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5.27 07:55 / 기사수정 2011.05.27 07:55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결국 수술이다.
지난 26일 팔꿈치 상태에 대한 정확한 소견을 듣기 위해 미국 LA 컬린-조브 클리닉을 찾아간 LG 봉중근(32)이 팔꿈치 인대 재건 수술과 관절경을 활용한 뼈조각 제거 수술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아들여 수술을 결정했다. 오는 27일 관절경 수술을 받고 약 보름 후 루이스 요컴 박사의 집도로 인대 재건 수술을 받은 뒤 6월 중순 귀국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완전히 시즌 아웃. LG의 운명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 별 문제 없다
외견상으로 봉중근의 선발 이탈은 LG 마운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 박현준 리즈 주키치라는 믿을만한 원투쓰리 펀치가 이미 LG를 든든하게 이끌고 있고 김광삼과 심수창이 선발진 후미를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시즌 초반 심수창의 부진으로 잠시 대형이 어긋났지만 어차피 봉중근은 작년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부터 팔꿈치 상태가 좋지 않았고, 올 스프링캠프서도 조심스럽게 훈련을 진행해왔던 데다 이미 시범경기서 한 차례 탈을 일으킨 바 있어 박종훈 감독도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를 해온 게 사실이었다. 박현준의 선발 기용도 사실 봉중근의 공백에 대비하기 위한 카드였다. 단지 봉중근의 이탈로 시너지효과를 내지 못했을 뿐이다.
여기에 사실상 삼성 KIA를 제외하곤 완벽한 선발 로테이션을 갖춘 팀을 찾기 어렵다. 삼성만이 개막 이후 확고부동한 6선발을 활용하고 있을 뿐 KIA조차 최근 들어 마운드가 안정되기 시작했다. LG는 1~3선발이 타 팀 에이스급과 대등한 투구를 하고 있는 데다 타선 응집력이 연일 리그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어 4~5선발진의 떨어지는 무게감을 충분히 메울 수 있다는 계산이다.
▲ 한 여름을 주목하라
그러나 봉중근 변수는 한 여름에 수면으로 떠오를 수 있다. LG는 놀랍게도 최근 몇 년간의 무기력함을 떨쳐버리고 올 시즌 강호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아직 시즌은 초반에서 중반으로 넘어가는 시점. 크게 보면 아직 LG는 위기관리 능력이 검증된 게 아니다. 박종훈 감독도 여전히 "우리는 강팀이 아니라 강팀으로 가는 과정에 놓여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제아무리 강타선이라고 할지라도 한번쯤은 집단 슬럼프를 받아들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에이스 박현준도 1군 풀타임은 올 시즌이 처음이고 4~5선발 군은 다소 허약하다. 불펜의 불안감은 투수들의 체력이 떨어질 시점인 여름 들어 더욱 가중될 가능성이 있다. 이진영 오지환 작은 이병규 등 복귀 예정 선수들의 행보도 알 수 없다. 예정된 시기에 돌아오더라도 제 기량을 100% 펼치는 시기를 점치기가 어렵다.
결국 강팀은 이럴 때 또 다른 비밀 병기가 분위기를 바꾸는데, 애당초 LG의 경우 산전수전을 다 겪은 봉중근에게 이러한 역할이 기대됐었다. 봉중근이 여름 이후 위기 때 한, 두 경기서 마운드 부하를 풀어준다면 그 자체로 분위기 전환용으로는 최고이기 때문. 봉중근이 19일 건국대 병원과 김진섭 정형외과에서 연이어 정밀 검진을 받은 결과 재활 혹은 수술로 의견이 나뉘자 LG가 서둘러 컬린-조브클리닉 행 비행기표를 끊어준 건 그만큼 팔꿈치 상태를 확실히 진단받아 재활을 할 수 있음에도 수술을 받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LG는 봉중근이 당장 던지지 못하더라도 여름 이후 조커로 활용할 수 있기를 기대했지만, 이번 수술 결정으로 작은 희망마저 날렸다.
강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은 확실한 위기 관리검증을 받지 못한 LG에 봉중근이라는 유력 조커가 사라졌다. 어떻게 보면 봉중근의 시즌 아웃으로 내주부터 시작되는 본격 여름 승부서 LG의 행보를 유심히 지켜봐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생겼다. LG가 봉중근 변수를 이겨낼 수 있을까. 올 시즌 종료 이후 LG의 성적이 말해줄 것이다.
[사진=봉중근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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