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3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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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이승엽의 첫 스캠, 미소 속 감춰진 불면의 새벽 [시드니 노트]

기사입력 2023.02.12 07:00



(엑스포츠뉴스 시드니, 김지수 기자) 이승엽(47) 두산 베어스 감독은 지난 1일부터 진행 중인 호주 시드니 스프링캠프에서 항상 웃는 얼굴로 훈련을 지휘하고 있다. 선수들과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누고 끊임없이 파이팅을 외치면서 선수들이 최대한 즐겁게 땀 흘릴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각 파트별 코치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선수에 전달할 때도 있지만 직접 소통에 나서는 경우도 적지 않다. 동기부여를 심어주기 위해 가벼운 농담부터 짧은 조언을 건네는 방식으로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고 있다. 

이 감독은 11일 오전 훈련을 마친 뒤 "선수들이 아직까지는 전부 다 좋아 보인다. 다들 열심히 하고 성실하다. 표정도 밝고 의지도 있어서 무리 없이 스프링캠프가 치러지고 있다"며 "선수 때는 스프링캠프를 오면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었는데 지금은 그런 건 없다. 타자 쪽뿐 아니라 투수 쪽도 유심히 보고 있다"고 지난 열흘을 돌아봤다.

하지만 선수 시절과 비교하면 몸은 편해졌을지 몰라도 마음은 더 무거워졌다. 2017 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난 뒤 6년 만에 지도자로 새 출발을 앞둔 가운데 정규리그 개막이 가까워올수록 책임감, 부담감이 크게 느껴진다.

재충전에만 집중했던 캠프 휴식일에도 마음 편하게 쉬지 못한다. 캠프 3주차부터 자체 청백전, 호주 국가대표팀과의 연습 경기가 예정돼 있어 이 감독의 머릿속은 더욱 복잡하다.



이 감독은 이 때문에 "밤에 잠이 잘 오지 않는다. 고민이 많은 건지 요즘은 빨리 잠에서 깬다. 새벽 5시면 눈이 떠진다"며 "시즌을 어떻게 들어가고 준비해야 하는지 생각하고 오는 15일부터 시작되는 청백전 때는 어떤 부분을 유심히 보고 선수들에게 요구해야 하는지 걱정도 된다"고 솔직한 마음을 밝혔다.

또 "선수 시절 휴식일에는 운동을 안 하니까 육체적으로 힘든 게 없었는데 지금은 부상자가 나오지는 않을까 걱정된다. 트레이너나 코치들이 찾아오면 깜짝깜짝 놀랄 때가 있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다치는 선수가 없어서 다행이다"라며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다만 스프링캠프 시작 후 훈련 성과에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두산이 지난해 9위에 그치며 8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이 무산됐지만 올해는 다시 높은 곳을 향해 달려갈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이 감독은 "우리가 호락호락한 팀이 아니라는 걸 보여줬으면 좋겠다. 지더라도 원사이드하게 게임을 내주는 게 아니라 두산은 끝날 때까지 마음을 놓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며 "나는 화려한 플레이보다 건실한 플레이를 좋아한다. 작은 실수를 조금씩 줄여가면서 게임을 하면 분명 지난해보다 훨씬 더 위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사진=호주 시드니, 두산 베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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