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서울경찰청, 이예진 기자) 마약 상습 투약 의혹을 받고 있는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이 고개를 두 번 숙이며 사과했다.
27일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유아인을 소환해 피의자 조사를 진행했다. 유아인은 경찰이 마약 투약 조사를 시작한지 약 50일만 처음으로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다.
유아인은 이날 오전 9시 20분께 마포청사에 출석했고, 취재진에게 별 다른 말을 하지 않고 조사실로 향했다. 이후 약 12시간의 조사를 마친 뒤 오후 9시 17분 모습을 드러냈다.
유아인은 울먹이는 모습을 보이며, 떨리는 목소리로 5분간의 질의응답을 이어갔다.
마약류 4종 투약 혐의에 대해서 유아인은 "제가 밝힐 수 있는 사실들 그대로 말씀드렸다"며 "불미스러운 일로 이런 자리에 서서 그동안 저를 사랑해주셨던 많은 분들께 큰 실망을 드리게 된 점 깊이 반성한다. 죄송하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경찰조사에서 어떤 질문을 받으셨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언론을 통해 알려진 사건의 경위와 관련한 질문들 많이 받았다"며 "제가 밝힐 수 있는 선에서 사실대로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아직 수사가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 제가 내용들을 직접 말씀드리기는 조심스럽지만"이라며 "개인적으로 어떤 저의 일탈 행위들이 누구에게도 피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자기 합리화 속에서 잘못된 늪에 빠져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취재진을 향해 "입장 표명이 늦어진 부분에 대해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런 저를 보시기 많이 불편하시겠지만 저는 이런 순간들을 통해 그동안 제가 살아보지 못한 진정 더 건강한 순간들을 살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싶다. 실망드려 정말 죄송하다"며 또 한번 고개를 숙였다.
5분간의 질의응답을 마친 유아인은 오후 9시 22분 차를 타고 현장을 빠져나갔다.
차로 이동하는 유아인에게 취재진은 "모발검사에서 코카인 검출된 것도 있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소명하셨냐", "프로포폴은 상습 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데, 바늘공포증이 투약 이유가 맞나", "자택에서 마약을 투약하셨나", "지인들과 함께 (마약 투약을) 하신거냐" 등의 질문을 건넸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
유아인은 대마·프로포폴·코카인·케타민 등 마약류를 투약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를 받고 있다. 총 73회에 걸쳐 프로포폴을 투여한 사실이 밝혀지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모발·소변 검사에서 대마와 코카인, 케타민 등 총 4종의 마약류 양성 반응이 나왔다.
유아인이 마약 투약 혐의를 부인할 수 없는 증거 수집에 장시간 공을 들였다고 밝힌 경찰은 해당 자료가 1만 장에 이른다고 밝힌 바 있다.
당초 지난 24일 출석을 앞두고 있었으나, 일정이 언론에 공개되자 하루 전인 23일 "피의자 소환은 비공개가 원칙이다"라며 조사를 미뤘다.
이어 "출석을 일부러 늦추려는 의도가 전혀 아니다"라는 점도 강조하며 "경찰과 출석일자가 협의되는 대로 빠른 시간 내에 출석해 성실히 조사받으며 수사에 협조할 생각이다"라고 덧붙였다.
업계 최고 수준인 변호인단을 꾸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유아인의 법률 대리인 인피니티 법률사무소 차상호 변호사는 부산지검, 서울중앙지검 검사로 일하다 국내 최대 로펌 김앤장에 몸을 담았다.
한편 올해 개봉 예정이었던 유아인의 주연작 넷플릭스 영화 '승부'와 오리지널 시리즈 '종말의 바보' 등은 이날 공개를 잠정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엑스포츠뉴스 김한준 기자
이예진 기자 leeyj012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