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문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하게 되는 박지성(24)이 2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세계 최고의 명문 클럽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하게 된 소감을 밝혔다.
지난 23일에 실시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구단의 메디컬 테스트를 마친 후 '이상없다'는 통보를 받고 가벼운 마음으로 한국으로 다시 입국한 박지성을 보기 위해 이날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는 팬과 취재진 100여명 이상이 몰려 박지성에 대한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출입구를 통해 박지성 선수가 모습을 드러내자 공항까지 달려온 많은 축구팬들이 환호했다.
▲ 국내 취재진들과 공항까지 응원나온 팬들을 위해 손을 흔들어 준 박지성 선수
경찰과 관계자들의 호위 속에 일단 입국장을 빠져나간 박지성은 인천국제공항 스카이 파라다이스 라운지에서 국내 취재진들과 뒤이어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겸손하지만 당찬 입단 소감을 밝혔다.
▲ 겸손하지만 당찬 모습으로 입단 소감을 밝힌 박지성 선수
박지성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가서는 포지션에 제한을 두지 않고 어느 역할을 하든지 간에 경기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 매경기마다 최선을 다해 내 자신에 대한 발전의 기회로 삼겠다."라고 밝히며 프리미어리그 적응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현재 메디컬 테스트를 이상없이 마친 박지성은 영국의 워크퍼밋(취업 허가)이 나오는 대로 영국으로 다시 출국해 현지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측과 갖는 최종 계약만을 남겨두고 있어 국내 축구팬들은 조만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세계적인 축구 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될 박지성 선수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자회견장에서 박지성은 국내 취재진들과 1시간여 가량의 시간 동안 허심탄회한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나이키 마케팅부 이사를 맡고 있는 마빈 차우 씨와 박지성의 에이전트사인 FS 코퍼레이션 김정수 과장도 자리를 함께 했다.
▲ 공식 기자회견 행사에 참여한 박지성 선수와 마빈 차우 씨(왼쪽), 김정수 과장(오른쪽)
다음은 기자회견장에서 박지성 선수와 나눈 인터뷰 전문.
[인터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하는 박지성 선수 인천국제공항 스카이 파라다이스 라운지에서 가진 공식 기자회견
▲ 한국인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하는 박지성 선수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진출하는 것에 대한 소감은 어떠한가?
"개인적으로 무척 영광으로 생각한다. 세계 최고의 팀에서 내게 좋은 제의를 해준 것에 감사한다. 이적을 결정하기까지 많은 시간 동안 고민했지만 주위에서 격려와 상담을 많이 해줘서 힘이 났다. 물론 최종 결정을 내릴 때에는 나 자신의 의사가 가장 크게 작용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의 이적은 내가 더 큰 선수로 성장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히딩크 감독을 떠나게 된 것은 개인적으로 아쉽게 생각한다. 나에게 큰 도움을 주신 분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고 고마운 마음도 항상 가지고 있다. 그 큰 도움에 보답하는 길은 내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가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의 시작이 힘들 것이라는 것은 이미 각오하고 있다. 나 혼자이기 때문에 경기장 안에서 많은 것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걱정은 되지만 네덜란드 생활을 통해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생각한다."
- 지금 기분은 어떤가?
"특별히 무슨 생각이 드는 것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가기 때문에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가서 성공할지 실패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겠다."
- 입단 후 맡고 싶은 포지션과 경쟁 상대가 혹시 있다면?
"아직까지 전술적인 움직임이나 포지션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없었다. 앞으로 팀에서 자연스럽게 훈련하다 보면 이야기가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 포지션에 관해서는 어떤 포지션든지 구애받지 않고 경기에 출전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거기에 중점을 두겠다."
-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 지도자들과 프로 감독들이 아무런 제의를 안 한 적이 있었다. 지금은 그 때와 비교해서 위상이 많이 바뀌었는데?
"제의가 있기는 있었다.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일뿐이다.(웃음) 그 때와 지금은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당시에는 체격조건이 좋지 않았기에 지도자들이 꺼려한 것 같다. 그러나 선수는 계속해서 성장해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때 나는 축구는 체격조건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고, 그런 것에 개의치 않아야 더욱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나를 지금 이 자리로 이끈 것 같다."
- 네덜란드에서는 적응이 오래 걸렸는데?
"당연히 그 때보다는 더 빠르게 적응할 것이다. 잉글랜드나 네덜란드 모두 날씨는 비슷하기에 환경적인 문제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소속팀 선수들과의 조화다. 그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고 있고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
- 네덜란드 리그와 잉글랜드 리그의 차이점은?
"차이점은 내가 잉글랜드 리그를 경험한 후 말하겠다. 어느 리그에 가더라도 내가 가진 장점을 발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많은 활동량이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빅리그이기 때문에 한게임 한게임이 상당히 중요하고 매 경기가 나에게 발전의 기회일 것이다. 또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좋은 모습을 보여주도록 노력하겠다."
- 지금과 월드컵 4강 중 더 기쁜 것이 있다면?
"둘다 기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월드컵 4강은 온 국민과 함께 기쁨은 나누었기에 다른 어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두가지 중에서 굳이 우열을 가려야 한다면 월드컵 4강이 훨씬 기쁘다."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가는데 베컴과 같은 슈퍼스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나?
"내가 베컴 같이 잘 생겼다면 가능할 것이다.(웃음) 아직 그렇게까지 큰 선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지만 열심히 한다면 가능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지금 여기에서 발전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이다."
- 지금 자신감과 두려움 중 어느 것이 더 큰가?
"현재 두려움보다는 자신감이 더 강하다."
- 21번을 달고 뛴다. 본인에게 그 배번은 어떤 의미인가?
"21번은 내가 2002 월드컵에서 달고 뛴 소중한 배번이다. 그런 의미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그 배번을 달고 뛰는 것은 나에게는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월드컵 때 보여주었던 기량을, 그 이상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보여주겠다. 지켜봐달라."
▲ 공식 기자회견을 모두 마치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기념볼을 손에 들고 포즈를 취하는 박지성 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