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격전을 승리로 이끈 그가 이번엔 관중석에 앉아 응원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AS로마 사령탑 조제 무리뉴 감독의 얘기다. 그는 22일 AS로마 여성팀이 유벤투스와 벌이는 이탈리아 1부리그 맞대결에 나타났다. 이탈리아 방송인 아드리아노 델 몬테에 따르면 무리뉴 감독은 관중들 사이에 앉아 여성팀의 승리를 기원했다.
AS로마 여성팀은 이날 경기를 승리할 경우, 4경기를 남겨놓은 상태에서 2위 유벤투스와 승점 차가 11점으로 벌어져 우승을 거의 확정짓게 된다. 이탈리아 세리에A 첫 우승을 눈 앞에 두게 된다.
여성팀의 정상 등극에 힘을 보태기 위해 우승 청부사 무리뉴 감독이 경기장으로 발걸음을 옮긴 것이다.
그의 응원 덕분인지 AS로마 여성팀은 후반 두 골을 넣어 홈에서 난적에 3-2 역전승을 챙겼다. AS로마는 올해 코파 이탈리아까지 2관왕에 도전한다고 한다.
지난 2021년 토트넘에서 쫓겨나다시피 물러난 무리뉴 감독은 그해 가을 AS로마로 이동한 뒤 완벽하게 부활했다. 2021/22시즌 로마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 초대 챔피언에 올려놓으며 중상위권 팀으로도 성적 낼 수 있음을 알렸다.
자신도 맨유와 토트넘에서의 마음고생이 심했던 듯 우승 뒤 펑펑 울기도 했다.
이어 이번 시즌엔 중상위권 구단 AS로마를 세리에A 3~4위에 줄곧 올려놓고 있다. 또 AS로마는 지난 21일 열린 UEFA 유로파리그 8강 2차전에선 페예노르트(네덜란드)를 4-1로 대파하며 1차전 0-1 패배를 설욕하고 준결승에 갔다. 무리뉴 감독의 지도력이 유럽 전역에 다시 한 번 깊은 인상을 남겼다.
AS로마에서의 부활로 인해 그의 주가는 다시 상한가를 치는 중이다.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PSG) 차기 감독 후보로 거론되고 있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선 대표팀과 클럽 하나를 겸직하는 방식으로 2년간 1730억원의 거액을 제시받은 상태다. 그 외에도 그를 지켜보는 유럽 빅클럽들이 적지 않다.
최근 승승장구하면서 그의 번뜩이는 쇼맨십도 다시 살아나 유럽축구에 재미를 안기고 있다. 극성 맞은 서포터들까지 그를 일방적으로 지지하는 중이다.
2023년 유럽축구계에 무리뉴 열풍이 다시 불고 있는 셈이다. 그런 상황에서 무리뉴 감독은 유유히 여성팀 경기장을 찾아 잠시 여유를 즐기고 있다.
올해 무리뉴 감독을 맹비난하고 있는 이탈리아 축구 '악동' 안토니오 카사노는 그를 가리켜 "축구장에서 영화를 찍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런데 카사노의 표현처럼 무리뉴 감독은 지금 '영화 같은 삶'을 살고 있다.
사진=EPA, AP/연합뉴스, 트위터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