분위기를 빨리 반전시키면 선발투수들도 조금 더 편안하게 피칭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