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프레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3일 밤 10시(이하 한국시간)부터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파크타코르 경기장에서 열린 2006 독일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4차전에서 후반 18분 우즈베키스탄의 샤츠키흐에게 선제골을 허용해 0-1로 끌려가다 후반 45분 박주영이 기록한 천금 같은 동점골에 힘입어 1-1로 간신히 비겼다.
▲ 2006 독일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우즈베키스탄vs한국 경기(A조 경기 4차전)
전반, 우즈베키스탄의 초반 공세에 시달리며 고전한 한국팀
경기에 앞서 한국 대표팀의 사령탑을 맡고 있는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은 "우리 선수들의 노력으로 우즈베키스탄이 가진 홈팀의 이점을 극복하고 멋진 경기를 펼치겠다."라고 말하며 비장한 각오를 밝혔으나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는 생각처럼 쉽게 풀리지만은 않았다.
지난번 담맘에서 벌인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원정 경기에서 0-2로 완패한 아픈 기억을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겠다는듯 한국은 우즈베키스탄과의 원정 경기에서 전반 초반부터 경기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노력했으나 우즈베키스탄의 초반 공세는 날카롭게 전개됐다.
체감온도가 거의 40도에 육박하는 살인적인 무더위와 함께 좋지 않은 그라운드 잔디사정 등으로 인해 처음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던 한국은 심판의 석연찮은 판정까지 겹치면서 전반 10여분 동안 우즈베키스탄에게 일방적으로 경기 흐름을 내주며 고전했다.
우즈베키스탄은 한국 좌/우 측면에서 4차례에 걸쳐 코너킥 세트피스 찬스를 얻어내며 경기 초반 다소 불안해 보이는 한국 수비진을 유린하며 한국 문전을 거세게 두드렸으나 이운재(수원 삼성) 골키퍼의 선방으로 선취골을 뽑아내지는 못했다. 이에 맞선 한국은 전반 10여분 동안 펼쳐진 우즈벡의 공세를 잘 막아냈고 이후 경기 주도권을 되찾아나가며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미드필더에서 한국이 볼을 소유하고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전반 중반 이후 경기의 흐름은 대등한 상황으로 바뀌었으나 한국은 우즈베키스탄 좌/우 측면에서 빠른 측면 돌파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미드필드 지역에서 패스가 부정확해 위협적인 공격을 보여주지 못한채 전반을 0대0으로 마쳤다.
후반 17분에 선취골을 내주며 패색이 짙었으나 후반 막판 기사회생했다!
후반전에 들어서자마자 한국은 우즈베키스탄에게 후반 5분 결정적인 헤딩슛을 허용하는 등 수비에 허점을 드러냈으나 이운재 골키퍼의 선방으로 또 한차례 위기를 넘겼다.
이후 본프레레 감독은 안정환(요코하마 마리노스) 대신 플레이 스타일이 다른 스트라이커 이동국(포항 스틸러스)을 교체 투입하며 경기의 실마리를 풀어나가기 위한 승부수를 띄웠다.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펼치던 와중인 후반 17분, 경기의 흐름을 일순간에 바꿔놓는 우즈베키스탄의 선취골이 터졌다.
▲ 후반 교체투입해 들어가면서 한국의 동점골을 견인해 낸 정경호 선수
ⓒ2005 대한축구협회
한국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수비수 박동혁(전북 현대)이 일순간에 수비가 뚫리면서 우즈베키스탄 샤츠키흐에게 이운재 골키퍼와 1대1로 맞서는 단독 슈팅 찬스를 허용했다. 각도를 좁히기 위해 이운재 골키퍼가 재빠르게 달려나왔으나 샤츠키흐는 한국의 골문 구석으로 침착하게 슈팅해 골문을 갈랐다.
후반 17분만에 터진 우즈베키스탄의 귀중한 선취골이었다. 선취골을 넣은 이후 기세가 오른 우즈베키스탄은 갈길이 바쁜 한국팀을 더욱 거세게 밀어붙였다.
이후 한국은 이날 경기에서 문전을 향한 움직임이 좋지 못했던 차두리(프랑크프루트) 대신 발빠른 정경호(광주 상무)를 교체 투입했고 후반 44분에는 유상철(울산 현대) 대신 김두현(수원 삼성)을 교체 투입하는 등 교체 가능한 인원 3명을 모두 교체하면서 공격적인 선수 교체를 했다.
본프레레 감독의 이러한 용병술은 후반 막판 들어 빛을 발했다. 차두리 대신 교체투입된 정경호는 여러차례 좋은 플레이를 선보이며 동점골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 A매치 데뷔골을 터트리며 한국을 위기에서 건져낸 박주영 선수
ⓒ2005 대한축구협회
후반 44분까지 한국의 공격을 차단하며 1-0으로 앞선 우즈베키스탄은 최종예선 경기 첫 승을 눈앞에 두는듯 했으나 한국은 패색이 짙어가던 후반 45분, 기어코 우즈베키스탄의 골문을 열어젖혔다.
우즈베키스탄의 왼쪽 측면을 파고들던 정경호가 완벽하게 파고들며 수비를 따돌리며 문전쇄도하던 김두현에게 크로스를 연결했고 김두현이 날린 슈팅이 골키퍼를 스친 후 골포스트를 맞으면서 기회가 무산되는 듯 했다.
그러나 골포스트를 맞고 튀어나온 공을 골라인 아웃되기 직전에 정경호가 뒤로 패스해줬고 이를 문전 중앙에 있던 박주영이 침착하게 우즈베키스탄 골문 안으로 우겨 넣으며 동점골을 만들어 냈다.
후반 45분에 터진 한국의 천금 같은 동점골이었다. 다잡았던 대어를 놓친 우즈베키스탄은 후반전 남은 추가시간 동안 파상공세를 펼쳤으나 더이상의 추가 득점을 뽑아내지는 못했고 결국 양 팀은 1-1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천신만고 끝에 우즈베키스탄 원정길에서 무승부를 기록하며 승점 1점을 보탠 한국은 중간 전적 2승1무1패(승점 7점)를 기록해 이어지는 쿠웨이트 원정길을 한결 수월하게 나설 수 있게 됐다. 반면 우즈베키스탄은 중간 전적 2무2패(승점 2점)로 여전히 A조 최하위를 기록하게 됐다.
▲ 동점골을 터트린 박주영 선수의 활약상을 소개한 2006 독일 월드컵 축구 공식 홈페이지 ⓒ2005 FIFA
한편 6월 4일 새벽 3시(이하 한국시간)에는 중동의 강자인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가 사우디아라비아의 홈인 담맘에서 경기를 갖는다.
만약 사우디아라비아가 쿠웨이트에게 승리를 해 2승2무(승점 8점)가 될 경우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에게 A조 선두 자리를 내주게 되며 쿠웨이트가 사우디아라비아에게 3골차 이상으로 승리를 거두게 될 경우도 한국은 쿠웨이트에게 A조 선두 자리를 내줄 가능성이 있어 두 팀간의 경기 결과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우즈베키스탄과의 원정 경기에서 승점 1점을 보탠 한국은 이제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의 경기 결과에 이어 쿠웨이트와 벌이게 될 최종예선 5차전 원정경기를 준비한다.
- 독일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경기 4차전 - 우즈베키스탄 vs 한국(6월3일 밤10시,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전반전) 0 : 0 (후반전) 1 : 1 (SCORE) 1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