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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영건 선발진이 부르는 '희망의 찬가'

기사입력 2011.06.01 01:52 / 기사수정 2011.06.01 01:52

김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언젠가 이 매듭이 풀릴 것이다"

두산 김경문 감독은 지옥 같은 5월을 보내면서도 위와 같은 말을 했다. 그리고 5월의 끝자락, 그 매듭이 새로운 희망이라는 이름으로 풀릴 수도 있음을 암시했다. 31일 문학 SK전서 두산은 데뷔 6년만에 첫 선발승을 따낸 서동환의 5이닝 3피안타 1실점 쾌투로 승리했다. 5월 두산은 7승 17패 1무라는 최악의 성적을 거뒀지만 서동환의 활약으로 5월 첫 연승을 맛보며 6월을 맞이하게 됐다.

▲ 이용찬 홍상삼 서동환이 쏘아 올린 희망

두산은 전통적으로 선발진의 힘이 2% 부족했다. 김 감독 부임 후 매해 우승 문턱에서 좌절한 결정적 이유가 선발진이었다. 올 시즌에는 김선우가 한국 데뷔 후 최고의 피칭을 선보이고 있고 니퍼트가 작년 히메네스를 잊게 하는 호투를 선보이고 있지만 라미레즈 페르난도가 차례로 퇴출이 되거나 퇴출 수순을 밟고 있으며, 좌완 이혜천 이현승도 선발로 2%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작년 막판 가능성을 선보인 김성배도 부진한 끝에 중간 계투로 강등됐다. 올 시즌에도 3~5선발이 붕괴된 것이다. 두산의 5월 평균자책점이 4.02였던 건 선발진 붕괴가 불펜 과부하로 이어진 결과였다.

이러한 가운데 김 감독은 울며 겨자 먹기로 시즌 초반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갔던 이용찬을 1군에 올려 선발로 기용하기 시작했고, 작년 극심한 2년차 징크스를 겪은 홍상삼에게 다시 선발 기회를 주기 시작했다. 여기에 '잊혀진 유망주' 서동환을 이날 깜짝 선발로 냈고, 멋지게 성공했다. 5월 부진 속에서도 이용찬과 홍상삼은 나쁘지 않은 투구를 선보였고 급기야 29일 잠실 한화전과 31일 문학 SK전서 홍상삼과 서동환이 연이어 희망투를 선보이며 두산의 처음이자 마지막 5월 연승을 이끌었다.

이용찬은 1승 3패지만 평균자책점은 3.48로 준수하다. 데뷔 후 줄곧 중간 계투와 마무리로만 뛰었던 탓에 이닝 수를 천천히 늘려가면서 선발에 적응해가고 있다. 28일 잠실 한화전서는 4실점하며 패전 투수가 됐지만 7⅓이닝 5피안타로 투구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선발 투수에게 필요한 완급 조절 능력을 터득하고 있다. 최근 선발 2연패를 당했지만 이용찬은 분명 두산 선발진의 희망이 되고 있다.

홍상삼은 2009년 9승 6패 평균자책점 5.23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그러나 그 해말 아쉽게 10승 달성에 실패한 이후 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작년에는 김 감독이 대대적으로 기회를 줬음에도 4승 3패 평균자책점 6.42로 스스로 자기 자리를 걷어찼다. 올 시즌에도 선발 3경기서 아직 승패가 없다. 그러나 21일 대구 삼성전서 구원으로 나와 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데 이어 29일에는 6이닝 7피안타 1실점(무자책)으로 두산의 4연패 탈출 디딤돌을 놓았다. 이날 홍상삼의 호투가 아니었다면 두산은 한화에 6위 자리를 내준 채 7위로 내려갈 수도 있었다.

서동환의 경우는 더욱 놀랍다. 2005년 2차 2순위로 계약금 5억을 받고 입단한 광속구 유망주였다. 데뷔 첫 시즌 마무리로 전격 발탁됐으나 당시 정재훈이라는 뉴 페이스만을 부각시킨 채 팔꿈치 부상과 수술 등으로 잊힌 유망주가 됐다. 재활군과 2군서 기나긴 좌절과 함께 도약을 노렸던 서동환은 드디어 이날 선발로 발탁됐고, 데뷔 첫 선발승을 거두며 기대주로 다시 업그레이드가 됐다. 아직 확실한 5선발은 아니지만, 김 감독은 당분간 그에게 기회를 줄 가능성이 크다.

▲ 꾸준함이 중요 

두산은 일단 니퍼트-김선우-이용찬-홍상삼-서동환으로 이어지는 5선발 로테이션을 완성했다. 개막 선발 로테이션과는 천지차이. 3~5선발이 두산의 미래를 보장할 수도 있는 영건 선발진이라는 게 더욱 고무적이다. 그러나 올 시즌에도 몇 차례 변화를 겪었던 만큼 이번 선발 로테이션도 시즌 끝까지 이어진다는 보장은 전혀 없다.

니퍼트, 김선우는 기본적으로 타자를 압도하는 피칭을 선보이고 있지만 이용찬, 홍상삼, 서동환은 아직 선발 경험이 일천하다. 그나마 2009년 꾸준히 선발로 나온 홍상삼이 선발 경험이 많은 편. 이들이 좀 더 꾸준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당장의 성적과 함께 미래도 함께 잡을 수 있다. 그러나 반대라면, 당장 올 시즌 두산의 성적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6위에 처져있는 두산, 영건 선발진이 4강 도약의 동력이 될 것인가.

[사진=이용찬 홍상삼 서동환 ⓒ 엑스포츠뉴스 DB]



김준영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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