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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VS 최철한, 다시 만났다

기사입력 2005.07.08 02:51 / 기사수정 2005.07.08 02:51

두정아 기자

전자랜드배 왕중왕전 결승
이창호 9단이 반집승으로 한발 앞서




지난 6일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전자랜드배 왕중왕전 결승 1국에서 이창호 9단이 269수만에 반집승으로 최철한 9단을 따돌리며 한발 앞섰다.

두 기사는 올초 국수전 도전기에서 만나 이창호 9단이 0-3의 완봉패를 당한 이후 약 5개월 만의 재회다. 

흑을 잡은 이창호 9단은 실리를 취하려는 백을 상대로 적극적인 행마를 펼치며 거대한 벽으로 응수, 실리를 쌓았다. 상변에 집을 지은 백은 중반전을 도모했고 오히려 흑이 미세하게 나마 앞서가며 패싸움이 벌어지게 됐다. 끝내기에 있어 천하제일인 이창호 9단. 이미 승부는 결정되었다는 듯 패를 양보하면서도 반집으로 승리를 거두는데 성공했다.

최철한 9단은 지난 4일 후지쯔배 결승에서 이세돌 9단에게 패하고 하루 전인 5일 일본에서 귀국해, 컨디션의 난조를 보였다. 동료기사들과 복기를 하던 중에도 "한번도 내가 유리한 적이 없었던 완패"라는 말을 했을 정도. 그러나 조한승 8단을 꺾고 결승에 진출한 최 9단은 "이창호 사범님과 결승에서 만나고 싶다"며 당차게 자신감을 드러낸 적이 있는 만큼 결승 2국의 설욕을 노리고 있다.

두 기사는 국내 무대서 최고의 라이벌 구도에 놓여있기도 한만큼 국내 타이틀 보유수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창호 9단은 왕위, 바둑왕, GS칼텍스배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고, 최 9단은 국수와 천원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이창호 9단에게 유난히 강한 면모를 보이는 최철한 9단은 이번 결승 1국에 앞서 이창호 9단에 10승 8패로 앞서고 있었다. 또한 국수전과 기성전 등 세번 치뤘던 번기 승부에서 모두 승리를 거둔 바 있다. 그러나 전자랜드배는 국수전이나 기성전과 다르게 속기로 치뤄진다는 것이 변수. 두 기사가 치룬 그 동안의 속기전을 본다면 이창호 9단이 오히려 3전승을(바둑왕전 2회, 바둑리그 1회) 기록하고 있어 앞으로 두 기사간의 대결이 더욱 흥미롭다.

TV해설자로 잘 알려진 김성룡 9단이 초대 우승을 차지해 '랜드킴'이라는 별명이 붙어 화제가 된 바 있는 '전자랜드배 왕중왕전'은 국내 최대 규모의 대회이다. 또한 국내 타이틀 세력 판도를 결정지을 대회인 만큼 두 기사의 대결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제2기 전자랜드배 왕중왕전 결승 2, 3국은 오는 11, 12일 열린다. 우승상금은 4천만원(준우승 상금은 1천5백만원).



두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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