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트레블'을 눈앞에 둔 대한항공과 벼랑 끝에 몰린 현대캐피탈이 천안으로 무대를 옮겨 격돌한다.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은 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챔피언 결정전(5전 3승제) 3차전을 치른다.
정규리그 1위 대한항공은 인천 홈에서 펼쳐진 1, 2차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하고 트로피에 한 걸음 더 다가선 상태다. 지난 2년간 통합우승을 달성한 저력이 봄배구의 가장 높은 무대에서 유감 없이 발휘되고 있다.
대한항공이 3차전을 잡는다면 2009-2010 시즌 삼성화재 이후 V리그 남자부 역대 두 번째 트레블(컵대회 우승-정규리그 1위-챔피언 결정전 우승)의 역사를 쓰게 된다. 통합 3연패도 삼성화재(2011-2014) 이후 지난 9년 동안 누구도 밟지 못했던 고지다.
대한항공의 기세는 하늘을 찌른다. 주포 링컨이 챔피언 결정전에서 쾌조의 컨디션으로 공격을 이끌어 주고 V리그 No.1 세터 한선수의 지휘 아래 정지석, 곽승석 등 주축 선수들까지 승부처 때마다 제 몫을 해주고 있다. 3차전에서 챔피언 결정전에 마침표를 찍을 가능성이 한껏 높아졌다.
현대캐피탈은 부상으로 이탈한 토종 에이스 전광인의 공백을 챔피언 결정전에서 실감하고 있다. 한국전력과 맞붙은 플레이오프에서 3차전까지 치르면서 체력 소모가 적지 않았던 탓에 충분한 휴식을 취했던 대한항공과 달리 뒷심이 다소 부족한 모습이다.
하지만 현대캐피탈 역시 안방에서 쉽게 물러설 생각이 없다. 1차전 4세트를 제외하면 경기력에서는 대한항공과 대등하게 싸웠던 만큼 2연패로 가라앉은 분위기를 최대한 빠르게 수습하고 3차전을 잡는다면 반등의 발판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
지난 2018-2019 시즌 이후 4년 만에 안방 천안에서 챔피언 결정전을 치르는 가운데 2차전에서 부진했던 외국인 선수 오레올이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게임 흐름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흥국생명과 한국도로공사의 여자부 챔피언 결정전에서는 '공은 둥글다'는 명제가 입증됐다. 정규리그 1위 흥국생명은 1, 2차전에서 도로공사를 압도하고 2연승을 내달린 뒤 지난 2일 3차전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릴 것으로 보였지만 도로공사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도로공사는 1세트를 22-25로 먼저 뺏기고도 2, 3, 4세트를 내리 따내며 일단 챔피언 결정전을 오는 4일 4차전까지 끌고 가는데 성공했다. 흥국생명에 쉽게 우승을 내주지 않고 희망의 불씨를 살려냈다.
현대캐피탈이 도로공사처럼 안방에서 반격의 서막을 열고 4차전까지 승부를 이어갈지, 대한항공이 트레블과 통합 3연패의 역사를 쓰게될지 결과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어느 쪽이든 흥미 넘치는 한판 승부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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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