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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윤 은퇴 의미…농구 선수 공공의 적 '부상'

기사입력 2011.06.02 07:59 / 기사수정 2011.06.02 11:27

김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프로농구 SK 방성윤(29)이 전격 은퇴했다. 

해마다 그를 괴롭히던 고질적인 부상 때문이다. SK 프런트와 문경은 감독 대행이 방성윤의 마음을 돌려세우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했으나 아쉽게도 방성윤의 뜻을 꺾지 못한 걸로 알려졌다. SK는 일단 방성윤을 임의탈퇴 선수로 공시했으나 선수로 돌아올 가능성은 커보이지 않는다. 만 29세의 창창한, 그것도 한 때 NBA 진출을 꿈꿨던 젊은 이의 갑작스러운 은퇴에 농구계가 충격에 빠졌다. 프로농구는 그렇게 또 하나의 스타를 잃었다.

방성윤이 누구인가. 휘문중-휘문고를 거칠 때부터 차세대 농구 스타로 주목을 받은 선수였다. 연세대 2학년 시절이었던 2002년에는 부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포함 돼 병역 혜택마저 받았다. 2004~2005시즌 NBDL 로어노크 대즐에서 NBA 입성을 꿈꿨으나 결국 농구의 본고장 미국의 벽을 넘지 못한 채 2005년 11월 한국 지명 팀 KTF와의 트레이드 형식으로 SK 유니폼을 입었다.

이미 국내에서는 현 SK 문경은 감독 대행에 이어 한국을 대표하는 슈터로 각광을 받은 시점이었다. 그리고 2005년 11월 SK 입단 이후에도 꾸준히 미국 무대 재진출을 노크해왔다. 2008년에는 NBDL 리노 빅혼스에서 NBA 콜업에 재도전 하기도. 농구계에서는 그의 NBA 진출에 반신반의하면서도 그의 도전정신을 높게 평가했다.

그런데 매 시즌 부상 악령에 시달리며 NBA 재도전은 사실상 물거품이 됐고, KBL에서 단 한 시즌도 풀타임 활약을 하지 못했다.그는 국내에서 활동했던 지난 6시즌 동안 단 131경기만 뛰었다. 통산 성적은 평균 17.5점 4.2리바운드 2.3어시스트. 일각에서는 본인의 몸 관리 소홀을 들기도 했다. 그러나 그간 방성윤이 입었던 부상 중 일부는 불가항력의 성격도 있었다. 2006년 2월 어깨 부상으로 한 달 이상 쉰 방성윤은 그해 겨울 도하아시안게임 직전 발목 부상을 입어 발목에 붕대를 감은 채 대표팀에 참가하는 투혼을 선보였다.

이어 2007~2008시즌에는 12월 21일 전주 KCC전서 경기 도중 미끄러지면서 왼쪽 무릎 인대를 다쳤다. 때문에 우여곡절 끝 시즌 후반에 복귀했다. 당시 방성윤은 경기당 20점 이상을 넣었던 사실상의 최고 전성기 시절이었기 때문에 SK에 더욱 아쉬운 순간으로 기억된다. 계속해서 2008~2009시즌 도중 추승균과 부딪혀 목 부상을 당했고 지난 2010~2011시즌에는 시즌 초반부터 발목 부상이 재발하더니 급기야 미국에서 정밀 진단을 받아 시즌을 일찌감치 접었다. 매 시즌 부상에서 자유로웠던 적이 없었다. 코트에 있는 시간만큼 재활 기구와 함께한 시간도 많았다.

방성윤은 더 이상 '부상-재활-부상'으로 이어지는 어둠의 터널 속에서 있고 싶지 않았던 모양이다. 부상의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계속되는 시련은 농구 선수가 아닌 '인간 방성윤'을 지키게 한 듯하다. 게다가 주위의 기대도 높았고 실망의 목소리도 들렸다. 충분히 지칠만한 상황이었다.

모든 스포츠 선수들이 그렇지만, 농구는 특히 경기 중 대형 부상의 위험에 노출된 대표적인 종목이다. 더욱이 방성윤과 같이 내, 외곽을 오가는 저돌적인 플레이 스타일을 보유하고 있다면, 더더욱 그렇다. 단시간에 하체에 큰 부하가 걸리는 종목답게 발목, 종아리, 허벅지 부상은 기본이고  최근에는 허리 부상을 입는 선수도 더러 있다. 쉽게 말해서 요령 없이 무방비 상태로 점프 후 착지하더라도 부상을 입을 수 있다. 그게 농구 선수의 운명이다.

이로써 방성윤은 '잠정 은퇴'했다. 문경은 감독대행 체제로 차기 시즌을 맞는 SK의 타격도 극심하다. 그러나 크게 보면 부상이라는 악마 때문에 또 한 명의 대형 스타를 잃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가뜩이나 스타 부재에 시달리는 한국 농구에 대형 악재임이 틀림없다.

[사진=방성윤 ⓒ 엑스포츠뉴스 DB]
 



김준영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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