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구, 김지수 기자) 삼성 라이온즈 우완 영건 이재희가 군 입대 전 마지막 1군 등판에서 팀 역전승의 발판을 놓는 멋진 호투로 홈 팬들에 잠시만 안녕을 고했다.
삼성은 27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2차전에서 7-6으로 이겼다. 2연승과 함께 주중 3연전 위닝 시리즈를 챙기고 9위에서 8위로 도약했다.
이날 승리의 스포트 라이트는 결승 만루 홈런을 때려낸 캡틴 오재일, 4안타 1홈런의 맹타를 휘두른 호세 피렐라, 1점 차 리드를 지켜낸 이적생 김태훈에 쏠렸지만 이재희도 수훈갑 중 한 명이었다.
이재희는 삼성이 0-5로 끌려가던 3회초 선발투수 장필준에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6회까지 4이닝을 2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내면서 팀이 추격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줬다.
3, 4회 두산 공격을 연이어 삼자범퇴로 처리한 뒤 고비였던 6회말 2사 1·3루에서는 까다로운 타자 허경민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고 실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삼성은 이재희가 위기를 스스로 극복한 뒤 7회말 터진 오재일의 결승 역전 만루 홈런으로 두산을 무너뜨릴 수 있었다. 이재희는 승리, 홀드, 세이브 등을 챙기지는 못했지만 오는 5월 8일 상무 입대 전 팀 승리에 기여하고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논산 훈련소로 향하게 됐다.
이재희는 당초 지난 25일 주중 3연전 첫 경기 선발투수로 나설 예정이었지만 게임이 비로 취소되면서 아쉽게 기회를 얻지 못했다. 다행히 이틀 뒤 홈 구장에서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고별 등판에서 완벽투를 보여줬다.
이재희는 경기 후 "내가 던진 경기에서 팀이 이겨서 기분이 좋다. 6회말 위기가 있었는데 예전에는 내가 그런 상황을 잘 버티지 못했다. 포수 강민호 선배님과 정현욱 코치님께서 힘이 되는 말씀을 해주셔서 젖 먹던 힘까지 다해서 던졌다"며 "어차피 입대 전 마지막 1군 등판이니까 재밌게 던지고 싶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작년에는 1군에서 한 경기도 던지지 못했는데 그래도 올해는 군대에 가기 전에 팬들 앞에서 던지는 모습을 보여드려서 기쁘다"며 "저를 기억해 주시고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올 때는 더 좋아진 모습으로 복귀하겠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각오를 밝혔다.
훈련소 입소를 앞둔 솔직한 심경도 전했다. 오는 6월 상무 전역을 앞둔 팀 선배 최채흥은 최근 휴가를 나와 이재희에게 "상무의 하루는 28시간이고 논산 훈련소는 30시간이다"라고 겁을 줬다는 후문이다.
이재희는 "훈련소가 제일 걱정이기는 하지만 상무에서 몸도 많이 키우고 유연성 강화와 구속 증가에 포커스를 맞추고 운동하려고 한다"며 "제대해서 돌아오면 삼성에서 고정 선발투수도 되고 연패를 끊고 연승을 이어줄 수 있는 투수, 삼성하면 이재희가 떠오를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