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FC바르셀로나의 이른바 '심판 스캔들'과 관련해 스페인 라리가 여러 구단들이 반기를 들고 나서는 가운데 최근엔 굵직한 구단인 세비야가 성명서를 발표했다.
지금까지 드러난 내용 만으로도 사건이 심각하다는 얘기다.
세비야 구단은 지난 21일 홈페이지를 통해 "구단은 소위 '네그레이라 사건'과 관련해 언론에 매일 공개되는 자료에 우려와 분노를 표명한다"면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규명할 필요가 있다. 또 책임을 명확히 하기 위해 사건의 진상 파헤칠 것을 절대적으로 요구한다"고 밝혔다.
세비야는 이어 "지금까지 알려진 사실의 심각함은 스페인 각종 축구대회 무결성에 대한 의심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며 "세비야FC는 라리가와 스페인왕립축구협회(REFE)에 공개 조사를 요청했다. 또 조사가 끝나면 이 사건에 대해 할 수 있는 모든 절차를 적절한 시기에 발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우리가 참가하는 대회의 정직성에 누군가가 의문을 제기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리더들의 책임"이라고 했다.
세비야가 제기한 사건은 스페인축구 심판기술위원회 전 부회장 조세 마리아 엔리케스 네그레이라와 관련된 것이다.
앞서 미국 매체 '포브스'는 지난 15일(한국시간) "바르셀로나는 140만 유로(약 20억원)를 심판에게 지불해 위기에 직면했다"라면서 "바르셀로나는 네그레이라에게 140만 유로를 건넨 혐의로 강등이나 승점 삭감과 같은 극단적인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이는 바르토메우 전 회장 재직 때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네그레이라가 1994년부터 2018년까지 REFE에서 일을 했는데, 바르셀로나 검찰청은 바르셀로나 구단이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네그레이라가 소유한 회사에 돈을 지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네그레이라는 현재 혐의에 대해 부인하고 있고, 바르셀로나 역시 즉각 성명문을 발표하며 대가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정황을 놓고 보면 라리가 등 바르셀로나가 스페인 내에서 참가하는 대회에 대한 공정성을 크게 훼손했다고 간주될 수 있다.
포브스는 "네그레이라는 검찰 증언에서 심판 결정에 대한 특혜를 준 적은 없다고 부인했으며, 선수들이 심판에게 어떻게 행동하면 좋을지에 대한 자문과 심판별 성향을 조언해주는 목적으로 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고 했다.
하지만 스패인 내 후속 보도에 따르면 네그레이라가 증언한 내용과 같은 서비스를 바르셀로나에 제공했다는 문서가 없고, 또 조언했다는 점을 증명할 수 없는 상태다.
이에 대해 네그레이라는 구두 조언이었기에 보고서가 없다고 주장 중이다.
바르셀로나는 홈페이지를 통해 "과거 구단은 외부 기술 고문과 계약했고, 스페인 다른 구단 유소년 선수들의 비디오 형식 기술 보고서를 받았다. 또한 코치들이 원한 정보를 보충하기 위해 심판 관련 보고서도 요청했는데 이는 흔한 일이다"라며 네그레이라의 회사와의 계약이 일반적인 업무이며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라리가 우승으로 가는 길목에서 자신들을 방해하려는 세력이 묘한 시기에 시비를 거는 것 같다는 불쾌함을 토로했다.
그러나 바르셀로나와 네그레이라 사이에 금품수수는 거의 사실로 굳어지는 셈이고,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다음으로 빅클럽인 세비야가 이번 사건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축구의 공정성, 무결성과 관련된 것이어서 바르셀로나를 둘러싼 파문은 검찰 조사 등이 진행될수록 커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사진=EPA, PA Wire/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