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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먹튀는 없다' 예비 FA들의 엇갈린 운명

기사입력 2011.05.31 08:04 / 기사수정 2011.05.31 08:04

김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FA 시장이 5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올 시즌 후 개장하는 2012시즌에 대비한 FA 시장은 프로야구 30년 사상 가장 뜨거울 전망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타자 이대호(롯데) 김동주(두산) 조인성(LG) 등이 매물로 쏟아져 나온다. 넥센 김시진 감독이 내년부터 3년 재계약을 일찌감치 확정했지만, SK 김성근 감독, 두산 김경문 감독 등 한국을 대표하는 두 명장마저 계약기간이 끝나 '사실상 FA' 가 된다. 단순히 이름만 화려한 게 아니다. 올 시즌 FA 첫 해를 맞이한 박용택(LG) 배영수(삼성)와 유턴파 이범호(KIA)는 이미 FA가 더 이상 먹튀가 판치는 제도가 아니란 걸 일깨워주고 있다. 때문에 올 시즌 후 쏟아져 나오는 FA 매물들에 대한 구애는 그야말로 폭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 먹튀란 없다

과거 FA 계약자 중 유난히 먹튀가 많았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일단 구단들이 해당 선수에 대한 정확한 몸 상태를 파악하지 않은 채 마구잡이식 과열 양상으로 돈다발을 안겨주는 경우가 있었다. 여기에 시행 초창기 갑작스럽게 목돈을 쥐는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풀어지는 경우도 분명 있었다.

그러나 최근 FA 먹튀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추세다. 고액 계약을 체결했다고 해서 차기 시즌 확실한 주전이 보장된 것도 아니고, 경기에 나서지 못할 때 당하는 설움을 선수들이 누구보다 잘 안다. 몸 관리도 체계적으로 하면서 FA 계약 후 갑작스러운 성적 하락을 겪고 있는 선수가 드물다. 지난겨울 LG와 최대 4년 총액 34억원에 재계약한 박용택은 올 시즌 타율 0.328(3위) 9홈런(5위) 36타점(3위)으로 맹위를 떨치고 있고 2년 총액 17억원에 삼성과 재계약한 배영수도 5승 3패 평균자책점 4.47로 팀내 최다승을 따내고 있다. 1년 총액 12억원에 일본 소프트뱅크 생활을 정리하고 KIA에 입단한 이범호도 타율 0.315(7위) 홈런 10개(3위) 44타점(1위)으로 KIA 복덩이가 됐다.



▲ 예비 FA 엇갈린 운명

그렇다면, 올 시즌 후 FA로 풀리는 선수들의 중간 성적표는 어떠할까. 대졸 8년차 FA 자격 취득 원년인 올 시즌 종료 후 유독 FA 대어가 많다. 이대호는 타율 0.356 12홈런 38타점으로 올 시즌에도 리그를 지배하고 있다. 조인성도 타율 0.311 8홈런 34타점으로 LG 해결사로 자리매김했고 두산 김동주도 타율 0.305 4홈런 30타점으로 빼어난 방망이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

실속파 FA도 즐비하다. 대표적인 선수가 정대현 두 이승호(이상 SK) 정재훈(두산) 등 최정상급 불펜 투수들이다. 정대현은 1승 1패 5홀드 8세이브 평균자책점 1.96, 작은 이승호는 4승 2패 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00으로 셋업맨과 마무리를 동시에 오가는 전천후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정재훈도 2승 2패 4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1.93으로 무너진 두산 불펜 최후의 보루가 되고 있다.이 밖에 타율 0.253을 기록하고 있는 롯데 조성환의 경우 단순 기록 수치는 살짝 미흡하지만, 시즌 초반 극심한 침체서는 벗어나고 있다.  





그러나 부상과 부진에 우는 선수도 많다. 삼성 강봉규과 두산 임재철은 부상에 발목 잡힌 케이스. 임재철은 4월 27일 잠실 삼성전 도중 잔디에 미끄러진 탓에 발목 부상을 입어 5월 내내 출장하지 못했고 강봉규는 아예 시범경기였던 3월 23일 대전 한화전서 수비 도중 김상수와 부딪혀 개점 휴업한 상태다. 자격 취득에 지장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자격을 다시 취득할 수 있는 박경완 권용관(SK)도 몸 상태가 좋지 못해 출장에 제한을 받거나 아예 개점휴업 중이다. 또한, 삼성 신명철(0.225) 한화 신경현(0.162) 등은 극심한 타격 침체가 아쉬운 상황이다.

이종범 이대진(이상 KIA) 손인호 경헌호(이상 LG) 김수경(넥센) 등 일부 FA 자격을 유지하고 있거나 자격 요건 충족 시 FA 취득 가능한 선수들의 경우 팀내 주전 경쟁서 젊은 선수들에게 밀려 사실상 찬밥 신세가 됐다. 이들의 경우 부상을 안고 있기도 하지만 자칫 잘못하다 눈 멀쩡히 뜨고도 FA 자격을 따지 못할 수도 있다.


시즌이 2달가량 흐르면서 예비 FA의 명암도 슬슬 엇갈리고 있다. 시즌 후 누가 FA 대박의 영예를 안을 것인가. 그리고 그들은 내년 시즌 FA 먹튀가 아닌 FA 모범생으로 거듭날 수있을까. 야구가 단체 스포츠이긴 하지만, 선수들은 엄연히 개인사업자인 만큼 당당히 FA 대박의 꿈을 꾸고 그에 걸맞는 개인적인 목표를 세워 노력을 하는 게 중요하다. 그렇게 될때 FA 먹튀도 완전히 사라질 것이다.    

[사진=이대호 박용택 임재철 ⓒ 엑스포츠뉴스 DB]



김준영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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