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지난해 여자아시안컵 준우승 여세를 몰아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 도전장을 내민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첫 관문부터 기사밭길을 걷게 됐다.
여자아시안컵 우승팀이자 홈팀인 중국, 그리고 코로나19 이후 국제대회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강팀 북한과 한 조에 편성됐기 때문이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8일 아시아축구연맹(AFC)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AFC하우스에서 진행한 2024 파리올림픽 아시아 2차 예선 조 추첨에서 북한, 중국, 태국과 B조에 편성됐다.
포트2에 속해 포트1 강팀인 일본, 중국, 호주 중 한 팀과는 무조건 만날 수밖에 없었던 한국 입장에선 포트4의 북한을 피하는 것이 3차 예선으로 향하는 최선의 길로 여겨졌으나 행운은 비껴갔다.
북한은 2008년과 2012년 올림픽에 아시아 대표로 출전하는 등 여자축구에선 세계적인 강팀 중 하나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국제대회에 나서거나 평가전을 치르지 않아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올 초 삭제됐다. 이에 따라 이번 2차 예선 조 추첨에서도 가장 실력이 떨어지는 팀들과 함께 포트4에 들어갔다.
한국은 그런 북한과 한 조가 되면서 2차 예선부터 혈투가 불가피하게 됐다.
한국은 북한과 역대 전적에서 1승 3무 15패로 절대 열세를 기록하고 있다. 18년 전인 지난 2005년 8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컵(동아시안컵)에서 1-0으로 이긴 게 북한을 상대로 거둔 유일한 승리다. 한국은 이후 북한에 12경기(2무 10패) 무승을 기록 중이다.
가장 최근 맞대결은 2017년 7월 일본에서 열린 동아시안컵에서 이뤄졌으며 북한이 1-0으로 이겼다.
중국도 넘기 힘든 상대인 것은 마찬가지다. 중국은 FIFA 랭킹에서 13위로 한국(17위)보다 4계단 높다. 2010년 전후로 한국이 중국보다 우위에 선 적도 있었지만 이후 다시 전세가 뒤집혔다. 통산 전적에서는 한국이 4승 8무 29패로 역시 크게 밀리고 있다.
이번 2차 예선 B조 경기가 중국에서 치러지는 점도 한국에 불리한 요소다.
한국은 포트3 국가 배정에서마저도 운이 따르지 않았다. 태국(44위)은 3번 포트 3개국(필리핀 49위·우즈베키스탄 50위) 중 FIFA 랭킹이 가장 높은 팀이다. 태국과 역대 전적에서 최근 4연승을 포함해 7승 1무 2패로 앞서는 점은 다행이지만 과거 올림픽 예선에서 태국에 패한 적이 있다.
2차 예선은 올해 10월 23일부터 11월 1일까지 진행되며 각 조 4개국이 돌아가면서 한 번씩 붙는다. 호주, 대만, 필리핀, 이란이 속한 A조는 호주에서, 일본,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인도가 경쟁하는 C조는 우즈베키스탄에서 경기를 치른다.
2차 예선의 각 조 1위와 조 2위 국가 가운데 가장 성적이 좋은 한 팀 등 4팀만 최종예선에 진출한다. 2024년 2월 24일과 28일로 예정된 최종 예선에서는 4개 나라가 2개국씩 분류돼 홈앤드어웨이 경기로 2장의 올림픽 본선행 티켓 주인을 정한다.
아직 올림픽 본선에 한 번도 나간 적이 없는 한국 입장에선 최종 예선 가기 전인 2차 예선에서부터 혈전이 불가피하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