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현석 인턴기자) 나폴리 수비수 김민재가 이번 여름 유럽 빅클럽으로의 이적을 결정한다면 나폴리가 막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 매체 '일 마티노'는 4일(한국시간) 나폴리가 김민재를 쉽게 이적시키지 않기 위해 바이아웃 금액을 올릴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일 마티노는 "김민재의 바이아웃 금액은 4800만 유로(약 648억원)다. 이 바이아웃 조항은 다가오는 7월 첫 2주 동안만 활성화된다. 아우렐리오 데 라우렌티스 나폴리 회장은 이 바이아웃 금액을 6500만 유로(약 877억원)까지 끌어 올리려 한다"라고 나폴리의 계획을 설명했다.
나폴리 입장에선 당연한 수순이다. 지난해 여름 나폴리로 이적한 김민재는 이적과 동시에 세리에A 최정상급 수비수로 거듭났다.
그는 나폴리의 리그 선두 질주에 주역으로 꼽혔으며, 세리에A 이달의 선수상 수상으로 기량도 확실히 인정받았다.
김민재의 활약에 주목한 유럽 유수 구단은 영입 의사에 적극적이다.
막강한 자본력을 갖춘 프리미어리그 팀들이 내년 여름 바이아웃이 발동될 시기에 맞춰 김민재를 영입할 가능성이 크다는 보도도 연이어 나왔다.
그중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이미 김민재의 에이전트와 접촉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며 나폴리 수뇌부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다.
나폴리는 프리미어리그 이적에 대한 대비책으로 김민재에게 주급 인상과 더불어 재계약을 제시하여 바이아웃 금액을 올릴 계획을 준비한 것이다.
하지만 나폴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바이아웃 금액과 주급 인상 폭은 프리미어리그의 제안을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탈리아 매체 칼치오 나폴리는 "나폴리는 급여 상한선을 낮출 것이다. 그들은 이번 시즌 우승을 차지하더라도 회계 장부를 충족시키기 위해 변경이 불가피하다"라고 전했다.
이어 "라우렌티스 회장은 선수의 연봉 상한선을 250만 유로(약 34억원)로 낮추고, 팀 전체 연봉을 7500만 유로(약 1012억원) 이하로 하향할 준비를 하고 있다"라며 나폴리의 재정적 상황을 설명했다.
김민재 바이아웃 인상을 위해서는 주급 인상이 동반되어야 하는 상황에서 나폴리가 정해놓은 상한선인 250만 유로는 이미 현재 김민재가 받는 연봉 수준과 일치한다.
즉 연봉 총액을 줄이길 원하는 나폴리가 김민재 재계약을 위해 연봉 인상을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인상을 결정하더라도 큰 폭을 제안하기는 어렵다.
반면 프리미어리그의 경우는 다르다.
김민재의 전임자였던 쿨리발리는 첼시 이적 후 29만 파운드(약 4억 3700만원)가량의 주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연봉으로 계산하면 1500만 파운드(약 226억원)가 넘는다.
쿨리발리 이외에도 프리미어리그 빅클럽의 경우 핵심 선수가 20만 파운드(약 3억원) 이상의 주급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으며, 김민재가 이번 시즌 우승을 차지하고 이적한다면 해당 수준을 받을 가능성도 작지 않다.
바이아웃 금액도 마찬가지다. 나폴리가 목표하는 바이아웃 금액인 6500만 유로는 프리미어리그 팀들에게는 큰 부담이 아니다.
프리미어리그는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이미 다른 유럽 5대 리그와는 비교도 안 될 금액을 투자하며 자본에서 확연한 격차가 있음을 보여준 바 있다.
겨울 이적시장에만 8억 1500만 파운드(약 1조 2273억원)를 쏟아부은 프리미어리그 팀들이 유럽 최정상급 수비수 김민재를 위해 6500만 유로 지급을 꺼릴 것이라 보기 어렵다.
김민재와 지속해서 연결된 맨유의 경우를 살펴보면 프리미어리그 빅클럽의 자본력은 더욱 독보적이다.
맨유는 2021/22 시즌을 기준으로 한 해에 무려 6억 8900만 유로(약 9300억원)의 수익을 올리며 유럽 내 빅클럽들 중에서도 손꼽히는 이익을 거뒀다.
최근 구단 매각으로 인해 이적료 지출을 줄이고 있지만, 핵심 수비수 보강을 위해 투자를 감행한다면 김민재 바이아웃 지급과 주급 인상에는 문제가 없을 확률이 높다.
나폴리의 계획에도 불구하고 이번 시즌 이후 김민재가 빅클럽으로 이적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김민재의 바이아웃 금액이 결정된다면 어떤 팀들이 영입 경쟁에 참여할지가 이번 여름 한국 팬들의 관심을 받을 전망이다.
사진=AFP, 로이터/연합뉴스, SSC 나폴리 공식 SNS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