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자칫 팀이 4연패에 빠질 수 있는 상황에서 홀로 연장 3이닝을 도맡았다.
전역 후 첫 시즌을 치르고 있는 KT 위즈 손동현이 팀을 패배 위기에서 구했다.
KT는 23일 잠실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3차전에서 연장 12회 승부 끝에 1-1로 승패를 가리지 못하고 시즌 두 번째 무승부를 기록했다. 선발 고영표가 7이닝 7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를 펼쳤으나 타자들이 1점을 뽑는 데 그쳤다.
특히 7회말 두산이 동점을 만든 이후에는 타선이 좀처럼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8회초 선두타자 앤서니 알포드가 볼넷으로 출루한 이후에는 1루를 밟은 타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
게다가 역전을 막기 위해 마무리투수 김재윤이 9회말에 등판, 안타와 볼넷을 각각 1개씩 내주며 23구를 던졌다. 투수교체가 불가피했다.
연장에서 길게 던질 수 있는 투수가 필요했던 그때, KT 벤치가 선택한 카드는 손동현이었다. 10회말 안재석-양석환-김재환을 삼자범퇴로 돌려세운 데 이어 11회말 양의지-조수행-강승호를 공 7개로 범타 처리했다. 흠 잡을 데 없는 투구였다.
2이닝 동안 한 점도 내주지 않은 손동현은 12회말 첫 위기를 맞이했다. 선두타자 허경민이 안타를 치고 나갔고 정수빈의 희생번트로 1사 2루가 됐다.
그러나 양찬열-안재석 테이블세터를 각각 뜬공, 땅볼로 잡아내며 실점 없이 경기를 끝냈다. 연패에서 벗어나진 못했으나 무승부로 한숨을 돌린 KT다.
손동현은 최고 구속 150km/h에 달하는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커브 등을 구사하며 두산 타자들을 압도했다. 최종 성적은 3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 올 시즌 최다 이닝 투구였다. 2019년 9월 29일 삼성 라이온즈전(3이닝) 이후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2019년 2차 3라운드 전체 21순위로 KT에 입단한 손동현은 2019~2020년 주로 불펜에서 활약했고 대체 선발 임무를 맡기도 했다. 상무야구단 입대 후 퓨처스리그에서도 1경기를 제외하고는 전부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지난해 9월 말 소속팀으로 돌아온 손동현은 올 시즌 초반부터 불펜의 핵심으로 자리잡았다. 7경기 9⅔이닝 1승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 눈도장을 찍었다. 덕분에 필승조로 활약 중인 박영현, 김재윤은 조금이나마 부담을 덜었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KT 불펜에서 베테랑 투수들이 중심을 잡았지만 지난해 박영현에 이어 올핸 손동현까지 젊은 투수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소형준, 주권, 김민수 등 주축 투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한 KT 입장에서는 손동현의 상승세가 반갑기만 하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KT 위즈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